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팬데믹이 아니라 동시다발적 에피데믹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은 경악스럽다. 2019년 12월 31일 중국에서 세계보건기구(WHO)에 정식 보고한 이 전염병은 3개월 만인 올해 3월 31일 200개 넘는 나라에서 80만 명 가까이를 감염시키고 4만 명 가까운 사람의 목…
권재현 기자2020년 04월 01일“르네상스는 문화운동 이전에 정치운동이었다”
‘카이사르인가, 브루투스인가.’ 고대 로마의 불세출 영웅으로 공화정이던 로마의 체제를 제국으로 바꾸려 했던 카이사르와 그런 카이사르의 사랑을 담뿍 받았지만 공화정을 지키고자 카이사르를 암살한 브루투스. 기원전 44년에 발생한 이 사…
청주=권재현 기자2020년 03월 18일“한국 SF문학 빅뱅이 시작됐다”
2019년 1600만 명 관객몰이에 성공한 한국영화 ‘극한직업’에는 테드 창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노규태 역의 오정세가 연기한 무식한 마약조직 두목이다. 유식해 보이려고 영어이름을 지었는데 창은 성이…
권재현 기자2020년 01월 03일“이명박도 조국도 돈에 허기진 에리식톤 콤플렉스 환자”
자신이 가난하다고 생각하는가. 20~60대 남녀 50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그렇다’고 응답한 한국 사람이 50.63%로 조사됐다. 그중 집을 가진 사람이 51.85%, 차를 가진 사람이 59.15%였다. 연봉 600…
권재현 기자2019년 12월 09일“배우들이 무대에서 계속 도는 이유요? 지구의 자전을 표현한 겁니다”
웬만한 연극 팬도 극단 동(動)의 작품 앞에선 아연실색할 때가 많다. 한자 ‘움직일 동’을 극단 이름으로 쓰는 만큼 배우들이 끊임없이 움직인다. 문제는 그 움직임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무용극의 전통과 또 …
권재현 기자2019년 10월 18일“판사는 피터 파커이면서 스파이더맨으로 사는 자”
‘예나 지금이나 나는 별 볼 일 없는 판사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경판(京判)도, 순환근무 때만 지방으로 가는 흑판(黑判)도, 서울 바닥만 돈다는 전설의 백판(白判)도 아니다. 나는 글자 그대로 시골판사, 향판(鄕判)이다. (중략) …
울산 = 권재현 기자2019년 09월 27일“김용균의 죽음은 인권 유린, 결국 국가와 기업의 책임의식이 중요”
문재인 정부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을 꼽으라면 뭘까. 기자는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수송하는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주검으로 발견된 당시 스물네 살 김용균 씨를 떠올리게 된다. 안전모와 흰 마스크를 쓰고 ‘문재…
권재현 기자2019년 09월 06일“홀로 있을 수 없다는 이 크나큰 불행!”
