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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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정치 안정,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외국인투자자 불러들여”

‘한국 주식 5차 파동’ 저자 김성효 교수 “李 정부가 5번째 파동 열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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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입력2025-07-0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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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주식 5차 파동’ 저자 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 교수. 홍태식

     ‘한국 주식 5차 파동’ 저자 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 교수. 홍태식

    3년 6개월 만에 코스피가 3000을 돌파했다. ‘서학개미’도 국내 증시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했다. 20년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국내 증시가 드디어 살아나는 것일까.

    ‘한국 주식 5차 파동’ 저자인 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 재테크마케팅학과 교수는 이재명 정부에서 5번째 파동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김 교수는 코스피가 2배 이상 상승하는 흐름을 ‘파동’이라고 칭한다. 급등 배경엔 정권교체가 있다. 대다수 국가가 정치 지도자의 영향을 받는데, 한국은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총 4번의 파동(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문재인 정부)이 있었고, 이재명 정부는 5번째 파동을 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식 장기투자 국장에선 안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실제로 달성 가능하다고 보나.

    “일단 코스피 5000만큼 상승을 얘기한 건 이재명 대통령이 두 번째다. 최초는 3차 파동 주도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당시 코스피를 900 선에서 2200 선까지 끌어올렸다. 물론 이재명 대통령 목표치는 이보다 훨씬 높고, 출발점 역시 더 높다. 전제 조건만 갖춰진다면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고 본다.”



    어떤 전제 조건이 갖춰져야 하나.

    “과거 사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1차 파동을 만든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엔 닷컴 버블이 있었다. 현재는 코스닥이 800 선이지만, 당시 코스닥이 2925까지 올랐던 이유는 다음커뮤니케이션, 한글과컴퓨터 같은 기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은 정보화와 정보기술(IT) 산업을 강하게 밀었다. 지금 이 대통령의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기조와 유사하다.

    2차 파동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 발생했는데 남북관계가 무척 좋았다. 이 대통령이 5년 내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한다면 두 번째 조건이 충족되는 셈이다. 3차 파동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 주도 사업과 관련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4대강 등이 그 예시다. 이재명 대통령도 정부 주도로 산업을 육성하고 싶어 한다. 마지막 4차 파동은 문재인 정부 시절 유동성 공급에 기댄 장이었다. 이재명 정부도 지역화폐, 추경 등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 4가지 조건이 모두 갖춰진다면 코스피 5000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정치 이벤트와 무관하게 지수를 추종하거나 장기 보유하는 전략은 한국시장에선 비효율적이라고 보나.

    “그렇다. 지수 적립식 투자나 배당주 장기투자 등은 미국 증시에서는 좋은 전략이라고 평가받지만 한국에선 다르다. 정치에 따라 주도주가 바뀌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북한 관련주는 남북관계가 좋아질 때마다 급등한다. 이러한 테마장은 미국에선 잘 발견되지 않는다.”

    파동이 꺾이는 지점, 즉 고점을 어떻게 판단하나.

    “가장 보편적인 지표는 신용융자 잔고다. 이는 개인투자자가 얼마나 빚을 내서 주식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보통 잔고가 23조~24조 원까지 증가하면 과열 국면으로 본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한 가지를 더 봐야 한다. 바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다. 지난해 금투세가 큰 논란 끝에 유예됐고, 그 배경엔 한국 증시의 취약성이 있었다. 만약 5차 파동이 도래하고 증시가 충분히 강해진다면 금투세가 다시 거론될 것이다.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된다면 그 시점이 고점일 가능성이 크다.”

    AI 관련 종목, 시장 반응 가장 빠를 것

    5차 파동은 누가 주도하나.

    “외국인투자자다. 지금은 외국인이 들어올 만한 장이 열렸다고 판단할 수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을 꺼리는 주된 원인은 탄핵이다. 박근혜, 윤석열 전 대통령 등 10년도 안 돼서 2번이나 탄핵됐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선 역동성이 큰 시장이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이 의석 과반을 차지해 이 대통령이 탄핵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또 다른 원인은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다. 물론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소홀히 여기지만, 외국인의 투자 기준은 우리와 다르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 각각 주가 파동이 있었던 공통된 원인도 남북 대화였다. 북한과의 우호적 관계는 의외로 외국인투자자를 유치하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많이 사는 종목을 눈여겨보면 되는 건가.

    “그것도 좋긴 한데, 종목을 골라내기가 쉽지 않다. 우선 코스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일정 비중 편입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다. 특히 파동이 형성되는 시기에는 개별 종목보다 지수 연동 ETF를 20~30% 포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 관련 종목 가운데 시장 반응이 가장 빨리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AI다. 지금도 장관 인사 등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사실 AI는 정치적 부담이 적다. 야당도 AI를 발전시키지 말자고 할 수는 없어서 임기 초에 특히 유리한 정책이다. 정부 주도로 시작하되, 시간이 흐를수록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중소형주 중심의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정권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AI 말고도 야당과 충돌이 생길 수 있는 후순위 정책들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5차 파동의 고점은 어디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보나.

    “시나리오는 2가지다. 우선 전 고점인 3300 선을 어떻게 뚫는지에 따라 다르다. 3300을 저항감 없이 쉽게 뚫으면 4000 선을 앞두고 3000 선 후반에서 진통이 있을 것이다. 3600~3700 선에서 외국인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이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3300을 힘겹게 돌파한다면 의외로 4000까지는 쉽게 갈 수 있다. 다만, 지금 상승세로는 전 고점은 별다른 이슈 없이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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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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