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카카오IX]
카카오뱅크의 라이언 캐릭터 체크카드. [구희언 기자]
카카오프렌즈 서울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3층의 디저트 카페 ‘콰르텟 강남’에서는 라이언의 얼굴을 본뜬 라이언 에그번을 판다. 일명 ‘라이언 빵’으로 불리는 이 제품과 라이언 얼굴이 그려진 식빵은 오전이면 판매가 끝날 정도로 인기다.
카카오프렌즈의 아이돌급 인기
라이언은 ‘카카오뱅크 은행장’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프렌즈의 네 캐릭터(어피치·무지·라이언·콘)가 그려진 체크카드를 출시했는데, 특히 라이언 캐릭터 체크카드 발급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때문에 “라이언 말고 다른 캐릭터로 체크카드를 신청하면 좀 더 빨리 받을 수 있다”는 꿀팁 아닌 꿀팁까지 누리꾼 사이에서 돌았다.카카오뱅크에 따르면 7월 기준으로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는 전체 계좌 개설 고객의 약 78%인 500만 명이 신청했는데, 이 중 가장 많이 발급된 건 ‘라이언’(49.1%)이다. 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라 연회비 부담이 없고, 카드 디자인이 귀여워 쓰지 않더라도 발급받은 고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카드 모으듯, 체크카드를 일종의 ‘카카오프렌즈 굿즈’로 여기고 소장하려는 소비자도 있다는 이야기다.
카카오IX 관계자는 “처음 라이언이 나왔을 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글로벌시장까지 보면 라이언과 어피치가 동등하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표정이 없는 라이언은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조력자 역할도 해주는 형이나 오빠 같은 이미지다. 반면 어피치는 항상 웃고 있고 제스처도 귀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기 케이팝(K-pop) 그룹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카카오프렌즈를 올리면 팬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숍에 들러 제품을 잔뜩 사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카카오프렌즈숍과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만 만나볼 수 있던, 요즘말로 ‘귀염 뽀짝’한 이 친구들은 많은 기업의 줄기찬 러브콜 덕에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의 ‘더페이스샵×리틀프렌즈 홀리데이 에디션’. [카카오프렌즈 공식 인스타그램]
국민적 호감 이미지가 매력적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볶음면’(왼쪽)과 ‘까르보불닭볶음면 어피치 에디션’. [카카오프렌즈 공식 인스타그램]
서울우유의 신제품 ‘서울우유×카카오프렌즈 치즈큐빅’ 3종. [서울우유치즈 인스타그램]
업계 관계자는 “스테디셀러일수록 셀링 포인트가 부족한데, 그럴 때 인기 캐릭터나 연예인과 컬래버레이션을 하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효과적일뿐더러, 새롭게 홍보할 수 있는 포인트도 된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의 ‘맥심×카카오프렌즈 스페셜 패키지’. [뉴시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8월 카카오IX와 브랜드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1년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제품 패키지 라벨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출시 20주년을 맞은 제주삼다수의 경우 10월부터 330㎖와 1ℓ 제품을 출시하고 라이언과 무지, 프로도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벨이 붙은 패키지를 시즌마다 내놓기로 했다.
협업 자체가 새로운 셀링 포인트로
SPC삼립 ‘빚은’의 ‘떡하니 합격 선물세트’(왼쪽), 롯데제과의 카카오 프렌즈 한정판 빼빼로. [카카오프렌즈 공식 인스타그램, 뉴시스]
롯데제과도 올해 빼빼로데이(11월 11일)에 맞춰 카카오프렌즈를 모델로 내세웠다. 1983년 제품 출시 이래 빼빼로 광고에서 사람이 아닌 캐릭터가 모델을 맡은 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1020 소비자 사이에서 카카오프렌즈가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광고모델로 낙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악성팬, 사생팬 없는 국산 캐릭터계의 아이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