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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공無원연금 개혁 02

여야 동상이몽 접점이 안 보이네

공무원들 반발과 국민 여론 사이에서 줄타기…신임 지도부 행보가 변수

  • 최훈길 이데일리 기자 choigiga@edaily.co.kr

여야 동상이몽 접점이 안 보이네

여야 동상이몽 접점이 안 보이네

주호영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가운데)과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왼쪽),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

“5월이 데드라인이다.” “5월까지 쉽지 않다.”

여야가 공무원연금법 처리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애초 5월까지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표 참조)를 출범했다. 그러나 연금특위가 출범하자 당장 불협화음이 불거지고 있다. 개혁 방안은커녕 처리 시점조차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연금 정국의 변수는 이달 중 선출이 완료되는 여야 신임 지도부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혁 의지, 공직사회 분위기, 국민 여론 향배도 주목할 관전 포인트다.

일단 여당은 소속 의원 전원이 발의한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을 중심으로 5월까지 법안을 완성, 입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야당은 여당 법안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며 처리 시점도 유동적으로 보고 있다. 연금특위 소속 여야 의원 14명 전원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절반 이상(새누리당 김현숙·강석훈·강은희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김용익·배재정·홍종학 의원,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여야 의견이 달라 연금특위 활동에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종훈 위원 등 대다수 여당 의원은 “5월까지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야당 연금특위 위원들은 “방대한 작업이라 5월 처리가 쉽지 않다”(홍종학), “처리 시점을 못 박아선 안 된다”(정진후)는 상반된 의견을 냈다.

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여당 소속 위원들은 “법안을 크게 손질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현숙 위원은 “국가 재정을 고려해 재정 절감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수정할 수는 있다”고 했다. 야당 소속 위원들 생각은 다르다. 김용익 위원은 “퇴직금을 올려 연금으로 바꿔도 시원치 않을 판에 거꾸로 가고 있다”며 공무원연금 삭감에 대한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여야 동상이몽 접점이 안 보이네
국민연금과의 통합안에 야당 반대

연금특위 위원 간 이견이 있는 이유는 공무원연금 개혁 방향에 대한 여야 관점이 극명하게 갈린 탓이다. 여당은 국가 재정의 안정을 먼저 고려하는 반면, 야당은 공무원의 노후생활에 대한 적절한 보장을 주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쪽이다. 그러다 보니 여당은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방향으로 개혁해 재정 부담을 줄이려 한다. 이런 의도는 여당발(發)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 법안의 골자는 2016년 신규 공무원임용자부터 받게 될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공무원의 노후소득 등 복지 보장을 중시하는 야당은 이에 반대한다. 공무원연금 수령액이 공무원 100만 명의 노후생활과 직결돼 있고, 사학연금과 군인연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공적연금 틀을 붕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야당은 공무원연금 개혁 후 정부가 사학연금과 군인연금 개혁까지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개혁 신중론을 펴는 것이다. 특히 2016년부터 신규 공무원과 기존 공무원을 분리하게 한 여당의 개혁법안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야 의견이 이 같이 팽팽히 맞서면서 연금특위의 연금 개혁 논의는 제자리를 맴도는 상황이다. 급기야 대학생들이 비판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지난해 말 구성된 연금특위 대학생 감시단은 2월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금특위 시한인 100일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지난 시점에도 야당과 공무원노동조합은 아직 자신들의 의견을 담은 개혁안조차 내지 않은 상황”이라며 “(연금특위 논의에) 전혀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연금특위 회의를 모니터링한 결과 연금특위 위원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회의장을 나가거나 특별한 사유 없이 불참한 경우가 다수 적발됐다고 공개했다.

여야 동상이몽 접점이 안 보이네

김무성 대표(가운데) 등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들이 2014년 10월 28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공무원연금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금특위 종료 닥쳐야 논의 본격화할 듯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는 여야 관계 변화의 키는 여야 신임 지도부가 쥐고 있다. 2월 2일 새누리당은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3선의 유승민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8일 전당대회를 치르고 신임 지도부 진용을 갖출 예정이다.

일단 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 여당 지도부는 과거보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충분한 토론을 거쳐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 원내대표도 당선 직후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공무원들의 불만과 원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들어보고 야당과도 합의할 수 있는 안을 최대한 만들려 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 역시 “공무원연금 개혁의 경우 과거, 현재, 미래 세대를 한꺼번에 놓고 종합적, 입체적 시각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다각적이고 신중한 해결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결국 여야가 공무원들의 반발과 국민 여론 사이에서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정치적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개혁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금 전문가들은 당분간 소강 국면이 지속되다 연금특위 종료 시점이 가까워져야 비로소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야당과 공무원노동조합이 여당안에 맞서는 대안을 공개해야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 동력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권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국가 재정난을 모른 척하고 넘어갈 순 없을 것”이라며 “연금 개혁이 지체될수록 미래 세대의 부담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근주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해관계자가 대결 구도로 가면 연금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십시일반 고통 분담을 하자’는 취지로 갈등을 해소하면서 원만하게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간동아 2015.02.09 975호 (p22~23)

최훈길 이데일리 기자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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