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BTS 멤버 진이 입대하는 현장에는 많은 팬과 멤버 전원이 모여 환송했다. [뉴스1, 방탄소년단 트위터]
그 한켠에선 복무 중 위문공연 등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들이 화제가 되는 일도 늘었다. 아이돌이 짧은 머리와 군복 차림으로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광경은 분명 이색적이고 인상적이다. 팬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모습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특히 그것이 군의 외부 기획 공연이라면 일반 대중도 관람할 수 있다. 장병 아티스트의 재능과 티켓 파워가 곧잘 보훈적인 주제와 결합하면서 적잖은 수의 창작 뮤지컬 등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장병 아티스트 처우 고민 필요
궁금해진다. 사회에서 정상급 대우를 받아온 스타들에게 과연 합당한 경제적 보상이 군대에서 주어지고 있을까. 국익을 위한다는 ‘열정페이’나, 명령이니 따른다는 ‘명령페이’는 아닐까. 아티스트로서의 수명과 직결되는 신체적·정신적 건강 유지가 보장되고 있을까. 최상의 퍼포먼스에 적합한 여건일까. 군대에서 작품과 주제, 퍼포먼스에 관한 아티스트로서 자기결정권은 어느 정도 보장될까. 군대 특성상 모든 걸 밝혀주길 기대할 수는 없지만, 투명하게 공개된 내용은 부족하기만 하다. 특히 2013년 연예병사제도 폐지 이후 일반 현역병으로 입영한 이들이 편제 밖에서 수행하는 임무이다 보니 더 많은 의문을 낳는다.물론 장병 아티스트들의 공연 활동이 국익에 봉사하는 기회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별로 없다. 아티스트들도 복무하면서 무대에 서고 관객을 만나는 기쁨이 컸다고 증언하기도 하고, 팬들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이런 기회들이 병역 환경의 지속적인 변화와 함께 케이팝 산업에서 ‘군백기’가 가지는 위험을 긍정적 방향으로 낮춰왔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국익에 봉사하는 훌륭한 취지의 공연이라 해도 엄밀히 말해 복무 중인 장병이 출연해야만 하는 논리적 정합성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추정컨대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투입할 수 있는 병력이 그곳에 있다는 것 외에는 말이다.
10월 국방부는 BTS가 복무 중 국익·공익 차원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것이 어떤 활동과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겠다. 다만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국익을 위한 공연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적어도 그 순간 이들은 ‘병력’보다 ‘아티스트’여야 함이 옳다. 단지 그들의 인기를 손쉽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익에 봉사하는 기쁨과 봉사를 제공받는 기쁨이 공존하는 현장이어야 한다. BTS의 복무에 세계적으로 대단한 관심이 쏠리는 지금, 장병 아티스트의 처우에 관한 제반사항이 정비되고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어떨까. 국군이 케이팝과 접점에서 이미지를 개선한다면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