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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진격의 중국 어디까지 05

‘기회와 위험’이 같이 온다

한중 FTA 타결 양국 교역 넘어 경제공동체 길로 가나

  •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무역협정팀장 ygkim@kiep.go.kr

‘기회와 위험’이 같이 온다

‘기회와 위험’이 같이 온다

11월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종료에 관한 양국 간 합의 의사록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박수로 FTA 협상 타결을 자축하고 있다.

11월 10일 한중 정상은 30여 개월을 끌어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밝혔다. 일부 기술적 사안에 대한 합의와 법률적 검토가 남아 있지만, 이로써 우리의 제1 교역 상대국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권과의 FTA를 완성했다. 이번에 체결된 한중 FTA는 총 22개 장(chapter)으로 구성됐을 만큼 포괄적인 이슈를 담고 있다. 특히 우리 측 관심 사항이던 통신과 금융, 중국 측이 요구하던 자연인의 이동이 독립적인 장으로 구성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 분야 걸쳐 엄청난 파급력

공개된 협상 내용을 바탕으로 평가하자면, 두 나라는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FTA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상품 분야의 자유화 수준은 그동안 우리가 체결한 FTA에 비하면 다소 낮은 편이다. 하지만 양국 교역의 성장세나 교역구조의 변화 속도를 고려할 때 한중 FTA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지나치게 높은 자유화가 초래할지도 모를 위험을 피하고 국내 비준 절차 과정에서 겪게 될 갈등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협상 결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거시경제에 미치는 전반적인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타결안이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선행연구의 분석 결과만 참고하자면, 한중 FTA가 발효될 경우 개방 수준에 따라 10년에 걸쳐 2.28~3.04%의 추가 성장이 가능하리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분석 당시와 비교해 이번에 합의된 개방 수준은 다소 낮으므로 관세 철폐를 통한 효과는 앞서의 연구 결과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그동안 발효된 FTA의 이행 과정을 살펴보면 관세 변화가 없던 품목의 수출입도 크게 증가하는 등 양국 간 교역이 전반적으로 활발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중 FTA가 낮은 자유화 수준에도 양국 경제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특히 소비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기업이 경쟁력을 갖춘 주력 수출품목은 이번 협상에서 상당 부분 제외된 것으로 보이므로 대기업의 수출 여건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출 확대가 기대되던 자동차와 LCD(액정표시장치), 철강 등은 중국 측이 양허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져 전반적인 수출 효과는 애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동차나 LCD 등은 관련 대기업이 이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공장을 준비하는 상황이므로 이번 양허에 포함됐더라도 중·장기적인 수출 효과는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는 판단도 가능하다.

‘기회와 위험’이 같이 온다
중소기업 해외 진출 촉발

현재 우리나라의 대중국 교역에서 가공무역의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중국이 관세 환급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중 FTA가 제3국 수출을 위한 중간재 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달리 말하면 중국 내수용 소비재나 자본재, 이들을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중간재 수출이 한중 FTA의 수혜 대상이라는 뜻이다. 특히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최근 중국 정부가 수출과 내수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급 소비재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재중동포 등 인력 교류도 활발하다는 점에서 한중 FTA는 경쟁력을 갖춘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촉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개방 성과가 주로 대기업에 집중돼 FTA 정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분배구조를 악화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한중 FTA의 경우는 오히려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를 통해 이 문제를 완화하는 측면이 있다는 뜻이다.

다른 한편으로, 한국은 10년 내 품목 수 기준 79%, 20년 내 92%에 해당하는 품목을 개방해야 한다. 농수산물 보호 수준이 높은 만큼 영세한 중소 제조업체에 대한 보호는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소기업 중에서도 수출 중소기업과 내수 중소기업의 간극이 더 벌어질 개연성이 있다. 적절한 보완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농수산업 분야의 경우, 이번 협상에서 총 614개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했고 저율관세할당(TRQ) 등 다양한 보호장치를 마련해 총 670개, 수입액 기준으로는 60%에 해당하는 농수산품목을 개방에서 제외했다. 이렇듯 상당수 품목을 개방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영향에 대해서는 좀 더 관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농수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입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던 품목은 거의 개방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이므로 단기간에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은 적을 듯하다. 중국 역시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수출 여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 역시 수입 급증에 대한 우려를 덜어준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중국의 소득 증가로 고급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우리 농산물 수출이 증가하리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광활한 영토, 다양한 기후대, 높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대(對)한국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를 중국 내에 조성할 가능성이 있고, 경제 협력 관련 부분에 담긴 농수산 협력사업의 결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서비스나 투자 분야에서는 일부 서비스업이 중국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과 대중(對中) 투자 여건이 개선됐다는 부분을 지적할 수 있다. 이번에는 먼저 법률, 건축, 건설,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서비스 분야에 대한 개방이 이뤄졌고, 나머지 서비스 분야나 투자 자유화는 중국 내 법과 제도를 변경해야 하는 사안이라 후속 협상에서 논의하기로 합의됐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지분 참여가 49%까지 허용됐고, 영화나 TV 드라마 등의 공동제작을 부속서로 규정했다. 우리 기업이 중국 내 한류 열풍을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에 가입하고자 협상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번에 한중 두 나라는 정부조달시장 개방을 후속 협상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건축·엔지니어링과 건설 분야에서 한국 내 실적을 인정받게 된 것과 맞물려, 앞으로 중국 건설시장이나 정부조달 건설서비스 분야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간동아 963호 (p20~21)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무역협정팀장 ygkim@kiep.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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