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치 영화들’과 삼류 페미니즘
한국영화 세 편을 ‘의무감으로’ 보았다. ‘서편제’ 이후 처음이었다. ‘엽기적인 그녀’ ‘봄날은 간다’ ‘조폭 마누라’. ‘봄날은 간다’를 빼놓고는 결코 보고 싶지 않았지만, 건국 이후 최고 흥행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한국영화의 실…
200110252005년 01월 03일의혹과 음모의 엘리베이터
중학교 1학년 조카가 부탁해 왔다. 논술 숙제를 도와달라는 거였다. 제목은 ‘우리 사회에서 신뢰가 사라지는 까닭’.한동안 멍한 심정이 되었다. 중1 학생의 논술 숙제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주제라서가 아니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
200110182004년 12월 30일존 매클레인 형사여, ‘신냉전’은 제발…
새벽으로 향하는 늦은 시간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뉴욕에 사는 그 친구는 울고 있었다. “많은 친구가 죽었다”고 했다. 적당한 위로의 말을 찾기 힘들어 곤혹스러웠다.이런 때 적절한 위로의 단어는 무엇일까? CNN 화면을 통해 밤…
200110042004년 12월 28일의원회관에 울려 퍼지는 ‘네 박자’
해마다 9월 정기국회 시즌이 되면 국회 의원회관이나 맞은편 도서관 등은 연말까지 하루 걸러 꼴로 북새통을 이룬다. 의원들의 후원회 때문이다.금배지의 무게는 철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무게가 제일 무거워지는 정기국회 시즌에, 경비가…
200112272004년 12월 14일BB와 FIFA 그리고 문화제국주의
따뜻한 가족의 보살핌도 기대하기 어렵고, 젊고 화려한 시절의 미모만 기억하는 대중에게 쭈글쭈글하게 늙은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싫은, 그래서 고집과 편견만 더 성하게 된 프랑스 할머니에게 개는 참으로 소중한 존재일 터다. 특히 BB(…
200112202004년 12월 10일‘비틀즈’ 부모들의 교육방법
조지 해리슨이 죽었다. 향년 58세. 존 레논은 지난 1980년 저 세상으로 먼저 갔고, 이제 비틀즈 멤버 가운데 살아 있는 사람은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뿐이다. 더블린 방문중 부음을 접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버티(아일랜드…
200112132004년 12월 02일‘2002 서울’의 비전은 무엇인가
뉴욕은 건재하며 성업중이다.”지난 11월6일 제108대 뉴욕시장에 당선된 마이크 R. 블룸버그(59)는 이렇게 선언했다. 이에 대해 ‘뉴스위크’지는 “시장직을 뉴욕식으로 쟁취한, 즉 무려 7000만 달러의 개인 돈을 들여 ‘사들인’…
200112062004년 11월 25일‘유리의 성’에 살고 있네
그는 사람이다. 그는 주차장에 지어진,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12평짜리 세트에서 먹고, 자며, 배설하고, 생각한다. 그는 사생활이 없다. 그의 이름은 김한석. 그는 개그맨이다.개그맨 김한석은 10월26일부터 서울…
200111292004년 11월 24일‘책맹세대’와 이해찬씨에 대한 변명
민주당 유재건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요즘 책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동료 의원 273명에게 나눠주는 책이다. 유의원이 당파에 상관없이 동료 의원에게 책을 나눠주는 것은 10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10월에는 ‘부패한 사회…
200111222004년 11월 23일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치웠을까
작가 박완서의 유년기를 담은 자전적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는 뒷간에서 떡을 빚는 도깨비 얘기가 나온다. ‘코가 막혀서 냄새를 못 맡는 도깨비가 뒷간에서 밤새도록 똥으로 조찰떡(조차떡)을 빚는다고 했다….’ 그러…
200111152004년 11월 19일호치민(胡志明)의 목민심서
꼭 1년 전 일이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몇몇 사기꾼이 “그린벨트 지정을 해제해 전매차익을 얻게 해주겠다”며 7억원을 가로챈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사기꾼 가운데 한 명은 ‘하의건설 대표’라고 찍힌 명함을 갖고 “대통령의 8촌 동생으…
200111082004년 11월 18일‘IT 백화점’의 떡볶이
레밍(lemming·학명 lemus)이라는 이름의 동물이 있다. 설치류 쥐과의 포유류다.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툰드라나 황야에 서식하는 이 쥐들은 수년마다 크게 증식하여 이동하므로 ‘나그네쥐’라고도 불린다. 레밍은 우두머리를 …
200111012004년 11월 16일“후손에게 빌린 땅 한 평씩 사시오”
영국에서 사유지를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라는 공익단체다. ‘내셔널트러스트’는 영국 전체 토지의 무려 1.5%인 약 27만ha를 소유하고 있다. 이중 3분의 1은 호수가 많은 지역…
200202142004년 11월 15일왜 모두들 불륜을 꿈꾸는가
일본의 시사주간지 ‘아에라’ 최근호는 30대 전후 여성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섹스 행태 설문조사를 보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복수의 섹스 파트너를 갖는 일에 대해 그 자신이 ‘가능하다’ 48%, ‘가능하지 않다’가 52%. 여성…
200202072004년 11월 11일그들의 ‘쇼와 시대’, 우리들의 ‘쇼와 시대’
마법과 주술의 팬터지에다 온갖 테크노의 현란한 볼거리로 채워진 ‘어드벤처 로망’이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는데 한가하게 ‘반딧불이’라니…. 이 고색창연하고 고답적인 오브제로 누선(淚線) 자극이라는 고지식한 전략을 택한 영화가 과연 살아…
200201312004년 11월 10일노추(老醜)는 이제 그만…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 총재(JP), 김영삼 전 대통령(YS), 전두환 전 대통령의 생일은 공교롭게도 모두 1월이다. 한반도 남쪽의 서로 다른 지역에서 제각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패주’(覇主) 네 사람이 모두 1월생이…
200201242004년 11월 09일VIP 달력을 아십니까
소비 문화의 수준이 업그레이드되면서 달력도 이제는 어엿한 문화상품이 됐다. 날짜가 하루 지나갈 때마다 한 장씩 뜯어 모아놓았다가 화장실 휴지로 대용하던 두루마리 달력이나, 안방 벽에 밥풀로 아예 붙여놓았던 한 장짜리 달력(이런 달력…
200201172004년 11월 05일日 황실의 뿌리, 그리고 돌고 도는 역사
일본사를 공부하다 보면 역사적으로 유명한 몇 개의 전투가 등장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쓰(德川家康)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파를 꺾고 천하의 지배자가 된 ‘미노(美濃)의 세키가하라(關が原) 전투’(1600년), 고대 천황제 국가에…
200201102004년 11월 04일‘서푼짜리 샐러리맨’의 새해 넋두리
호주 출신의 세계적 언론재벌 ‘뉴스 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은 올해(2001년) 고희(70세)를 맞았다. ‘뉴스 코퍼레이션’은 아시아의 STAR-TV, 유럽의 Sky-TV를 손에 넣은 데 이어, 얼마 전까지 미국 최대 위성방…
200201032004년 11월 02일‘펜트하우스’에 대한 몇 가지 단상
그대 소년 시절의 ‘음습하고 비밀스러운 기억’으로 무엇이 먼저 떠오르는가. 그대와 친구들을 한군데로 묶어 무엇인가 어른스러운 비밀을 공유하는 동지와 결사(結社)의 막연한 느낌을 갖게 만든 매개가 무엇이었던가. 기자의 중학교 시절 급…
200204252004년 11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