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57호

..

“리뷰 잘 부탁드려요” 돌아온 네이버 별점에 마음 졸이는 자영업자들

매장에 문제가 없는데도 리뷰 통해 불만 표출… 별점 관리 대행서비스도 등장

  • reporterImage

    김윤정 기자

    graphy@donga.com

    입력2026-09-29 07: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포털 사이트 리뷰는 외식업 점포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리뷰 이벤트 등을 통해 별점을 관리하는 자영업자가 적잖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한 카페의 리뷰 이벤트 공지. 김윤정 기자

    포털 사이트 리뷰는 외식업 점포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리뷰 이벤트 등을 통해 별점을 관리하는 자영업자가 적잖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한 카페의 리뷰 이벤트 공지. 김윤정 기자

    “마감 시간이 지나서 직원이 정리한 것을 두고 ‘손님이 아직 먹고 있는데 정리했다’며 리뷰를 올린 경우도 있었어요.”

    서울 용산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손혁주 씨(45)는 저녁 장사를 준비하던 손을 멈추고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7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손 씨는 “주방이 더워서 손님 없을 때 밖에 나와 있었는데 ‘그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고 리뷰를 남긴 분은 물론, 점심시간에 한해 일행이 전부 도착해야 입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런 규칙에 대한 불만을 리뷰로 표출하는 분도 가끔 있다”고 전했다. 손 씨는 “매장에서 뭔가 맘에 안 들면 거의 무조건 리뷰를 쓴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가 2021년 10월 중단했던 별점서비스를 다시 도입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키워드, 사진, 텍스트 등 정성적인 리뷰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그러다 올해 4월 6일부터 이용자가 리뷰를 작성할 때 5점 척도의 별점을 다시 입력할 수 있도록 했고, 약 3개월 수집 기간을 거쳐 7월 9일부터 개별 리뷰의 별점과 업체 평균 별점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7월 14일 논평을 내고 “과거 무분별한 별점 테러로 자영업자들이 폐업 위기에 몰렸던 아픈 역사를 망각한 조치로 깊은 우려와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반발했다.

    자영업자 “막상 리뷰 숨기기 쉽지 않아”

    네이버 측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만족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해달라는 사용자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며 “이번 개편은 키워드, 사진·영상, 텍스트 등 그간 제공하던 정성적 지표에 이용자가 보조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수치형 정보를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호 조치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3점 미만 별점 남발을 금지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탐지 시스템 20여 종과 수동 검토를 통해 리뷰 어뷰징을 걸러낼 예정이라는 것이다. 사업주가 평균 별점 노출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온오프 기능도 그중 하나다.

    문제는 이 선택권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리뷰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업주 입장에서 별점 노출 기능을 끄기가 쉽지 않다. 서대문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50대 이모 씨는 “보통 동네에서 평점 좋은 집을 검색하고 오지 않느냐. 우리도 리뷰가 좋아서 왔다는 손님이 많다”며 기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손님에게 웃으면서 “리뷰 좀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매장일수록 초반 인지도를 쌓기 위해 리뷰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주모 씨(30)는 “가게가 주거단지와 번화가 사이 애매한 위치에 있다 보니 처음에는 장사가 잘 안 됐는데 입소문을 타면서부터 단골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주 씨는 “단골 한 분이 리뷰를 남겨준 뒤로 그분처럼 아이를 키우는 주부 손님이 10명가량 늘었다”면서 “이러니 리뷰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용산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 씨(34)는 “지난해 말쯤 가게를 열었는데, 리뷰 보고 찾아왔다는 분이 많았다”며 “악의적인 리뷰를 남기는 분은 보통 다른 가게에도 그러니까, 그런 리뷰가 있더라도 손님들이 알아봐주리라 믿고 평균 별점을 공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부 자영업자는 별점 관리를 위해 ‘리뷰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속눈썹펌숍은 사진이 포함된 리뷰를 작성하면 아메리카노 한 잔을 무료로 주고, 5000원 할인을 해준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퓨전한식집의 경우 리뷰를 작성하면 음료수를 제공한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음식점 키오스크에 안내된 리뷰 이벤트. 김윤정 기자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음식점 키오스크에 안내된 리뷰 이벤트. 김윤정 기자

    중기부 “선량한 소상공인 피해 입는 일 개선돼야”

    아예 대행서비스도 등장했다. 9월 17일 서비스 중개 플랫폼 크몽에서 ‘네이버 리뷰’를 검색한 결과 리뷰 삭제 대행이나 리뷰 관리를 표방하는 서비스들이 노출됐다. 가격은 건당 5000원에서 4만 원 사이로 형성돼 있었다. 리뷰 관리에 대한 압박은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해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업체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리뷰 및 별점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도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9월 11일 서울 중구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쿠팡, 놀유니버스, 여기어때 등 플랫폼 6개사와 소상공인 단체를 불러 ‘온라인플랫폼 별점제 관련 상생 간담회’를 열었다.

    소상공인들은 정상적인 소비자 불만과 업주를 압박하기 위한 악의적인 저평가를 구별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업주가 부당한 리뷰에 충분히 이의를 제기하고 해명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하고, 악성 리뷰를 반복적으로 작성하는 계정에 대한 제재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일방적인 소비자 우위 구조를 형성해 단 몇 명의 악의적인 저평가만으로 선량한 소상공인이 피해를 입는 일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플랫폼 업체도 정당한 소비자 의견과 악의적인 별점 테러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보호 기준을 보완해달라”고 말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김윤정 기자

    김윤정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김윤정 기자입니다. 보고 들은 대로 담겠습니다.

    “AI 열풍 막바지 아니다… 목표는 팔자 고치는 게 아닌 생존”

    국제유가·금리 급등 탓? 외국인, ‘삼전닉스’ 8조 순매도

    댓글 0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