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맛있으면 그만인 것을
올해로 우리 음식문화를 전문으로 취재한 지 15년 정도, 맛 칼럼니스트란 이름을 달고 활동한 지 딱 10년 됐다. 맛 칼럼니스트는 10년 전 모 시사주간지에 칼럼을 연재하면서 담당기자(지금은 승진해 편집장)가 작명한 것이다. 처음엔…
200708212007년 08월 14일시원한 국물, 쫄깃한 면발 침 도네
우리는 지금의 보편적이고 일반화된 사실을 두고 예전에도 그랬을 것이라 짐작하는 버릇이 있다. 예컨대 우리 민족과 고추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보고 웅녀가 동굴에서 마늘, 쑥 외에 고추도 먹지 않았을까 여긴다. 그런데 고추는 임…
200708142007년 08월 08일맛없는 식당 음식? 어서 투정해
나는 암행취재를 원칙으로 한다. 대놓고 취재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식당 주인은 뭔가 대접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고 나도 반찬 하나라도 더 나오면 글 쓰는 데 부담이 된다. 우선 음식을 먹고 난 후, 또는 먹다…
200708072007년 08월 06일남이 먹는 음식, 비도덕일 순 없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 있다. 지난 호 맛칼럼에서 내가 개고기를 먹는다고 했더니 누리꾼들이 온갖 욕설을 퍼붓는다. 칼럼 댓글이면 천박한 인터넷 문화 탓이려니 하고 넘어가겠는데 메일까지 보내며 욕설이다. 경찰에 고소할까 생각 중…
200707312007년 07월 25일숯불로 화끈하게 익힌 고기 죽이네!
요즘 외식업계에 ‘분자요리학’이 유행하고 있다. 분자요리학은 음식 재료를 자르고 굽고 끓이고 튀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분자의 물리화학적 반응을 연구해 음식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런 개념으로 요리하는 것이 각광받으면서 ‘분자요리’…
200707242007년 07월 18일쫄깃하고 야들야들 보양식 중 으뜸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 집에는 늘 개가 있었다. 도사견, 스피츠, 진돗개, 푸들…. 결혼 후 분가해서도 개를 길렀다. 요즘은 요크셔테리어를 기른다. 식구들 모두 개에게 쏟는 애정이 대단하다. 나도 그렇다. 어쩌다 이놈들이 죽으면…
200707172007년 07월 16일입맛 당기는 구수한 감칠맛 못 말려
장마 지나면 피서철이다. 바다도 좋고 산도 좋지만, 중늙은이가 다 돼가니 계곡에 발 담그고 앉아 수박 참외 옥수수 등 여름 과실 먹는 재미가 최고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장흥, 송추 계곡도 좋다. 이런 계곡 근처의 음식점에 가면 늘…
200707102007년 07월 09일자연이 키운 맛, 인공이 당할 수 있나
“모르고 먹는 게 약이야.”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다가 음식재료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는 동행이 있으면 가끔 하는 말이다. 식당 음식에 대해 신경 쓰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가 때로는 얄밉기까지 하다.…
200707032007년 06월 27일세상에, 비린 생선으로 국을 끓인다고?
예전에 연립주택이 다닥다닥 붙은 동네에서 살 때였다. 집주인이고 세입자고 살림이 넉넉지 않은 시절이었지만 이웃간 정만은 차고 넘쳤다. 남자들은 밥벌이 나가느라 얼굴을 익히기 어려웠지만 여자들은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헤아릴 …
200706262007년 06월 20일저가 식자재 ‘그 참을 수 없는 유혹’
‘주간동아’ 588호(2007년 6월5일자) 커버스토리에 중국산 캔 쇠고기로 만든 쇠갈비탕 갈비찜 꼬리곰탕 기사가 실렸다. 그날 ‘맛칼럼’에 쇠갈비구이에 대해 썼는데, ‘그놈의 쇠갈비 마음 놓고 뜯어야 할 텐데’라는 제목이 붙었다.…
200706192007년 06월 13일발효 음식엔 막걸리가 딱이지!
