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가 늘면서 장례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GettyImages]
저출산과 고령화, 1인 가구 확대 등으로 아이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KB금융그룹의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은 1448만 명으로,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셈이다.
펫코노미 시장도 커졌다. 기존 사료나 펫 용품 중심에서 이제는 펫 유치원, 펫 여행, 펫 정보기술(IT) 결합 상품, 펫 장례 서비스까지 저변이 넓어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산업 규모가 2027년 6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7월부터 친환경적 수분해장 가능
반려동물은 대부분 사람보다 수명이 짧다. 그러다 보니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고 키우다 보면 반드시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동물보호법과 폐기물관리법 등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동물병원에서 죽은 경우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동물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하거나 폐기물처리업자 또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운영자 등이 위탁 처리하게 된다. 반려동물 소유자가 원할 경우에는 사체를 인도받아 동물장묘업자가 설치·운영하는 동물장묘시설에서 처리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동물병원 이외 장소에서 죽었다면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해당 지방자치단체 조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생활쓰레기봉투 등에 넣어 배출하거나, 동물장묘업 등록을 한 사람이 설치·운영하는 동물장묘시설에 위탁해 화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함께 산 가족을 폐기물로 버리고 싶지 않은 이들이 동물 장례식장을 많이 찾는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화장한 뒤 유골함에 담아 집 또는 납골당에 안치하거나 수목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특수 처리를 통해 보석처럼 스톤 형태로 만들어 보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화장보다 유골 많이 나와
죽은 반려동물을 그냥 버리고 싶지 않은 이가 동물 장례식장을 주로 찾는다. [GettyImages]
처리 과정에서 별도의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화장의 4분의 1, 매장의 6분의 1로 적은 게 특징이다. 수분해장이 완료되면 폐수는 비료로 쓰거나 하수도로 흘려보낼 수 있으며 남은 뼈는 분쇄해 유골함에 담는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한 유골은 뼈에서 나온 미네랄과 관이나 의복, 시신 처리 과정에서 혼합된 모든 재를 포함한 것이고, 수분해장한 유골은 뼈에서 나온 미네랄만 남은 상태”라면서 “화장할 때 나온 재는 탄소 변색으로 회색이 많지만 수분해장한 유골 색상은 흰색에서 황갈색으로 다양하고 화장보다 20~30% 더 많은 유골이 반환된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다면 허가받은 장례식장을 찾는 게 좋다. 동물보호 업무 전반을 통합 관리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동물장묘업 업체는 총 66곳이다. 장례만 치르는 곳도 있고 장례와 화장, 봉안까지 모두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승인을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 한국동물장례협회가 운영하는 e동물장례정보포털에서 동물장묘업 등록 업체 중 ‘화장/건조/수분해’ 허가를 받은 ‘합법 장례식장’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