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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아시아 신흥국 관광객이 몰려온다

관광객 2000만 명 넘으면 생산 유발 효과 117조…다시 오게 하는 게 관건

  •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dm100@hri.co.kr

아시아 신흥국 관광객이 몰려온다

아시아 신흥국 관광객이 몰려온다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화장품 매장 수가 8년 만에 5배로 늘어났다. 1월 6일 오후 명동예술극장 근처 화장품 거리를 관광객과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명동, 동대문, 강남 등 서울 시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마주하는 것이 익숙한 일이 됐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최근 5년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면서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420만 명으로 2013년 1217만 명 대비 약 16.6% 증가했다(그래프1 참조). 관광시장이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의 증가는 아시아 지역, 그중에서도 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이 견인차 노릇을 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아시아 선진국인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에서 오는 관광객이 전체 방한(訪韓)객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이들 규모가 300만~400만 명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쳐 전체 방한 관광객 대비 비중은 2005년 50.5%에서 2014년 25.9%까지 하락했다. 반면 중국,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 18개국에서 오는 관광객 수는 2005년 140만 명에서 2014년 약 800만 명 규모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전체 방한 관광객 대비 신흥국 관광객의 비중은 56.5%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그래프2 참조).

아시아 신흥국은 41억 명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 규모와 높은 경제 성장 추세로 향후에도 해외관광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2014년 세계 인구를 약 72억 명, 아시아 인구를 43억 명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중 아시아 신흥국의 비중은 57%에 달하는 41억 명.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 비율이다.

자동차 660만 대 수출과 맞먹어

더욱이 아시아 신흥국은 여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경제 성장 추세를 기반으로 소득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하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의 2014년 경제성장률은 약 6.5%(추정치)로,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은 물론 전체 신흥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편이다. 아시아 신흥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구매력평가지수 기준)은 2014년 약 9140달러로 2005년 4220달러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 소득 수준의 지속적인 향상이 해외관광 수요 급증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관광 산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할 때 외화 획득 효과가 크고 내수 증진이나 고용 창출 측면에서도 경제 기여도가 높다. 최근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 이후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시선이 관광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아시아 신흥국 관광객의 증가가 국내에 미칠 경제적 영향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셈이다.

현재 수준의 인구 증가나 소득 증대 추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2020년 아시아 신흥국 국민 중 해외관광을 위해 출국하는 규모는 5억8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2012년 국가별 방한 비율을 적용해 각국에서 1~8%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2020년 아시아 신흥국의 잠재적 방한 수요는 1500만 명 선까지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3년 약 600만 명이 방한한 것과 비교하면 7년 만에 900만 명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중국 관광객이 1000만 명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신흥국에서도 500만 명 안팎이 방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기타 신흥국 관광객 100만 명, 선진국 관광객 700만 명 안팎을 모두 합치면 2020년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적 총 관광 수요는 2300만 명에 달한다. 물론 이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 성장과 소득 증대가 현재 추세를 유지한다는 가정을 기반으로 한 것이지만, 관광객 수가 이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늘어날 경우 2013년 대비 85조9000억 원이 증가한 117조2000억 원 안팎의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자동차 약 660만 대를 판매한 것과 유사한 수준의 효과. 부가가치 유발액은 2013년에 비해 40조 원 증가한 54조5000억 원에 이르게 돼 2020년 명목 GDP의 2.5%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예상되는 취업 유발 효과만 2013년 대비 112만 명에 달한다.

아시아 신흥국 관광객이 몰려온다
1인당 지출 늘릴 관광 상품 개발도

이렇게 놓고 보면 관광 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기회를 모색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가장 시급한 것은 주요 고객으로 부상할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신흥국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이다. 최근 이들 나라에서 중산층 확대와 저비용 항공사 증가, 한류 확산 등 관광객 유치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은 특히 고무적이다. 최근 급증하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구통계, 소득, 라이프스타일, 방한 목적 및 관광 활동 분석 등을 통해 세분화한 맞춤형 특화 관광 상품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다음으로는 한국 방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재방문율을 높이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레저와 스포츠 관광, 테마파크 관광, 힐링 관광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그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한국을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로 각인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1인당 지출을 늘리는 일은 더 중요하다. 단체관광객에 비해 평균 소비 규모가 큰 개별관광객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뜻이다. 체험·휴양형 관광 상품 개발 등 한국에 체류하는 일자를 늘릴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뷰티, 의료, 크루즈 관광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홍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급증하는 관광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서울과 제주에 한정된 관광지 편중 현상을 넘어서야 한다.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겨울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불교 문화권 국가를 상대로 템플스테이 등 힐링·체험 상품을 개발하는 식으로 다양한 지역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홍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관광안내 정보를 표준화하고 체계화함으로써 다양한 정보를 통합 및 제공하는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이나 모바일 앱의 이용 정보는 관광객의 이동 패턴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고, 따라서 맞춤형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일에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 강국의 특성에 맞는 스마트한 맞춤형 서비스를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간동아 2015.02.09 975호 (p48~49)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dm100@h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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