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다에 가면 또 다른 희망이 솟는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면서 마음의 묵은 때를 지우고 새로운 한 해를 꿈꾸려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겨울 바다다. 살을 에는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길고 긴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고 바다로 가는 이유는 푸른 새벽 어둠을 뚫…
200912292009년 12월 24일아스라했던 추억이 살고 있다
추억이 깃든 장소를 찾으러 갔다가 마음이 허해진 기억, 다들 한 번쯤 있을 터다. 요새는 10년 이상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가게가 드물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달리고, 나만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위기감이 온몸을 감싼다.그…
200912222009년 12월 18일고소한 원기충전 ‘군침이 꼴깍’
●마음도 몸도 허한 계절이다. 가슴엔 구멍이 뻥 뚫린 것 같고, 정처 없는 마음은 갈 길 몰라 하는 늦가을. 이럴 때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특효약 중 하나는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아랫목에 놓인 찰떡처럼 늘어져 있다가도 맛있…
200912012009년 11월 30일칠산정에 올라 시름을 내쉰다
달력을 들춰보니 남은 것은 겨우 한 장. ‘아, 이렇게 또 한 해가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난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스르륵 흘러간다. 열심히 달린 것 같은데, 돌아보니 빨간 신호등 앞에 신호대기로 서 있던 시간들만 떠오른다…
200911242009년 11월 18일‘로맨틱 거리’에 서면 사랑이 스며든다
가을이 되면 사랑이 그립다.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의 군무를 보고 있노라면, 무작정 옆에 있는 이의 따스한 손을 잡고 싶다. 밤이 되면 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해 잠을 설치기도 한다. 가을이 되면 커플들이 우르르 결혼식장으로 향…
200911172009년 11월 13일선비와 보부상 발길 뒤로 가을 사연 넘어간다
가을의 발걸음은 빠르다. 한없이 곁에 있을 것 같더니, 어느새 떠날 채비를 하며 회색빛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잠시 머물다 떠나는 오색 단풍과 가을의 기운. 짧아서일까, 붙잡지 못해서일까. 아쉬움이 마음속을 가득 채운다. 이럴 …
200911102009년 11월 04일우린 ‘색깔잔치’를 애타게 기다렸구나
가을은 누구나 시인이 되는 계절이다. 무심코 밟은 낙엽 한 잎이 바사삭 부서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꿈틀거린다. 하늘은 또 얼마나 높고 파란지. 고개를 들어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시작도 끝도 없는 시 한 수를 읊조린다…
200911032009년 10월 28일그들과 행복한 눈맞춤 배낭에 담아온 ‘순수 미소’
라오스 루앙프라방을 여행할 때였다. ‘스테이 어너더 데이(Stay another day)’라는 오렌지색 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하루 더 머물러라?’ 호기심이 생겼다. 그 간판을 달아놓은 ‘콥노이(Kopnoi)’라는 기념품 가게에 …
200910272009년 10월 21일억새가 춤추는 산, 코발트블루 바다 사랑 부르는 천상 하모니
사량도로 향하는 배가 뜨는 통영시 도산면의 가오치 선착장. 선착장 앞에는 튼튼한 등산화를 신고 땀 흡수가 잘될 것 같은 등산복을 차려입은 등산객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배가 뜨는 항구에 하늘하늘한 원피스와 챙 넓은 모자 대신 울긋불…
200910202009년 10월 16일화장을 하는 고향의 가을 그냥 네가 참 좋아!
