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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피스텔 세금은 집주인 맘대로?

사무용이냐 주거용이냐 상황 따라 달라지는 과세 기준…법규 정비해 조세 안정성 높여야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오피스텔 세금은 집주인 맘대로?

오피스텔 세금은 집주인 맘대로?

1월부터 주택용 설비를 갖춘 85㎡ 이하 오피스텔의 중개보수가 낮아지면서 이 변화가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입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보면 돼요. 여기는 매물이 전부 오피스텔이거든요. 그나마 이쪽은 거래라도 있으니 다행이지, 다른 동네 부동산들은 벌써부터 죽겠다고 아우성이에요.”

1월 말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촌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A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1월 6일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오피스텔의 중개보수를 인하한 데 대한 불만이다. 그는 “그러지 않아도 월세가 계속 떨어져 수입이 줄고 있다. 일방적으로 요율까지 깎아버리면 어쩌라는 거냐”고 푸념하다 이내 “됐다, 그만두자”며 손을 휘휘 저었다.

국토부는 최근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부엌, 목욕시설 등 주택용 설비를 갖춘 85㎡ 이하 오피스텔의 중개보수요율을 기존 거래가액 0.9% 이하에서 △매매 0.5% 이하 △임대차 0.4% 이하로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1억 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사고팔 때 지불하는 ‘복비’가 최고 9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줄었다. 지금까지는 사실상 주거용인 오피스텔의 중개보수도 주택보다 2~3배 비쌌다.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1~2인 가구의 부담이 컸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이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주거용’ 거래했다 세금 폭탄 맞을까

그러나 부동산중개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조원균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홍보실 대리는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주택이 아니다. 각종 세금을 걷을 때는 사무실 취급을 하면서 중개보수를 낼 때만 주택으로 보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는 “이번 조치로 오히려 서민 주거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당장 오피스텔 소유자 사이에서 ‘이러다 세금 폭탄 맞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져 거래가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세금 폭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현행 세제 때문이다. 오피스텔의 법령상 정의는 ‘업무를 주로 하며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구획 중 일부의 구획에서 숙식을 할 수 있도록 한 건축물’(건축법 시행령 별표1 제14호 나목 2). 업무 공간이면서 동시에 주거 공간이지만, 원칙적으로는 사무실 취급을 받는다. 정부는 오피스텔 소유자가 이 건물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세금에 차별을 두고 있다. 업무용으로 등록하면 부가가치세(건물가액의 10%·부가세)를 환급해주는 반면, 주거용에는 이런 혜택이 없다. 문제는 최근 오피스텔이 주거용도로 더 널리 사용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업무용과 주거용을 딱 잘라 구별할 기준이 없다 보니 현장에서는 임대인의 신고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문제가 계속돼왔다.

국세청의 주거용 오피스텔 판정 기준은 주민등록 여부, 미성년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지 여부, 전기·전화료 등 공과금 영수증, 구독하는 신문·잡지 종류 등.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신고해도 그 주소지에 주민등록을 하면 주거용으로 판단해 부가세를 물린다. 국세청은 꾸준히 이를 적발해왔고, 2013년 이와 관련해 추징한 부가세가 108억 원에 달한다. 이러다 보니 오피스텔 소유주는 임대차 거래를 맺을 때 세입자에게 ‘전입신고 금지’를 계약 조건으로 내건다.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마다 ‘집주인이 전입신고를 안 해주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쏟아지는 이유다.

오피스텔 소유주들은 최근의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이 이런 실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거용과 업무용 오피스텔에 적용하는 중개보수요율이 달라지면서 세무당국이 ‘주거용’을 적발할 근거를 하나 더 갖게 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 한화오벨리스크(전용면적 58㎡)를 4억8000만 원에 구매할 경우 기존에는 업무용이든 주거용이든 관계없이 중개보수로 최대 432만 원(0.9%)을 내야 했다. 이후 이를 업무용으로 신고하면 부가세 10%를 돌려받았다. 그런데 새 중개보수요율에 따라 이 부동산을 거래할 경우 중개보수는 240만 원(0.5%)으로 낮아지지만, 세무당국의 레이더에 걸릴 수 있다.

오피스텔 세금은 집주인 맘대로?

