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우리 사진 한 장 찍자!”
1989년 전성기를 맞은 허브 리츠의 스튜디오는 여성 모델들의 아지트였다. 리츠는 여느 때처럼 스튜디오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모델들을 불러 모아 옷을 벗게 했다. 스테퍼니 시모어, 신디 크로퍼드, 크리스티 털링턴, 타탸나 파티츠, 나오미 캠벨 등 당대 최고 모델들이 스스럼없이 옷을 벗고 맨바닥에 앉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부유한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난 허버트 리츠 주니어(1952~2002)는 이웃이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 스티브 매퀸일 만큼 할리우드와 친숙했다. 바드대에서 경제학과 미술학을 전공하고 아버지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여행 중 사막의 한 주유소에서 친구를 찍은 사진 덕분이었다. 이 사진이 주요 패션 매거진에 실린 이후 리츠는 할리우드의 대표적 인물사진 작가가 됐고, 그 친구는 섹시한 남자배우 리처드 기어로 이름을 날렸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마돈나를 춤추게 한 허브릿츠’ 사진전에서는 그의 흑백사진 100점과 함께 뮤직비디오, 광고 영상, 영화 포스터 등이 공개된다. 데이비드 보위, 잭 니컬슨, 마이클 잭슨, 마돈나 등 1970~80년대 스타들의 모습을 담은 ‘할리우드 시대’, 당대 슈퍼모델들과 작업한 ‘패션’, 그리스 조각상을 연상케 하는 인간의 몸을 담은 ‘누드’ 등 3개 섹션으로 진행된다.
‘마돈나를 춤추게 한 허브릿츠’
기간 2월 5일~5월 2일
장소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