주간동아 1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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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트럼프 관세 공포 정점 지나… 미국 증시 오를 일만 남았다”

문남중 연구위원 “올해 경기침체 없고, 연말 S&P500 최소 6200 전망”

  •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5-04-29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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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 지호영 기자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 지호영 기자

    “트럼프발(發) 공포는 4월 7일을 기점으로 정점을 지나고 증시는 연말까지 상승할 일만 남았다.”

    글로벌 전략 담당인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이 내놓은 미국 증시 진단이다. 4월 뉴욕 증시는 관세 여파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이하 현지 시간)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S&P500 지수는 4거래일 동안 12%가 빠져 장중 5000 선이 무너졌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4월 7일 60을 넘겼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처음 마주하는 급락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9일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했지만 경기침체 우려로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 예상도 엇갈린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관세 유예 발표 이후 “경기침체가 없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지만,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은 “미국 경제가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3~2024년 연속 기록적인 수익률을 달성한 미국 증시에 기댄 ‘서학개미’들은 혼란에 빠진 상황. 문 수석연구위원은 “경기침체는 없다”는 쪽에 한 표를 던졌다. 그는 “미국 시장의 펀더멘털(기초 체력)과 역사적으로 반복된 경기 순환을 볼 때 공포 시기를 지나 증시가 다시 상승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기존 투자자는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관세 불확실성 있지만 여전히 답은 미장”

    경기침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관세 부과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인 것은 맞지만 현 미국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 반응이 과하다고 본다. 지표상 드러난 경기침체 징후는 없다. 현재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서비스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가 50 이상으로, 경기 확장 국면을 시사하고 있다.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역시 2022년 1분기 이후 연 2.7%를 기록 중이다. 잠재성장률보다 실질성장률이 높은 상황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조차도 미국 경제가 확장 국면에 있다고 평가했다. 실물 지표와 금융시장의 괴리가 큰 것이다.”

    얼마나 오를까.

    “연말이 되면 다시 전 고점을 돌파해 S&P500 지수 기준으로 6200~6300까지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본다.”

    반등 모멘트는 언제가 될까.

    “1분기 어닝 시즌이 기대감을 높일 것이다. 2023년 10월 이후 미국 증시는 실적 등 펀더멘털에 기반해 상승해왔다. 어닝 시즌 분위기를 좌우하는 금융주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오고 있다. 분기별 S&P500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봐도 8분기 연속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일부 관세 부과로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어닝 시즌 시작 전에 이미 반영됐다고 본다. 미국 기업 이익이 역성장하는 흐름은 기대하기 힘들다. 또 연준이 빠르면 5월, 늦어도 6월 금리인하를 단행할 여지가 있다. 이 역시 증시 반등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렇다 해도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한데.

    “관세 수입이 미국 재정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 트럼프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관세로 세수를 늘리기보다 달러 약세를 유도해 재정적자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해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추는 대표적인 친시장 성향의 행정부다. 상호관세는 미국이 제시한 수준에서 절반 정도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미·중은 높은 관세율로 서로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때도 중국을 상대로 첨단산업 및 무역 제재를 가했지만 중국의 경제 규모를 줄이지는 못했다. 오히려 중국 자립도를 높인 측면이 있다. 또 미국은 애플, 테슬라 등 중국에 공장이 있는 기업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 국민 후생이 감소될 우려까지 고려한다면 상호관세 유예 기간에 중국과도 타협할 것이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제2의 AI 붐 온다

    매그니피센트7(M7) 하락세가 두드러져 많은 서학개미가 분통을 터뜨렸다.

    “올해 1분기 기준 M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의 EPS 증가율은 15%대다. M7을 제외한 S&P500 493개 기업의 EPS 증가율은 5.1% 정도로 실적만 놓고 봐도 M7은 아직 투자할 가치가 있다. 특히 최근 M7이 큰 폭으로 하락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라 최우선으로 투자해야 하는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41%, 26% 내렸는데.

    “테슬라는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해당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이다. 전기차 사업 역시 2분기를 기점으로 판매량이 개선되리라고 본다. 일론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일을 줄이고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한 것도 상승 압력을 키울 전망이다. 트럼프가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했지만 그 전에도 다른 나라를 통한 우회 수출이 가능했다. 엔비디아가 크게 손해를 볼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한풀 꺾이면서 버블 논란도 일고 있다.  

    “트럼프발 불안정성이 줄어들면 다시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인터넷 혁명은 18년, 스마트폰 혁명은 15년 지속됐다. AI 혁명 역시 보수적으로 봐도 2035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새로운 AI 시대가 가시화하고 있다. 기존 학습형 AI에서 추론형 AI로 변화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브로드컴이 만드는 ASIC(주문형 반도체)나 인텔과 AMD가 생산하는 FPGA(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반도체) 등 2세대 AI 반도체 수요가 늘 것이다. 팔란티어 같은 AI 소프트웨어 기업 역시 주목해야 한다.”

    미국 대신 유럽이나 중국 증시 투자는 어떤가.  

    “여전히 미국 중심 투자를 해야 한다. 미국 증시가 성장하지 않으면 다른 국가 증시도 오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 중국은 딥시크 같은 일시적 이벤트로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 반대로 말하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가가 상승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트럼프발 관세 여파로 미국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GettyImages

    트럼프발 관세 여파로 미국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GettyImages

    2년 남은 경기침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주목해야 하는 미국 주식은 무엇인가.

    “우선은 제조업이다. 트럼프가 과거 신흥국이 담당했던 자동차·철강·화학·기계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려고 하는 만큼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또 규제 완화로 금융주가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마지막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분야다. AI·반도체·바이오·의약품·양자컴퓨팅과 가상자산 등 트럼프가 관심을 보이는 섹터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 경기침체는 언제쯤 올까.

    “2027년 상반기다. 미국은 1854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까지 34번의 경기 순환을 경험했다. 이번 35번째 경기 순환은 2020년 5월 시작됐고, 올해 3월 기준 59개월째 진행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경기 확장이 시작되면 7년 1개월은 지속됐다. 그동안 약간 시차는 있었지만 큰 흐름에서 벗어난 적은 없다. 주가는 연말까지 상승하고, 경기침체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하는 내년엔 하락했다가 경기 확장이 끝나는 2027년 상반기에 역사상 고점을 찍고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관세라는 나무 대신 경기 흐름이라는 숲을 생각하며 투자에 임하는 것이 좋다.”

    올해 미국 주식에 투자하면서 염두에 둬야 하는 점이 있다면.

    “주식투자는 결국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라고 항상 강조한다. 주식을 샀을 때 단기간에 수익을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요국 부양책이 금융시장을 강하게 끌어올리며 투자가 상당히 쉽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인내를 가지고 투자하는 태도가 필요한데 올해가 그런 자세를 배우는 시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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