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송이처럼 흩날리는 섬진강 봄꽃
섬진강에 봄이 무르익었다. 한줄기 강바람에도 진한 매화 향기가 묻어난다. 섬진강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려야 비로소 한반도에 봄이 시작된다. 3~4월 섬진강은 봄꽃들의 경연장이다. 온갖 봄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피어난다. 매화가 절정…
201503232015년 03월 23일에메랄드빛 바다에 찾아온 봄의 전령
제주는 지금 봄빛이 완연하다. 특히 최남단 섬 마라도와 마주 보는 서남부 지역은 이미 눈부신 봄날이다. 이따금씩 볼을 스치는 바람도 어머니 손길처럼 따사롭다. 나른한 봄볕 아래 제주 들녘은 초록과 노랑 일색이다. 잘 자란 마늘과 보…
201503092015년 03월 09일‘백제의 미소’는 솔바람을 타고
올겨울에도 어김없이 충남 서산 땅을 밟았다. 아니, ‘강댕이골’의 서산마애삼존불을 다시 찾았다. 한 해에도 몇 번씩 들락거리는 길이라 전혀 낯설지 않았다. 서산IC에서 강댕이골까지 짧은 길에도 ‘비산비야(非山非野)’로 함축되는 내포…
201501192015년 01월 19일백년송 너머 해돋이 압권 붉은 해 희망이 불끈
2015년 을미년 한 해가 밝았다. 하지만 새해맞이가 마냥 설레지만은 않는 이유는 뭘까. 지난 한 해 쌓인 후회와 아쉬움을 지는 해와 함께 못 다 삭여서일까. 갑자기 바라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뻥 뚫리는 동해가 그리워졌다. 오래도록 …
201412292014년 12월 29일순천만 갈대숲 하얀 가슴 겨울철새 뜨겁게 품다
가을은 이미 저만치 멀어졌고 겨울빛이 완연하다. 그래서 여행하기가 마땅치 않다는 사람도 적잖다. 하지만 나에게는 매년 이맘때마다 본능처럼 꿈틀거리는 그리움을 삭이지 못해 기어이 발길을 향하는 곳이 하나 있다. 광활한 갈대밭이 바다처…
201412082014년 12월 08일시베리아 ‘푸른 눈’에 빠져 잠 못 이루는 밤이여!
바이칼 호(Lake Baikal) 여행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전이었다. 가창오리 떼의 환상적인 비행쇼를 처음 본 1990년대 초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수십만 마리 가창오리가 노을 진 하늘을 무대 삼아 펼치는 비행쇼는 내가 …
201410132014년 10월 13일때 묻지 않은 가을빛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강원 삼척과 경북 울진의 경계에 응봉산이 우뚝하다. 정상 높이는 1000m에서 딱 1.5m가 모자라는 998.5m이다. 그러나 산세가 험하기로는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악산(惡山)이다. 이 산의 동쪽과 서쪽 기슭에는 큰 골…
201409152014년 09월 15일바람이 빚은 모래언덕 너 지금 어디로 가니?
