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치즈의 가능성을 보여준 ‘치즈플로’
치즈는 누구에게도 낯선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과연 치즈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속속들이 친한 친구와 자주 인사를 나누는 옆집 아주머니에 대한 ‘앎’ 정도가 다르니 말이다. 치즈와의 ‘인생 첫 만남’은…
푸드칼럼니스트2019년 03월 12일은근한 열기와 은은한 연기로 맛과 향을 입히다
바비큐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다소 거리가 느껴지는 음식이다.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BBQ’라는단어는 캠핑, 자연, 장작, 친목 도모 같은 기분 좋은 장면을연상케 한다. 반면 조리 방법으로 보자면 일상적으로 해먹기는 쉽지 않다…
푸드칼럼니스트2019년 02월 25일시린 겨울 주렁주렁 열리는 금빛 열매 ‘귤’
초등학교 다닐 때 동네 과일 가게에서는 귤을 한 개씩도 팔았다. 주머니에서 짤랑거리던 동전을 하굣길에 귤과 맞바꿨고, 친구들과 놀이터에 앉아 귤 한 개씩 홀랑 까 먹은 뒤 귤껍질은 모래에 파묻고 집으로 갔다. 겨우내 집에 찾아오는 …
푸드칼럼니스트2019년 02월 18일초콜릿은 수만 가지 모습으로 다가오는 행복
1989년 오리온제과의 초콜릿 광고에 장궈룽(장국영)이 등장했다. ‘사랑을 전할 땐 투유초콜릿’이라는 광고 문구와 애절한 장궈룽의 모습을 함께 담았다. 한 해 앞서 롯데제과는 배우 이미연을 가나초콜릿 광고에 등장시켰다. 닮고 싶은 …
푸드칼럼니스트2019년 02월 11일우리 식탁과 가까워진 특이한 채소들
1990년대 말 서울에 처음 생긴 쌀국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주 업무는 홀서빙이었지만 한가할 때는 주방 일을 도왔다. 육절기로 양파를 썰면서 한없이 울기도 하고, 씨가 눈에 튀지 않게 주의하며 청양고추를 잘게 써는 일도 했…
푸드칼럼니스트2019년 01월 21일굴비, 그중에도 깊게 곰삭은 보리굴비
어릴 때부터 외할머니와 가까이 살았다. 할머니는 아들을 일곱이나 낳고, 딸은 겨우 하나 낳았다. 나는 귀한 딸의 딸인 데다 주말이면 할머니 곁에서 뒹굴며 시간을 보내는 손주라 그런지 할머니로부터 남다른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할머니…
푸드칼럼니스트2019년 01월 14일알수록 재미있는 ‘식탁의 경계’
해는 매일 뜨고 진다. 그럼에도 1월 1일 뜨는 해는 다른 날들에 비해 특별하다. 실제 큰 변화가 일어나진 않지만 매번 마음이 새로워지는 것을 보면 ‘경계’가 갖는 힘은 분명히 있다. 후회나 미련을 작게 접어 가슴 한편에 보관할 수…
푸드칼럼니스트2019년 01월 07일온몸에 뜨거운 기운이 벅차게 차오른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타고 대전을 지나 좀 더 가다 보면 금강휴게소가 나온다. 어릴 적 부산에 사는 할머니를 뵈러 갈 때 여러 휴게소에 들르곤 했는데 금강휴게소는 늘 특별했다. 화장실 때문에 급하게 들렀다 가는 여느 휴게소와 달리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2월 31일화려한 도시에서 발견한 다정한 맛
적도 아래쪽, 남반구에 위치한 나라는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더운 날의 크리스마스는 상상하기 어렵다. 흰 눈으로 뒤덮인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할 수 없고, 빨강과 초록이 어우러진 털양말이나 장갑도 기분 좋게 낄 수 없다.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2월 24일통통하게 여문 살집에 구수한 맛 가득~
연말이면 으레 이런저런 모임 자리가 생긴다. 대부분 일 년 동안 소식을 자주 전하지 못하고, 얼굴을 마주하기 힘들었던 지인들을 반갑게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오랜만에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누려면 맛있는 음식과 대화를 이끄는 한두 잔의…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2월 17일스웨덴식 청어 절임이 겨울 입맛 색다르게 살린다
