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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상급식 중단 홍준표의 승부수 자충수되나?

문재인과 맞짱토론 후 여권 차기주자 빅3 진입 … 美 출장 중 ‘부부동반 골프’ 악재로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무상급식 중단 홍준표의 승부수 자충수되나?

무상급식 중단 홍준표의 승부수 자충수되나?

3월 18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경남도의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논의했지만 ‘불통’만 확인한 채 끝났다.

2015년 3월 ‘문제적 정치인’을 꼽는다면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빼놓을 수 없다. 홍 지사는 3월 한 달 동안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홍준표’를 입력하면 연관검색어로 ‘무상급식 중단’ ‘골프’ ‘지지율’ 등이 떠오른다.

‘무상급식 중단’ 이슈는 홍 지사를 핫한 전국적 정치인으로 끌어올렸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월 18일 경남도청을 직접 찾아 홍 지사와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인 것을 계기로 홍 지사는 16개 광역단체장 중 한 명에서 일약 제1야당 대표이자 차기 대통령선거(대선)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유력 차기주자와 맞설 여권 대항마로 떠올랐다.

대선 여론조사에도 문재인-홍준표 맞짱토론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3월 16일부터 20일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홍 지사 지지율은 6.0%로 전주에 비해 0.3%p 상승했다. 눈여겨볼 점은 그가 8위에서 6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는 것이다.

차기주자 6위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7위)과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8위), 남경필 경기도지사(10위)보다 지지율에서 앞섰다는 점 외에도 여권 차기주자 가운데 빅3 반열에 올랐다는 점에서다. 지지율 6위는 여야 주자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이를 여야로 구분해보면 여권 차기주자 가운데 홍 지사보다 지지율이 앞선 이는 김무성 당대표(2위)와 이완구 국무총리(4위)뿐이다.

같은 조사 다른 결과



그러나 홍 지사는 미국 출장 중 일과시간에 부부가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써 쌓아올린 차기주자 이미지에 스스로 먹칠을 했다. 홍 지사 부부는 3월 20일 재미교포인 주모 경남도 해외통상자문관, 주 자문관의 동서와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지사 비서실은 3월 23일 “홍 지사가 ‘이번 일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와 유감’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당사자가 홍 지사 자신이라는 점에서 조롱을 자초한 꼴이 됐다.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하며 홍 지사는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지,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의 이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미국은 일하러 가는 곳이지, 골프 치러 가는 곳이 아니다’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홍 지사가 ‘무상급식 중단’ 카드로 전국적인 주목을 끌기는 했지만, 정작 그의 핵심 지지기반이라 할 수 있는 경남에서의 지지율은 크게 취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리서치 전문업체 한국갤럽은 3월 17~19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Random Digit Dialing·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홍 지사가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저소득층 교육사업 지원에 나선 것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그 결과 ‘잘했다’는 응답이 49%로 ‘잘못했다’는 응답 37%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로만 보면 홍 지사의 선택에 다수 국민이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전국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 가운데 지역별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부산·울산·경남 등 이른바 PK지역에서는 ‘잘한 일’(43%)이란 응답과 ‘잘못한 일’(41%)이란 응답 사이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세대별로도 취학 자녀를 둔 30대에서는 ‘잘못했다’는 응답자가 59%로 ‘잘했다’는 응답자(2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40대에서도 ‘잘못했다’(46%)는 응답이 ‘잘했다’(41%)는 응답보다 더 많았다.

한국갤럽은 무상급식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최근 경남도지사는 교육청에 제공하던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기존 무상급식 예산 640억 원을 저소득층 교육사업 지원에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귀하는 이에 대해 잘한 일로 보십니까, 잘못한 일로 보십니까’라고 물었다. 즉 ‘무상급식 예산 중단’과 ‘저소득층 교육사업 지원’을 한데 묶어 그에 대한 잘잘못을 물었다.

그러나 같은 질문을 둘로 나눠 경남도민을 대상으로 3월 14~15일 RDD 방식을 이용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 조사 결과와 크게 달랐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리얼미터는 경남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경상남도가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이 설문에 응답한 경남도민의 59.7%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잘한 결정’이라는 응답은 32.0%에 그쳤다. 8.3%는 ‘잘 모름’이라고 답했다.

경남도민 60% ‘무상급식 중단은 잘못’

무상급식 중단 홍준표의 승부수 자충수되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기자들에게 무상급식 등 현안에 관한 소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어 ‘경상남도는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한 예산으로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는 ‘무상급식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은 교육청과 협의해서 추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60%로 ‘무상급식 예산을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에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응답 33%보다 월등히 높았다.

전 국민 1002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갤럽 조사와 경남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미터 조사는 조사 대상과 문항, 조사 방법 등의 차이로 단순 비교가 힘들다. 다만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조사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리얼미터가 경남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상급식 중단’ 관련 여론조사에서 도민 10명 가운데 6명 가까이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한 셈인데, 이는 앞으로 경남도정을 이끌어가야 할 홍 지사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여권 한 인사는 “홍 지사가 ‘무상급식 중단’과 ‘서민 교육지원’을 전국적 이슈로 만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잠시 반짝하는 이슈에 그치지 않고 ‘홍준표 브랜드’로 굳히려면 경남도 외에 다른 광역단체에서도 ‘무상급식 중단’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3월 25일자 사설에서 ‘강남 좌파가 입으로는 ‘사회적 약자’와 ‘평등’을 외치면서 자신들이 누릴 것은 다 누려 비판받듯이 홍 지사는 웰빙 우파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 홀로 톡톡 튀는 홍 지사를 일컫는 별칭 가운데 하나가 ‘도코다이’다. 무상급식 중단으로 뜬 홍 지사가 전국적 차기주자로 승승장구할지, 아니면 독고다이(獨孤die)할지 기로에 선 모습이다. 미국 출장 중 골프 논란은 그가 추진하는 정책에 찬성하는 시선보다 그가 누굴 만나 무엇을 하는지 감시하는 눈이 더 많다는 방증이다.



주간동아 2015.03.30 981호 (p16~17)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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