새벽 4시 반. 어스레한 꼭두새벽에 눈을 떴다. 전날 목포항에서 도초도로 건너와 시목해변 야영장에 텐트를 쳤다. 찾아가는 길이 멀어 우이도 한 곳만 여행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그러나 온종일 비가 그치지 않은 탓에 서남문대교로 연결…
201408112014년 08월 11일물 따라 마음 따라 행복으로 노 저어라
소설가 김훈은 우리 시대 대표작가 중 한 명이다. 그가 쓴 여행에세이 ‘자전거 여행’의 프롤로그는 이렇게 시작된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그 말이 문득 가슴속으로 파고들었다. 길 위…
201407212014년 07월 21일‘V트레인’을 타라, 낙동강 상류 비경 보려면
봉화군은 경상도의 ‘삼수갑산(三水甲山)’이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준령이 즐비하다. 백두대간의 준봉인 선달산(1236m), 구룡산(1344m) 등과 낙동정맥을 이루는 면산(1245m), 묘봉(1167m) 등이 봉화군에 속한다…
201406302014년 06월 30일세찬 바람이 전하는 말…여기가 ‘울릉천국’이라네
이맘때 울릉도는 여름 휴가철 못지않게 부산스럽다. 여객선이 드나드는 도동항이나 저동항은 말할 것도 없고, 섬 한복판에 우뚝한 성인봉에도 육지에서 몰려온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는 한가롭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하다.…
201406092014년 06월 09일씻기 힘든 상처 달래주는 칠산바다 저 붉은 노을
여행은 전업 여행작가의 생업이자 의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들의 여행은 계속돼야 한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발길이 쉽게 떨어지질 않았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세상 사람도 모두 울며 안타까워하는 이때 어딘가를 싸돌아다닌다는 것…
201405192014년 05월 19일동백꽃 후드득 져도 청보리밭 있어 좋아라
농익은 봄날에 전북 고창 땅을 여행하는 것은 더없는 행운이다. 이맘때쯤의 봄날이 자아내는 풍경과 정취를 죄다 만날 수 있다. 천년고찰 선운사 주변에는 불꽃같은 정념을 품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온통 보리밭으로 뒤덮인 학원농장의…
201404142014년 04월 14일붉은 동백꽃에 들뜬 마음 파란 바다도 알고 있다
지상에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뜨거운 술에 붉은 독약 타서 마시고천 길 절벽 위로 뛰어내리는 사랑가장 눈부신 꽃은가장 눈부신 소멸의 다른 이름이라-‘동백’, 문정희 ‘가장 눈부신 꽃’ 동백꽃에 끌려 거제도를 찾았다. 1박 2일 동…
201403242014년 03월 24일스치는 바람이 들려주는 歷史의 함성
강화도 남쪽 해안 가까이에 마니산(摩尼山)이 있다. 지리적으로는 한반도 중심 위도에 위치한다. 백두산과 한라산의 딱 중간쯤에 자리 잡았다. 그래서 아득한 옛날부터 민족 정기가 가득한 성산(聖山)으로 여겼다. 산정에는 단군왕검이 하늘…
201403102014년 03월 10일꽃보다 눈부신 ‘눈꽃세상’
2018년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평창은 ‘겨울왕국’이다. 겨울 내내 눈부시게 아름다운 은세계를 이룬다. 평균 해발고도가 700m에 달하는 데다 백두대간에 가로막힌 눈구름이 무시로 큰 눈을 뿌려대는 덕택이다. 특히 대관령면은 눈 …
201402242014년 02월 24일한탄강 ‘아이스캠핑’은 추워야 제맛
강원 철원은 ‘남한의 중강진’이다. 겨울 이맘때쯤이면 전국 최저기온을 기록하는 날이 다반사다. 혹한에 익숙한 철원 사람에게 영하 10도는 따뜻한 날씨다. 영하 20도 가까이 수은주가 내려가야 “좀 춥네”라고 말하지만, 그런 강추위조…
201401202014년 01월 20일무한대 갯내음과 곰솔향기 대~박
2013년 계사년 세밑 충남 태안군 안면도를 찾았다. 안면도는 사시사철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섬이다. 섬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교통이 편리한 데다 펜션, 리조트, 휴양림, 맛집 같은 편의시설이 즐비하다. 자연풍광도 아름다워 오늘날…
201401062014년 01월 06일겨울밤 별 헤아리며 모닥불 낭만
스노캠핑(snow camping)은 캠퍼들의 로망이다. 캠핑장에서 맞는 눈은 특별하다. 엄동설한의 맹추위도 녹일 만큼 따뜻하고, 첫사랑의 추억처럼 달콤하고 낭만적이다. 같은 눈인데도 극심한 교통체증을 감내해야 하고, 녹아서 질척거릴…
201312232013년 12월 23일조랑말 느낌 아니까 가슴도 고고싱~
오색 단풍이 스러지기도 전 첫눈이 내렸다. 시절은 아직 가을인데 날씨는 이미 겨울에 들어선 지 오래다. 덧없이 흘려보낸 가을의 끝자락이라도 붙잡을 요량으로 제주를 찾았다. 이맘때쯤 제주는 해안지방보다 중산간지대가 아름답다. 바람 한…
201312022013년 12월 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