추석은 황금이다. 눈부시게 찬란한 황금빛 들판이 그렇고, 오랜만에 손을 붙잡는 가족과의 시간이 그렇다. 추석은 감이다. 동네 어귀를 돌면, 부끄러운 새색시처럼 감나무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햇살을 받은 감나무는 얼마나 그 빛이 아름…
200910132009년 10월 07일고려병사, 소년 철종 … 과거 찾아가는 시간여행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옛말엔 틀린 것이 없다. 나름대로 걷기 좋아하는 ‘워커홀릭(walkerholic)’이라며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는데, 정작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렇게 걷기 좋은 길이 있을 줄이야. 강화도의 나들길 이야기다.…
200909292009년 09월 23일싱싱한 생명력, 행복한 기념품 시장에서 매력을 만나다
루앙프라방에서의 하루는 이른 아침에 시작된다. 동이 트기 전 사방에서 울어대는 닭들의 합창소리에 도저히 눈을 뜨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족한 잠 보충을 방해한 닭들을 원망하며 거리에 나가보면, 놀랍게도 어떤 학교에서는 이미 삼…
200909222009년 09월 16일욕심 모두 내려놓고, 마음 찾는 느리게 걷기
새벽 5시45분. 고요하고 어스름한 길을 따라 긴 행렬이 다가온다. 마음을 가다듬고 합장을 한 후, 준비한 쌀밥을 손으로 한 주먹 떼어낸다. 그리고 오렌지빛 법복 앞에 매달린 발우(스님의 공양 그릇)에 떼어낸 밥을 조심스레 담는다.…
200909152009년 09월 11일달콤 쌉싸름한 포도향기 영원히 머물고 싶어라
8명의 참가자가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영화 ‘10억’. 스릴 넘치는 스토리와 달리 이 영화의 주요 무대는 아름다운 자연이 숨쉬는 서호주의 마거릿 리버(Margaret River)다.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마거릿 리버는 호주 현지인…
200909082009년 09월 02일신비롭게 평화롭게 … 생명의 파란 숨소리
새벽 5시30분. 하늘이 조금씩 열리면서 하늘색이 오렌지빛으로 변해간다. 고요 속에 아득하게 들려오는 새소리와 막 잠에서 깬 생물들의 기지개 소리. 어느새 타임머신을 타고 원시시대로 날아가 있다. 여기는 경남 창녕군에 있는 우포늪.…
200909012009년 08월 26일오백 살 금강소나무 할배 거기에 말없이 서 있더라
꼭 한번 그 길을 걷고 싶었다. 우리의 정신이 깃든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 경북 울진에 있는 금강송 군락지. 궁궐이나 재궁을 짓는 데만 쓰였다는 소나무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오랜 세월을 품고 있는 그들의 내공은 어떤지 직접 보고 느…
200908252009년 08월 19일오십천 물길 따라 은어 춤추고 복숭아 노래한다
“둥그리 하지 마시고 일렬로 서가 남쪽으로 죽 훑어가세요. 일렬로 후리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강한 경상도 사투리에 힘까지 잔뜩 들어간 목소리는 여행자들의 가슴을 콩콩 뛰게 만든다. 여기는 경북 영덕군 영덕군민 운동장 옆에 …
200908182009년 08월 13일창공에 던진 내 몸 한 마리 새로 날았다
여행의 좋은 점 중 하나는 하늘을 자주 본다는 것이다. 365일 중 360일은 해가 쨍쨍하다는 나미비아부터 하늘이 손에 닿을 것만 같은 티베트나 안데스 고원의 나라들까지. 하늘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여행…
200908112009년 08월 05일도시의 침묵보다 바다 속삭임을 들어요
휴가철이 정점에 이르고 있다. 각종 정보지와 여행 서적을 들춰보며 휴가 계획을 세우는 모습을 흔하게 만난다. 갔던 곳을 다시 가기는 싫고 사람이 많이 몰리는 데는 더더욱 싫고, 오붓하게 여름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이럴 때 …
200908042009년 07월 29일그대와 나, 우리에겐 그 섬이 있다
여름이 되면 꼭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입안에 담는 것만으로도 파도가 넘실거리고 태양이 이글거리는 상상이 포르르 올라오는 그곳. 바로 ‘섬’이다. 7월만 되면 일상이 팍팍한 샐러리맨들의 컴퓨터 바탕화면은 모래사장에 야자수가 흔들리는…
200907282009년 07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