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와 현실의 경계가 무너질 때
셰익스피어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은 짝짓기 소동을 그린 코미디다. 주인공들은 요정의 마법에 걸려 연인을 혼동하다 나중에야 겨우 제짝을 되찾는다. 한바탕 소동은 한여름 밤을 배경으로 진행되고, 그래서 여름이면 더욱 사랑받는 작품이다…
201507272015년 07월 27일페미니스트 흡혈귀의 당당한 로맨스
영화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는 여름이면 자주 만나는 호러물이다. 여성 뱀파이어가 주인공이고, 화면에는 종종 피가 튄다. 하지만 일반적인 호러영화처럼 오싹할 정도로 무섭진 않다. 오히려 보기에 따라서는 감상적이기도 하다. ‘트와…
201507132015년 07월 13일바이런과 셸리를 위한 진혼곡
사람들이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 무엇을 꿈꿀까.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의 주인공들에 따르면 ‘아름다운 경치, 와인, 음식, 그리고 여인(사랑)’이다. 코미디 배우인 두 남자 스티브(스티브 쿠건 분)와 롭(롭 브라이든 분)은 영국 …
201506292015년 06월 29일히피세대, 히피문학의 향수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2014년작 ‘인히어런트 바이스’는 현대 미국 문학의 거장 토머스 핀천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핀천은 꿈, 환각, 정신병이 뒤섞인 특유의 문학세계 때문에 영화계에선 각색 불가로 낙인찍힌 작가다. 전형적인 히…
201506152015년 06월 15일패션 천재의 순수한 사랑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은 천재다. 말 그대로, 재능을 그냥 타고났다. 모차르트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신기(神技)를 드러냈다.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에서 성장한 그는 10대 초반부터 각종 그림대회, 디자인대회에 참가했고 거의 매번 1…
201506012015년 06월 01일로마의 찬가, 로마의 데카당스
도시가 간혹 주인공을 제치고 영화 주역을 차지할 때가 있다. 이를 테면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고전 ‘로마의 휴일’(1953) 같은 경우다. 아름다운 스타들의 사랑 이야기도 매력적이지만, 그 사랑의 배경인 로마의 빼어난 자태는 영원히…
201505182015년 05월 18일파벨 파블리코프스키 감독의 ‘이다’
폴란드 영화 ‘이다’는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작품이다. 지난해 소개된 뒤 사진 작품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흑백 화면과 진지한 주제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어찌 보면 형식은 대단히 단순한 ‘로드무비(Ro…
201505042015년 05월 04일거장을 휘감은 베토벤의 고독
마이크 리 감독은 영국 리얼리즘의 노장이다. 영국 리얼리즘은 특별히 ‘키친 싱크 리얼리즘’(Kitchen sink realism)이라고 부른다. 집 부엌이 사람의 존재 조건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장소라 보고, 바로 그 장소를 영…
201504202015년 04월 20일시민의 죽음, 세례 요한의 순교
한 편의 영화 안에는 책, 그림, 오페라 등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가 공존합니다. ‘영화, 그림 속을 걷고 싶다’ ‘영화와 오페라 : 매혹의 아리아, 스크린에 흐르다’ 등을 쓴 한창호 영화평론가가 이번 주부터 장르를 넘나드는 새로운 …
201504062015년 04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