맛 칼럼니스트 가운데 와인에 푹 빠져 지내는 이가 있다. 와인은 그 종류만큼 제각각 개성적인 맛과 향, 색깔을 지니고 있어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그 오묘한 붉은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게 돼 있다. 그런데 그에게서 와인의 단점을 들은 적…
200706122007년 06월 07일그놈의 쇠갈비 마음 놓고 뜯어야 할 텐데
대한민국 사람들의 영원한 외식 테마, 쇠갈비! 나도 가족에게 한턱 ‘쏠’ 일이 있으면 쇠갈비를 먹으러 간다. 그러나 쇠갈비집 외식은 늘 불만으로 끝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비싼 돈 주고 왜 이런 ‘허접한’ 음식…
200706052007년 06월 01일배고픈 그 시절엔 뭐든 맛있었지
두어 달 전 발신인이 ‘Jerry Cho’인 e메일을 한 통 받았다. 스팸인 줄 알고 지우려다 제목이 나를 찾는 듯해 열어봤더니, 고등학교 동창 녀석이었다. “저는 미국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조정래라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음식 관련…
200705292007년 05월 28일아릿한 면발, 개운한 국물의 하모니
벌써 초여름 날씨다. 이런 날에는, 특히 지난밤 술 한잔 ‘거하게’ 했을 때는 시원한 막국수가 간절해진다. 가까운 곳에 만족할 만한 막국숫집이 있으면 더없이 좋으련만, ‘막국수 전문’이란 간판만 보고 들어갔다가 실망한 것이 수십 번…
200705222007년 05월 16일고소하고 바삭바삭 군침 저절로
육즙이 풍부하고 도톰한 돼지고기에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내고, 여기에 겨자소스를 얹은 양배추를 곁들여 먹는 돈가스. 이젠 세대를 가리지 않는 대중적인 음식이 됐다. 특히 프랜차이즈 돈가스 전문점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젊…
200705152007년 05월 09일쓱쓱 비벼 크게 한입 “예술이야”
예전에 일했던 모 월간지에서 보리밥 잘하는 식당들을 소재로 기사를 써달라는 원고청탁을 받았다. 하지만 흔쾌히 허락하고는 고민에 빠졌다. 보리밥 잘하는 식당이라? 청탁자 의도는 보리밥 잘 짓는 식당을 말하는 것 같은데, 보리밥 맛있는…
200705082007년 05월 02일싸고 푸짐 … 입맛이 ‘팔딱팔딱’
1980년 부모님은 평생을 사시던 바닷가 고향을 떠나 서울로 이주했다. 자식을 서울로 유학 보내고 자리를 잡으면 부모가 뒤따라 상경하는, 지방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전형적인 방식의 이주였다.부모님은 서울살이에 꽤 적응력이 필요했다. …
200705012007년 04월 27일수제비 인기 ‘짱’ … 메기의 굴욕?
일산에 산 지가 몇 년인데 나만 모르고 이웃들은 다 아는 음식점이 있었다. 그것도 한때 출퇴근하던 길에 자리한 식당이다. 지나는 길이라 간판이 안 보여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명색이 맛 칼럼니스트인데 나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
200704242007년 04월 18일매콤… 깔끔… 살짝 익혀 먹는 예술
뜨거운 국물에 고기나 채소를 살짝 익혀 먹는 음식을 샤브샤브라고 한다. 발상지는 일본이다. 몽골 민족이 세계 정복자로 군림할 때 군사들이 투구에 물을 끓여 고기를 익혀 먹었는데, 이것이 고려시대 한반도로 들어왔고 임진왜란 때 다시 …
200704172007년 04월 13일입 안 가득 퍼지는 싱그러운 봄
꽃이 피어도 그냥저냥이다. 도시의 찌든 삶이 자연을 저만치 떨어뜨려놓은 게 분명하다. 며칠 전 지방 출장을 갔다가 매화를 보고도 ‘아, 벌써 봄이구나’ 하고 만다. 예전 같으면 꽃잎을 따다 연한 녹차에 올려 온몸으로 그 향을 음미했…
200704102007년 04월 0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