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길에서 똥을 보다
옛 실크로드는 중국 톈산(天山)산맥을 만나면서 톈산북로와 톈산남로로 갈라진다. 북쪽 기슭에 점점이 있는 오아시스 도시를 연결하는 동서 간 육상교통로인 톈산북로는 둔황, 투루판, 우루무치를 거쳐 카자흐스탄을 지나 터키, 로마에 이른다…
201604202016년 04월 18일3D 컬러로 본 한국
1982년 8월 여드레간의 짧은 한국 여행을 시작으로 2014년 8월 서울대 국어교육과 부교수직을 그만두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로버트 파우저 교수가 30년 넘게 한국과 소통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것을 쓴 책이 ‘미래 시민의 …
201604132016년 04월 11일망설이지 마, 바로 지금이야!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면 그냥 걸어서 빠져나오면 된다. 그런데 그 간단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변화가 두렵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경영 구루’로 불리는 세스 고딘은 “자유는 문제이자 기회다”라고 말한다. 자유에는…
201604062016년 04월 04일자기 자신 되기
경제학자를 넘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성으로 불리는 자크 아탈리의 저서 ‘언제나 당신이 옳다’의 프랑스어 원제는 ‘자기 자신이 되라(Devenir Soi)’다. 아탈리에 따르면 자기 자신 되기는 “다른 사람의 불확실한 행동은 상관하지…
201603302016년 03월 28일정치와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국회 돌아가는 꼴을 보면서 “내가 정치를 해도 저것보다 낫겠다”고 개탄한다. 정치라는 말만 들어도 짜증이 나는데 입만 열면 정치 이야기를 한다. 지지하는 정당도 선호하는 정치인도 없지만, 특정 정당이 싫어서 또는 특정 후보가 싫어서…
201603232016년 03월 21일모여서 허튼수작만 하고 있잖아!
매출이 급감한다. 분기 실적 미달을 확인한 경영진은 당장 영업부장의 엉덩이부터 걷어찬다. 회의에서 대책이라고 나오는 아이디어는 뻔하다. “영업이 배가 불러서 굼떠졌어(당장 연봉을 깎겠다고 위협하자).” “영업이 용기가 없어(실적에 …
201603162016년 03월 14일승리에는 완벽한 조직과 인내가 필요하다
1986년부터 2013년까지 26년간 영국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맨유)의 감독을 맡아 재임 중 38회 우승 기록을 세우고 99년 영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리그 우승, FA컵 우승,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
201603092016년 03월 04일있는 그대로를 논하다
한(漢)대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였던 왕충이 30년에 걸쳐 썼다는 ‘논형(論衡)’은 30권 85편에 이르는 대작으로, 국내 최초 완역본 분량도 자그마치 1056쪽에 이른다. 왕충은 무엇을 위해 세상과 교유를 끊고 이 책을 쓰는 데 반평…
201603022016년 02월 29일충동과 진정성이란 질병
아이폰의 디지털 보조장치 ‘시리’는 ‘적응형 지능’을 갖추고 문자메시지 전송부터 호텔 검색까지 알아서 척척 수행한다.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아니 누워서) 명령만 내리면 된다! 기계에 대고 말을 한다는 어색함도 잠시, 똘똘한 기계가 …
201602242016년 02월 22일1945년과 현대의 탄생
0년/이안 부루마 지음/신보영 옮김/글항아리/464쪽/2만3000원1945년 5월 8일 오후 3시,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공식 발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독일과의 전쟁은 끝났습니다. (중략) 거의…
201602172016년 02월 16일그의 노래가 있음에 철학이 있네
1996년 1월 6일 서른두 살 짧은 생을 마친 가수 김광석. 얼마 전 그의 20주기를 맞아 추모제와 공연, 특별 방송이 이어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95년 6월 29일로 기록된(공교롭게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일어난 날) 김광석의 …
201602032016년 02월 02일갈 데까지 가보자
오시마 나기사의 ‘감각의 제국’(1976),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 오렌지’(1971), 피에르 파솔리니의 ‘살로 소돔의 120일’(1975), 루이스 부뉴엘의 ‘비리디아나’(1961). 누군가로부터 “이 영화를 봤느냐, 어떻게…
201601272016년 01월 26일우리가 알아야 할 제국의 민낯
조지 패커의 ‘미국, 파티는 끝났다’의 원제는 ‘The Unwinding:an inner history of the new America’다. 말 그대로 ‘고삐 풀린, 미국의 이면사’다. 한국 출판사는 여기에 ‘불평등으로 쇠락해가는…
201601202016년 01월 18일큰 도둑은 사랑과 정의까지 훔친다
도척(盜·노나라 때 사람으로 9000여 명의 무리를 이끈 도둑)의 부하가 도척에게 물었다. “도둑질에도 길(道)이 있습니까.” “어디엔들 길이 없겠느냐. 방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맞히는 게 훌륭함(聖)이다.
201601132016년 01월 12일여행에 관한 거의 모든 것
다음 말에 동의한다면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로 시작하기 바란다. “이제 이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여행이 되어가고 있다. 여행이 없다면 과연 자본주의는 얼마나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저 수많은 도시들, 약속의 땅들…
201601062016년 01월 06일황폐해진 마음 밭에 물 주기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昏庸無道)’는 불안한 기운을 내뿜는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무도’는 도리가 무너진 야만의 상태를 가리킨다. 대통령은 연일 “역사의 심판”을 외치는데 사람들은 이 모든 게 “…
201512302015년 12월 29일사람이 무엇이기에 당신은 그 존재를 기억하십니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펴낸 두 권의 책은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반갑다. ‘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인간 내면의 위대함’을 찾아가게 만들고,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라는…
201512232015년 12월 22일경제학자들의 반성문
2015년 1월 3일 오전 8시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례학술대회 중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 관해 토론하는 세션에 수백 명의 사람이 몰렸다. 특히 자본주의 모순을 지적하며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부유세’ 도…
201512162015년 12월 15일부자기업 vs 가난한 가계가 만든 불평등의 나라
한쪽에선 분노를 다스리라 충고하고, 다른 한쪽에선 분노하라고 외친다. 프랑스 사회운동가스테판 에셀은 저서 ‘분노사회’에서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라며 자본의 폭력에 저항할 것을 호소해 프랑스 사회에 ‘분노 신드롬’을 일으켰다.…
201512092015년 12월 07일베틀남, 철든 사람, 슬로농부로 살아가기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은 ‘장인 : 현대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이란 책에서 “사물을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서는 눈이 아닌 손이 필요하다”고 했다. ‘catch’라는 영어 단어에는 ‘이해하다’는 의미가 있으며, 이해하다는 뜻으로 사…
201512022015년 12월 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