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근·현대사 … 독립열정 현실론 앞에서 주춤
천수이볜 총통이 이끄는 여당이 패배한 대만 총선에서 승부를 가른 최대 쟁점은 ‘대만 독립론’이었다. 여당의 패배는 거세지던 독립론에 일단 제동을 건 격이지만 이번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이 문제가 앞으로도 대만 사회의 뜨거운 화두로 …
200412302004년 12월 23일알렉산더가 10년만 더 살았더라면 …
역사를 둘러싼 가정 중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건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한 치만 더 낮았더라면’일 듯하다. 파스칼의 말로 알려진 이 가정은 클레오파트라의 절세 미모를 빗댄 말이지만 당시 상황을 따져보면 설령 그랬더라도 역…
200412162004년 12월 10일‘동성애’와 ‘남자다움’ 50년대 분위기로 컴백
지난 미국 대선의 승부를 바꿀 뻔했던 TV 정치토론. 전 세계 수억명의 인구가 지켜봤을 이 토론은 지도자로서의 자질이나 정책에 대한 팽팽한 대결도 보여줬지만 그것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누가 더 친근한 인상을 주는지가 승…
200412022004년 11월 26일배트맨·로보캅 … 기업이 도시를 지배하다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배경을 시애틀로 잡은 것은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여주인공이 낭만적 사랑을 꿈꾸며 미 대륙을 횡단할 때 목적지로 삼은 곳이 다름 아닌 시애틀이었다는 것은, 이 도시가 미국인들이 ‘살기 좋은…
200411182004년 11월 12일모든 작품 깊은 역사성 … 내면적 풍경 투영 ‘영상 시인’
“시간은 끊을 수 없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3차원이 아니라 1차원이다. 동양의 시간관처럼 그리스에도 시적인 시간관이 있었다. ‘시간은 바닷가에서 끊임없이 조약돌을 갖고 노는 아이와 같다’고 한 고대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처럼 내게…
200411042004년 10월 29일종교분쟁 악순환 … 피의 결말
도달할 수 없는 인류의 이상향을 그린 소설 ‘유토피아’의 저자 토마스 모어는 ‘4계절의 사나이’(사진 위)로 불렸다. 그건 문학가에다 법학자이자 유능한 정치가이기까지 했던 그의 다채로운 재능에 대한 헌사와도 같은 별명이었다. 그래서…
200410212004년 10월 14일민족 갈등의 희생자 … 영화 속 단골 소재로 등장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음악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음악 중 하나가 ‘선라이즈 선셋(Sun Rise Sun Set)’이다. 약간 흥겨우면서도 애잔한 느낌이 드는 바이올린 선율의 이 곡은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라는 70년대…
200409232004년 09월 15일나치, 정치 선전 목적으로 ‘베를린올림픽’ 기록
‘그리스’ 올림픽이 아니라 ‘아테네’ 올림픽이고, ‘대한민국’ 올림픽이 아니라 ‘서울’ 올림픽인 까닭은 올림픽이 원래 국가가 아닌 도시 주최의 행사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또 국가 대항전이 아닌 개인들의 경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아…
200409092004년 09월 03일‘아시아적 가치’는 독재자가 정한다?
