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울타리 뛰어넘어 독립 꿈
“그래, 다연아. 너는 너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저요? 저는 자존감이 아주 낮아요.”나도 모르게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자신의 어떤 것을 들키기 전 자신이 아주 형편없고 아픈 아이라는 인상을 강제로 내 머릿속에 …
201312092013년 12월 09일가족에게 영혼 다친 작은 새 한 마리
소년이 상담실을 찾아온 것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때였다. 15세 소년티를 벗지 못한, 겉멋이 잔뜩 든 아이였다. 소년의 부모는 전화통화만 했을 뿐 함께 오지 않았다. 소년을 앉게 한 뒤 얼굴을 찬찬히 훑어봤다. 10대들이 보통…
201311252013년 11월 25일흰 비둘기 두 마리가 내려온 이유
가슴 아픈 이를 상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슴속에 어떤 상처가 상흔으로 자리 잡았는지 알아야 하고, 그것을 발견해낸 뒤에도 그 상흔을 어떤 식으로 감싸줄 것인지는 내담자 각각의 성향과 배경을 바탕으로 정교하게 직조된 직물…
201311112013년 11월 11일아이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
가을이 무르익던 날 그녀가 불쑥 찾아왔다. 그녀는 내게 묻지도 않고 자리를 꿰차 앉은 뒤 빠르게 말을 쏟아냈다. “큰일 났어요, 선생님.”“무슨 일인데요?”웬만해선 호들갑을 떨지 않는 그녀의 낯선 모습에 갑자기 호기심이 일었다. 그…
201310282013년 10월 28일외로운 그 남자, 50년을 쓴 가면
“그 사람 속을 알 수가 없어. 무한정 자상하다가도 어느 순간 얼음처럼 식어.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자신을 잊는 법이 없으니까. 사람들과도 관계를 아주 잘 맺는 것 같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그 사람…
201308052013년 08월 05일매번 오르가슴 느끼는 놀라운 비법
이튼(28·가명)과 사비나(30·가명) 부부 사례가 내게 이관돼온 것은 전적으로 이튼의 한국말이 서툴러서였다. 결혼 1년 7개월 차인 이 부부는 부부상담을 받고도 관계가 좋아지지 않으면 이혼할 계획이었다. 이튼은 영국에서 태어나고 …
201307222013년 07월 22일‘사랑’ 나누면 남자가 떠나갈까 두려워서…
유연우(37·가명), 그녀는 이팝나무 꽃을 연상시켰다. 단 하얗게 꽃만 피우고, 붉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미완의 이팝나무 말이다. 이지적인 얼굴에 옅은 화장을 한 그녀는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고 찾아왔다. 다리를 꼬고…
201306242013년 06월 24일바보야, 부모님도 사랑을 나누거든
갑작스레 소나기가 쏟아졌다. 순식간에 어두워진 상담실 안에서 디지털 탁상시계의 숫자만이 고양이 눈처럼 빛을 냈다. 오후 1시 30분이었다. 30분 뒤면 앞머리를 길게 내려 눈을 가리고, 손가락 마디를 신경질적으로 꺾는 이씨가 올 터…
201304292013년 04월 29일오늘 ‘제임스’ ‘앤젤리나’ 잘 있나
한 여성이 소년을 데리고 방문했다. 그녀는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초여름 날씨에도 목까지 단추를 채웠다. 소년은 반복적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을 이모 씨라고 소개한 여성은 책상 모서리에 시선을 둔 채 입을 열었다. 마음속으로 여러…
201304152013년 04월 15일멋진 남자 배우랑…뭐가 어때서?
구진아(가명) 씨는 패션계에 몸담았다가 지금은 자그마한 부티크를 운영하는 30대 후반 여성이다. 그녀의 말씨는 전문 직종에 몸담은 여성답게 노련하고 세련됐다. 손동작이나 몸짓이 고급스러운 의상과 잘 어울렸는데, 그래서 조금은 차가운…
201304012013년 04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