2014년 11월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공인중개사들이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중개보수 체계 개편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오락가락 오피스텔 정책

조원균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리는 “국세청이 주민등록 여부를 확인하듯 부동산 거래 기록을 확인하고, 주거용 중개보수를 적용해 이뤄진 거래를 사실상의 주택 거래로 볼 경우 중개보수 몇백만 원 아끼려다 세금 수천만 원을 추징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인중개사 A씨는 “현행 세제에 따르면 오피스텔 보유 중에라도 업무용을 주거용으로 바꾸면 기존에 환급받은 부가세를 반납해야 한다”며 “만약 3년 전 오피스텔을 구매한 뒤 업무용으로 신고해 부가세를 환급받은 집주인이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며 주거용 중개보수를 지급한 경우, 세무당국이 이를 문제 삼아 환급액을 토해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세수 확보에 관심이 높은 정부가 중개보수를 주거용 오피스텔 현황 파악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부동산시장에 일대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이번 결정은 부동산 거래 시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일 뿐, 세금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금이 부동산 거래 당시 수수료에 따라 정해진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정부가 ‘부동산 중개보수 체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전용면적 85㎡ 이하이면서 △전용 부엌과 △목욕시설이 있는 화장실을 갖춘 곳’이라고 특정한 것도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런 설비를 갖춘 곳이면 업무용으로 사용할지라도 중개보수를 낮춰준다는 취지다. 그러나 부동산업계에서는 “세금 걷는 문제를 어떻게 국토부가 장담하나. 국토부가 자를 만들었으니, 이제 국세청이 갖다 댈 일만 남았다”는 반박도 나온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1월 20일 현재 전국 오피스텔의 92.4%가 전용면적 85㎡ 이하 규모다. 국토부가 정한 설비 조건을 갖춘 오피스텔도 81%에 달한다. 부동산 거래 시엔 오피스텔 10채 중 8채가 주거용 취급을 받는 셈이다.

법률상 ‘사무실’ 취급을 받는 오피스텔이 이처럼 사실상 ‘주택’의 설비를 갖추게 된 건 정책의 영향이 크다. 정부는 1988년 6월 오피스텔 건축기준을 고시하면서 업무공간 비중이 전체의 70% 이상 될 것을 요구했다. 욕조 및 바닥 난방용 설비도 금했다.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2000년대 들어 전환을 맞는다. 1~2인 가구 확대로 소형주택 수요가 늘자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활용할 길을 열어준 것이다. 2006년 바닥 난방을 허용했고, 2010년부터는 업무공간 비중 제한과 욕조 제한도 없앴다(표 참조). 문제는 건축법상 지위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민태욱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오늘날 대부분 오피스텔이 주거용으로 건설되고 공급되는데도 법률적으로는 업무시설 취급을 하는 바람에 법체계에 혼동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오피스텔 구매 시 내는 세금은 분양가의 4.6%(취득세 4%, 농어촌특별세 0.2%, 지방교육세 0.4%)에 달한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구매 시 내는 세금이 분양가의 1.1%인 것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 액수다. 오피스텔 소유자가 구매 후 60일 이내에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취득세를 전액 면제해주지만, 실거주용 오피스텔 구매자나 업무용 오피스텔 소유자는 이 혜택을 볼 수 없다. 반면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신고할 경우 부가세 감면 혜택을 볼 수 없어 어느 쪽이 유리한지 상황별 계산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는데 일반임대사업자(업무용)와 주택임대사업자(주거용) 중 어느 쪽으로 신고하는 게 유리하냐’는 질문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오피스텔 세금은 집주인 맘대로?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은 “상황 따라 다르다”이다. 가령 분양가격 1억5500만 원(토지 1억 원, 건물 5000만 원, 부가세 500만 원)짜리 오피스텔(전용면적 60㎡ 이하)을 구매할 경우, 업무용으로 신고하면 건물 부분에 대한 부가세(500만 원)를 환급받는 대신 취득세 등 4.6%(690만 원)를 부담해야 한다. 이 경우는 오피스텔 취득 후 60일 이내에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반면 분양가격 2억1000만 원(토지 1억원, 건물 1억원, 부가세 1000만 원) 상당 오피스텔(전용면적 60㎡ 이하)의 경우 부가세는 1000만 원, 취득세 등은 920만 원으로 일반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편이 낫다. 그러나 이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임대했다 적발당하면 부가세를 추징당할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구균철 한국지방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처럼 납세자 의지에 따라 세금 크기가 좌우되면 형평성의 원칙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주거용 오피스텔의 법률적 개념을 수립해 이를 독립적인 주거 형태로 법령에 명시하고, 통일적인 과세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가 선행돼야 편법 임대, 탈세, 조세 저항 등 오피스텔을 둘러싼 각종 그릇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민태욱 교수도 “정부는 국민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주택에 세제 혜택을 주거나, 주거생활의 안정을 위협하는 투기 세력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 현재는 이런 정책을 펼 때마다 오피스텔 취급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며 개선을 주문했다. 부동산 거래 시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처럼 취급하는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이 오피스텔의 이중지위 문제를 바로잡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많은 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피스텔 세금은 집주인 맘대로?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 ‘상암 오벨리스크 2차’ 내부 모습. 주거용 설비를 갖추고 사실상 주택으로 사용하는 오피스텔이 많아지면서 오피스텔의 법적 지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간동아 2015.02.09 975호 (p26~28)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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