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을 불러내는 내공
복학생 시절 함께 언론사 입사 준비를 하다 뜻을 못 이룬 친구들은 지금도 저를 부러워합니다. “기자는 읽고 쓰는 게 직업이니 얼마나 좋겠냐”고요.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 그럭저럭 자위합니다. 그런데 기자들이 무척 부러워하는 …
200812302008년 12월 22일남자가 화장할 때
후배 여기자가 제 생일을 기억하고 선물을 건넸습니다. 예쁜 포장지를 조심스레 벗겨내곤 깜짝 놀랐습니다. 검은색 벨벳 주머니에 거울 달린 케이스가 들어 있고, 그 안엔 오일 티슈 묶음이 꽂혀 있었습니다. 예, 여성들이 번들거리는 얼굴…
200812232008년 12월 16일악몽과 맞서는 방법
1년에 한두 번은 군대를 갑니다. 서너 번은 대입 수험생이 됩니다. 아주 가끔은 겹치기도 합니다. 내무반 침상에서 시험공부를 합니다, 허걱. 꿈 얘깁니다. 대한민국 남자에겐 2중의 악몽입니다. 군대 간 게 22년 전, 대학 간 게 …
200812162008년 12월 08일일기장을 바꾸며
눈 밝은 독자분이라면 이미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만, ‘주간동아’ 사이트 하단에는 ‘주간동아 사람들’이란 코너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주간동아를 만드는 모든 이들의 면면과 생각을 소개한 것이지요. 올해 1월 저는 거기에 이렇게 적었더…
200812092008년 12월 01일낙엽 지듯 사람도 지고
며칠 전 아침, 샛노란 은행잎 하나가 파르르 떨며 운전석과 조수석 중간쯤의 차창으로 몸을 던져왔습니다. 북아현동에서 제 차에 ‘무단승차’한 그 작디작은 녀석 덕분에, 이것저것 신경 쓸 거리가 많아 늘 꿀꿀하던 출근길이 그날은 왠지 …
200812022008년 11월 25일돈지랄 세상
“내가 노력해서 성취를 이뤘지만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은 사회에 공헌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이다. 내 재산을 사회에 기부해 사회의 진보와 복지에 기여하려고 한다. 너희가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할 것을 희망한다.”자…
200811252008년 11월 20일오바마는 몇 단계?
지난 주말 ‘대한민국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왠지 몸도 찌뿌듯하고 바람마저 차서 나들이할 생각이 나지 않던 참이라 아예 침대에 배 깔고 책장을 뒤적거린 것이지요.20년 넘게 방송기자로 일했고, 지금도 MBC …
200811182008년 11월 10일진짜 센 놈
“누가 봐도 좋은 기회란 건 말입니다, 말 그대로 누가 봤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절대 아닙니다.”지난해 초 인기리에 방영된 MBC TV 메디컬 드라마 ‘하얀 거탑’에 나오는 대사 중 일부입니다. 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저까지…
200811112008년 11월 03일달달한 인생
“‘달콤한 인생’이라는 한국 영화를 보고 주인공이 멋있다고 생각해 범행도구를 준비했다.”일명 ‘강남 논현동 고시원 흉기난동·방화사건’의 피의자 정모 씨가 경찰 조사에서 털어놨다는 진술의 일부입니다. 회칼, 과도, 가스총, 권총 모양…
200811042008년 10월 27일‘公私다亡’한 계절
요즘 뉴스 접하기 참 두렵습니다. 불황의 끝이 어디쯤일지조차 불투명한데, 잇따라 들려오는 자살 소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 아름다운 계절과 무관하게 한껏 움츠러들게 합니다. 때 이른 ‘찬바람’의 진원지가 비단 이뿐일까요?지난해 5월 …
200810282008년 10월 20일악글≒악플
‘(이런 기사를 쓰는 기자는) 다시는 키보드 못 두들기게 손가락을 부××려야 한다.’지난해 12월 초, 국내 의사 면허제도의 맹점을 지적하는 기획기사를 쓴 일이 있습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이 기사에 대한 일부 의사들의 항의 전화…
200810212008년 10월 15일“독해~!”
가끔 월드컵공원 옆 마포농수산물도매시장에 갑니다. 철 따라 선보이는 별미 수산물 맛보기를 즐기는 저에겐 삶의 치열함이 고스란히 전해오는 시장 구경도 그렇거니와,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나눌 먹을거리를 흥정하며 구입하는 행위 자체가 소…
200810142008년 10월 06일핑! 퐁!
공포증(恐怖症)이란 게 있습니다. 영어로는 ‘포비아(phobia)’라고 하지요. 어떤 대상에 대한 두려운 감정, 곧 공포가 강박적 성향을 보이면서 때로 신체적 이상반응까지 일으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는 …
200810072008년 09월 29일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옛말 아시죠?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는 뜻.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중국 한나라 원제의 후궁이 됐으나 궁중화가가 실제 용모와 딴판으로 아름답지 않게 그린 거짓 초상화를 곧이곧대로 믿은 원제의 어…
200809302008년 09월 22일불감(不感)의 마음으로
값 3000원. 돌돌 말아 한 손에 쥐기에 딱 좋은 양감(量感). 책장을 펼치면 이것저것 볼 게 많은 듯한데, 때론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출퇴근길 혹은 근무시간 짬짬이 뭐 특별한 것 없나 무심히 살펴보다가도, “이거 …
200809162008년 09월 08일우생순? 우생순!
‘우생순.’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세계적인 명승부를 펼쳤던 한국 여자핸드볼 선수단의 감동적 실화를 소재로 하여 올해 초 개봉된, 임순례 감독의 영화 제목임은 익히 아시겠지요.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우리 여자핸드볼 팀이…
200809092008년 09월 01일‘망각의 달인’, 국회 가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달인을 만나다’의 ‘주간동아’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무려 81일 동안 갈 곳을 잃고 헤매는 ‘망각’ 18대 국회의원(이하 의원)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주간동아 : 선생님, 반갑습니다. 의원 : 반갑습니다.…
200809022008년 08월 25일죄와 벌
“금메달을 따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합니다.”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 권총 50m에서 은메달을 땄던 진종오 선수가 8월9일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공기권총 10m에서 은메달에 머문 뒤 한 말입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해…
200808262008년 08월 18일하악하악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꺾일 줄 모르는 흥행 기세가 대단합니다. 193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웨스턴 장르를 결합한 액션 활극 ‘놈놈놈’은 관객 수 475만명을 동원, 7월 한 달간 박스오피스 1위를…
200808192008년 08월 11일화투의 교훈
이번 호 기사 가운데 흥미로운 것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임신 스트레스를 줄이려 남매 쌍둥이를 한 번에 낳고 싶어하는 ‘모던 맘’들의 얘깁니다. 7월에 쌍둥이 남매를 얻은 할리우드 스타 앤절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커플의 영향 탓일…
200808122008년 08월 0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