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1592년 3월, 교토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에 따라 전국에서 결집한 각 다이묘의 군대들로 시끌벅적 사람과 물자가 넘쳐나고, 장병의 활기와 살기가 번뜩였다. 3월 17일, 도쿠가와를 비롯해 다테, 마에다 등이 이끄는 군대가 거…
201609072016년 09월 02일싸다는 이유로 신포도를 먹지 마라
‘선택 과잉의 시대, 결정장애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위한 필독서’라는 책 광고 문구에 먼저 눈길이 갔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이런 경우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 음식을 남긴 채 계산하고 나…
201608312016년 08월 29일알면 보이고 모르면 지나치는
광복절 즈음해 출간된 다섯 권의 책을 집어 드는 마음이 무겁다. 그 안에 담긴 눈물과 질책과 반성이 우리를 불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외교사료로 보는 한일관계 70년’이란 부제가 붙은 이동준 일본 기타큐슈대 국제관계학과 부교수의 책…
201608242016년 08월 19일진짜 공부가 뭔데?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공부의 시대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유시민의 공감필법/ 정혜신의 사람…
201608172016년 08월 12일리더라면 제갈량처럼
유비가 신야에 주둔하고 있었다. 제갈량의 친구 서서는 신야로 가 유비를 만났다. 유비가 이름 없는 자신을 선비로 깍듯이 대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움직인 서서는 제갈량을 추천했다. “제갈공명은 누워 있는 용이라 불립니다. 장군께서는…
201608102016년 08월 05일똑똑한 기계들의 세상
“컴퓨터는 많이 가르칠수록 당신에게 더 봉사하거나 당신을 더 조종한다.” 페드로 도밍고스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교수의 전문 분야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다. ‘머신러닝’이란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기계에 일일…
201608032016년 07월 29일패자부활전이 사라진 사회
“소득격차가 커지고 소득격차는 자산의 불평등으로 연결된다.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은 다시 수도권과 비수도권,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으로 나뉘는 주거공간의 분리와 자가소유, 전세, 월세 등 주거형태 불평등의 심화로 이어진다. 소득, 자…
201607272016년 07월 25일불완전하기에 인간이다
모델 같은 몸매에 흠잡을 데 하나 없는 미인이 죽을 것 같은 공허감을 호소하며 정신과를 찾았다. 그는 대기업 임원으로 지난 11년간 주중에는 하루 평균 13시간씩 회사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침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주치의가 병가를 …
201607202016년 07월 19일‘옛날 옛적에 갓날 갓적에’
‘검은 곰은 박(해)의 각시, 하늘 가시나/ 박과 곰이 짝지어 푸른 하늘(한날) 낳았다.// 다(따, 땅)라는 딸도 낳았고,/ 그 딸은 밤을 밝히는 다의 알, 달을 낳았다./ 우리 할배의 할배, 할매의 할매들이 붙인 이름 참 멋있다…
201607132016년 07월 12일딥 임팩트와 인류의 미래
밝은 천체가 하늘에서 질주해 오더니 강렬한 빛을 발하면서 폭발한다. 강한 압력으로 곳곳에서 유리창이 깨지고 건물이 흔들린다. 영화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다. 2013년 2월 15일 우랄 산맥 남쪽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직경 20m가량의…
201607062016년 07월 04일불타는 지구의 경고
“당신들은 내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협상만 하고 있습니다.”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캐나다 대학생 안잘리 아파두라이가 각국 대표를 향해 한 말이다. 그럼 되짚어보자…
201606292016년 06월 27일아버지 자취를 따라간 두 아들의 기록
둘 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한 사람은 평양에서 생을 마쳤고, 다른 한 사람은 먼 길을 돌아 서울에 묻혔다. 한 사람은 한국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이고, 다른 한 사람은 평범한 가장으로 살다 남보다 조금 일찍 세상을 떠난 우리 이웃 …
201606222016년 06월 20일우리가 몰랐던 트럼프
거래의 기술도널드 트럼프 지음/ 이재호 옮김/ 살림/ 448쪽/ 2만2000원지금 미국 대통령선거(대선) 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1987년 마흔한 살에 출간한 회고록 ‘거래의 기술’은 이렇게 시작한다.…
201606152016년 06월 13일행복하니까 회사다
2000년대 초 부산에서 배를 타고 출발해 일본 규슈 지역을 닷새간 돌고 오는 여행상품이 단돈 29만9000원에 나왔다. 일본 패키지 여행이 대부분 80만~90만 원 하던 시절이었으니 젊은 고객들은 환호했다. 이어 직장인 사이에서 …
201606082016년 06월 07일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가난한 정혼자 이수일과 은행가의 아들 김중배 사이에서 갈등하던 심순애는 결국 가족의 권유와 돈에 굴복해 김중배와 결혼한다. 한편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지 못한 굴욕감에 몸부림치는 남자 이수일은 이렇게 절규한다. “순애야, 이년, 순애…
201606012016년 05월 30일어리석음의 비축과 공포의 균형
“2개의 원자폭탄은 작은 태양처럼 사나웠고, 신(神)의 지위에서 추락한 천황은 항복할 수밖에 없는 구실을 찾아냈다. 전쟁은 끝났다. 전쟁이 다시 일어날 거라고 상상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수소폭탄 만들기’의 저자 리처드 로즈는 …
201605252016년 05월 23일미국의 창조는 인류 최대의 모험
“미합중국의 창조는 인류 최대의 모험이다. 미국인 자신들과 인류 모두에게 이처럼 커다란 교훈을 간직한 나라의 역사는 없다.” 영국 석학이자 역사가인 폴 존슨은 전 2권, 총 1664쪽에 이르는 방대한 ‘미국인의 역사’의 서두를 이렇…
201605182016년 05월 18일내려가기는 쉽지만 올라가기는 어렵다
보고 싶지 않은데 봐야 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일들이 있다. 미우라 아츠시의 보고서 ‘격차고정’이 그린 일본 사회의 모습이다. 저자는 1999년 ‘컬처스터디연구소’를 설립해 일본의 소비·도시·문화를 연구해오다 …
201605112016년 05월 10일파충류 뇌가 늘 승리한다
‘종의 진화부터 평생의 발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늘 상향 이동을 한다.’ ‘컬처 코드’의 저자 클로테르 라파이유가 문화 코드에 생물학을 결합한 새로운 관점의 ‘상향 이동(Move Up)’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왜 그들이 이기는가’…
201605042016년 05월 03일서화에 숨겨둔 추사의 속마음
“온종일 먼지 구덩이를 헤집고 다닌 듯한 고양이 한 마리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앉아 있다. (중략) 방금 쥐라도 한 마리 잡아먹었는지 주둥이엔 얼룩이 남아 있고, 천천히 흔들고 있는 꼬리 끝에선 절제된 힘이 느껴지는 것이 만만히 볼 …
201604272016년 04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