문학평론가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의 나이는 올해 여든넷이다. 그런 그가 두 권의 책을 동시에 펴냈다. 그가 특히 애착을 갖는 시와 시인에 대한 글을 모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민음사)와 팔십 평생 살아온 시대에 대한 성찰적 에…
권재현 기자2019년 07월 01일“헤겔이 열린사회의 적이라는 상식은 틀렸다”
‘헤겔은 일반 교육을 받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안다고 믿는 철학자 중 한 명이다. 그의 철학은 마르크스 역사 이론의 선조이지만, 유물론자인 마르크스와는 달리, 실재는 궁극적으로 정신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정립…
권재현 기자2019년 05월 27일시대가 빌려서 우는 목소리로 도닥이다
무쇠 심장을 갖지 않고서는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는 영화였다. 수호 엄마 순남(전도연 분)이 앞서 보낸 아들 수호를 그리며 깊은 밤 호곡하는 장면은 단장지애(斷腸之哀)가 따로 없었다. 그런 아내 곁을 지켜주지 못하다 뒤늦게 귀국했…
권재현 기자2019년 04월 29일“만엽집은 중국보다 한국 영향이 더 크다”
5월 1일 즉위할 일왕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 때문에 화제가 된 책이 있다. 그 출전이 된 일본 최고(最古) 시가집 ‘만엽집(萬葉集)’이다. 629~759년 130년간 지어진 일본 시가를 4516수나 모아놓은 책이다. 현대까지 이…
권재현 기자2019년 04월 15일“고통을 성찰해 타인의 삶을 끌어안는 것이 연극”
“괴물 같은 작품이 나왔다.” 2017년 11월 극단 고래의 연극 ‘비명자들2’ 초연을 본 극작가 겸 연극평론가 김명화 씨의 평이다. “좀비 판타지류의 만화 같은 설정과 현실의 거대한 고통이 공존하는 작품. 시끄러운 소음이 슬픈 합…
권재현 기자2019년 03월 26일한국 사회가 고통의 콜로세움에서 벗어나려면
좀비영화나 드라마가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독립적 사유능력을 상실하고 외부에서 오는 자극에 자동화된 반응만 보이는 현대인에 대한 염증이 그 하나다. 좀비에는 모든 것을 성적과 돈으로…
권재현 기자2019년 02월 25일“조선 최고 성군은 세종, 인간 승리 드라마는 정조”
조선왕조 500년사를 읽다 보면 데칼코마니 같은 왕들을 발견하게 된다. 건국시조인 아비(태조)를 사실상 거세하고 형제들을 도륙한 태종과 아비(세종)의 유언을 짓밟고 형제는 물론 조카까지 살육한 세조가 그렇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란…
권재현 기자2019년 01월 07일“과학과 인문, 찌릿하게 공명하되 함부로 섞이지 마라”
“나, 떨고 있니?”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최민수가 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우주 삼라만상에 모두 적용된다는 걸 배웠다.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의 책 ‘떨림과 울림’을 읽고서다. 우주 만물은 원자로 이뤄져 있다. 지금까지 …
권재현 기자2018년 12월 10일두산연강예술상 수상한 30대 연극연출가 김정
나이 먹은 것도 서러운데 마흔 이하여만 받을 수 있는 상이 있다. 수학계 노벨상이라 부르는 필즈상이 대표적이다. 한국에도 그런 상이 있다. 매년 공연예술 분야와 미술 분야에서 각 1명씩 뽑아 3000만 원 상금과 1억5000만 원 …
| 권재현 기자2018년 10월 22일風林火山의 문필가 송호근
사람은 보통 나이가 들면 익숙한 것에 안주하기 마련이다. 학자는 더욱 그러하다. 평생의 연구를 마무리 짓기 위해 한곳에 칩거하고 전공 분야에 더 천착한다. 그러라고 강의 부담을 줄여주면서 석좌교수라는 타이틀도 부여한다. 그런데 그는…
| 권재현 기자2018년 09월 18일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 “비책 대신 중지를 모을 것”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출판진흥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출범했다. 출판은 모든 문화예술산업의 기초로 평가받음에도 정작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같은 문화산업진흥 기관 중에선 가장 막내다. …
| 권재현 기자2018년 08월 07일“서울의 속살 맛볼 공간 계속 만들겠다"
영국 잡지 ‘모노클’은 올해 3월호 문재인 대통령 단독 인터뷰 기사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졌다. 2007년 창간된 이 잡지는 ‘포린폴리시와 베니티 페어의 만남’이란 표현처럼 깊이 있는 국제기사를 세련된 디자인 감각으로 풀어내는 라이프…
| 권재현 기자2018년 07월 24일한국의 드레퓌스인가, 하이데거인가
박유하(61) 세종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엄청 유명해졌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송사 때문이다. 이 일로 박 교수를 ‘일본 우익의 앞잡이’로 유명한 혐한작가 오선화와 동렬에 놓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런 판…
| 권재현 기자2018년 07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