친구들과 함께 인도네시아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족자카르타의 보로부두르 사원을 보러 떠난 여행이었다. 학생이던 우리에겐 인도네시아까지 가는 경비가 큰 부담이라 현지에서 쓸 돈을 최소로 줄였다. 다행히 현지 물가는 매우 쌌고, 특히…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2월 10일이탈리아 여행 중 꼭 먹어야 할 음식들
이탈리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소란스러움’이다. 유난히 좁은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무리가 적잖다. 그 소란스러움의 중심에는 항상 먹고 마실 것이 있다. 이탈리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도락 항목으로…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2월 03일기품 있는 향과 깊은 맛을 내는 유자
어릴 때부터 아파트에서만 살다 보니 과실수를 볼 일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기존 주택을 허물고 지은 아파트 단지와 본래 있던 주택 단지가 한 동네라 남의 집 마당에 있는 과실수 몇 가지는 보며 자랐다. 담장보다 한참 크게 자란 감나…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1월 26일풍성한 가을에 마음껏 즐기자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한 달에 두어 번씩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 다녀오곤 했다. 아주 더운 날만 빼면 매달 갔는데 때마다 새로운 채소와 과일, 해산물이 등장하는 풍성한 진열대 풍경은 늘 진기했다. 가락시장에 가서 장을 보면 좋은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1월 19일못난이 버섯 ‘트러플’ 비교 불가한 향으로 보석 대우
내가 초등학생이던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에도 학원은 있었다. 주판, 속셈, 피아노, 서예 같은 것을 배우러 방과 후 잠깐씩 가곤 했다. 학원 수업을 마치면 약속이나 한 듯 동네 놀이터로 친구들이 하나 둘 모였고, 그때부…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1월 09일쌉싸래하고 담담한 맛이 찰랑찰랑 차오르는 묵
경북 경주 토함산에 일출을 보러 간 적이 있다. 여행하며 글을 쓰자고 마음먹은 지 오래되지 않은 때라 의욕이 대단했다. 밤인지 새벽인지 모를 깜깜한 시간에 경북 안동에서 출발해 바로 석굴암으로 향했다. 한가을이었지만 한겨울처럼 추웠…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1월 05일상아색 곱게 빛나는 우아한 가을 식탁
얼마 전 경남 산청군에서 열린 산청한방약초축제에 다녀왔다. 꽤 먼 거리를 차로 달려가 축제 현장 곳곳을 둘러봤다. 기대와 달리 다양한 약초는 볼 수 없었지만, 다행히 축제 현장과 멀지 않은 금수암에 들러 조촐한 음식 강의를 들을 수…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0월 29일아재부터 걸그룹까지 몽땅 사로잡은 곱창구이
올해 더위가 시작될 즈음 ‘곱창 바람’이 함께 불었다. 깔끔하고 세련된 곳에서 살 안 찌는 음식만 골라 먹을 것 같은 한 걸그룹의 멤버가 몸소 ‘곱창 흡입’을 보여준 것이 계기였다. 혼자 먹는 곱창, 즉 ‘혼곱’을 즐기며 오로지 앞…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0월 22일담박함에서 피어나는 농후한 매력
어릴 때 살던 동네의 가로수는 플라타너스였다. 도로와 인도 경계에 줄줄이 서 있는 키 큰 나무는 가을이 되면 엄청난 양의 낙엽을 떨궜다. 환경미화원 아저씨는 낙엽을 끌어모아 커다란 자루에 담은 뒤 길가 여기저기에 세워 뒀다. 친구들…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0월 15일젓가락 한 벌 들고 참치라는 바다를 여행하자
내가 처음 만난 참치는 통조림에 들어 있는 것이었다. 윤기가 잘잘 도는 기름 국물 아래 켜켜이 결을 이루고 있는 인절미색 살코기 덩어리. 살코기 토막뿐이라 머리, 꼬리, 지느러미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고 크기도 가늠할 수 없는, 미…
| 푸드칼럼니스트2018년 10월 0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