“아시아에는 서구적 민주주의가 어울리지 않는다.”1990년대 말 아시아 경제위기 당시 일었던 이른바 ‘아시아적 가치’ 논쟁의 핵심은 이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비약적인 성장을 하던 아시아 경제가 갑자기 곤두박질친 것에 대해 서구…
200408262004년 08월 20일흉악한 범죄, 사형 그리고 억울한 죽음 가능성
‘찰스 린드버그’. 처음으로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해 일약 영웅이 된 미국의 비행사다. 그런데 이 영웅의 이름은 세계 범죄사의 한 페이지에도 올라 있다. 범죄자로서가 아니라 그의 가정에 닥친 비극적 사건의 피해자로서인데, 다름아닌…
200408122004년 08월 06일유럽 강자에서 주변국 전락 ‘닮은꼴’ … 영화 속에 현실 생생히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우승 다툼’. 얼마 전에 끝난 유로2004의 결승전은 축구 전력에선 강국과 다크호스의 싸움이었지만, 지리적으로나 정치·경제적으로나 유럽의 대표적인 ‘변방 국가’인 두 나라가 유럽의 ‘패권…
200407292004년 07월 22일전쟁 승패 쉬워도 정의가 무엇인지 어렵다
“이 모든 것은 부시가 연출하는 연극일 뿐이다. (이 법정에 세워야 할) 진짜 범죄자는 내가 아니라 부시다.” 이라크 특별재판소 법정에 선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당당한’ 태도는 전범(戰犯) 재판의 원형이 된 뉘른베르크 법정의…
200407152004년 07월 08일단순한 신화인가, 역사적 진실인가
고대 그리스의 눈먼 시인 호머가 트로이 전쟁 영웅들의 얘기를 노래했을 때, 이 장대한 서사는 인간과 신이 함께 어우러진, ‘지상과 천상의 합작 드라마’였다. 그러나 최근에 개봉된 영화 ‘트로이’(사진)는 신의 개입을 대부분 배제하고…
200407012004년 06월 25일예술인은 기본적 진보파 … 할리우드도 좌파적 성향
영화 ‘올드 보이’가 칸영화제에서 큰 상을 탔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유난히 활짝 웃은 사람들 중에는 한국의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지지자들도 끼여 있었다. ‘올드 보이’의 박찬욱 감독이 바로 민노당의 열성 당원이기 때문이다. 그…
200406172004년 06월 11일기자의 집념 + 고급 정보원 ‘합작 대특종’
월남전이 한창이던 1970년 미국의 주요 신문과 방송들은 월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사건을 일제히 보도했다. 68년 3월에 ‘미라이’라는 마을에서 미군이 500명의 비무장 민간인을 몰살했다는 내용이다. 500명이라는 수도 수려니와 …
200406032004년 05월 27일‘신사의 나라’인가, ‘제국주의 오랑캐’인가
몇 년 전 아키히토 일본 천황이 영국을 방문했다가 봉변을 당한 적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고통당한 영국 군인과 민간인들의 항의시위에 부닥친 것이다. 영국재향군인회 회원들은 일왕 행렬이 지나갈 때 ‘보기 대…
200405202004년 05월 14일시대와 종교권력 크기 따라 해석 변화
이게 웬 잔혹극인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살점이 팍팍 떨어져나가는 고통을 참느라 일그러진 얼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그려지고 있는 예수의 모습은 마음을 지극히 불편하게 한다. 육체적인 수난에 괴로워하는 예수의 표정에선 신…
200405062004년 04월 30일‘건강한 가정’ 과 ‘ 不 건강한 가정’ 의 경계선은?
‘한때는 가장 견고했으나 이제는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리고 있는 것’. 그걸 ‘가족’이라고 해도 이제 더 이상 억지가 아닐 듯하다. 그렇게 흔들리는 가족을 지키려는 안간힘이 요즘 법이나 제도의 틀을 빌려서 시도되고 있다. 최근 논란이 …
200404222004년 04월 16일한두 줄 그 엄청난 위력 … 할리우드에선 대중화 소재로
대통령 탄핵으로 국민들이 때아닌 헌법 지식 테스트를 받고 있다. 아마도 대다수 사람들이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헌법재판소라는 기관이 대통령의 운명을 좌우할 권한이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을 것이다. 대통령 탄핵을 규정한 헌법 제6…
200404082004년 04월 02일6년 전만 해도 민감 ‘수입 불허’ … 이젠 국내서도 보편적 소재로 다뤄
동성애가 이제는 양지로 나온 건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종의 금기였던 동성애에 관한 묘사가 요즘 영화에선 하나의 유행이라고 할 정도로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1998년 왕가위 감독의 영화 ‘부에노스 아이레스, 해피 투게더’가 수입 …
200403182004년 03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