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63

2014.11.17

전격 타결 한중 FTA “뭐야, 이건?”

누리꾼 찬반 엇갈리는 가운데 구체적 내용 궁금증 증폭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4-11-14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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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격 타결 한중 FTA  “뭐야, 이건?”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30개월 만에 전격 타결되며 온라인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1차 협상 시점은 2012년 5월. 이후 30개월을 끌어오다 별다른 이슈화도 없이 다소 갑작스럽게 타결됨에 따라 한중 FTA를 ‘방학 숙제 몰아 하기’ ‘벼락치기’ 등에 비유하는 반응이 많다.

    이번 FTA에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한중 FTA가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13억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라는 반응이다. 이들은 ‘조선시대 말 대원군의 쇄국정책’까지 비유해가며 적극적으로 옹호에 나섰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FTA는 세상을 향해 활짝 문을 연 개방국가로 갈 것인지, 쇄국정책처럼 국제사회에서 동떨어져 도태되는 수순을 밟을 것인지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조선말 대원군의 폐쇄정책이 국가 경쟁력을 약화했음을 기억하라”고 적었다. 북한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국산으로 인정해 중국에 수출할 때 관세율 인하 혜택을 보게 한 것을 두고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속국” vs “유리한 협상”

    반대하는 쪽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격렬한 반대시위가 일어났던 한미 FTA 타결 직후를 떠올리며 “이번엔 너무 조용하다” “국민도 모르게 FTA 타결인가”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한미 FTA는 이면 합의 의혹이 탈이더니 한중 FTA는 내용 자체를 몰라서 탈이다”라고 썼다. 최근 수년간 중국의 무서운 성장세를 지켜본 이들은 이번 결정으로 언젠가는 경제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중국의 속국처럼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는 반찬 걱정도 한몫한다. 이번 FTA에서 쌀은 제외됐지만 대다수는 “이제 국민의 99%가 중국산 밥상에 앉게 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한미 FTA 타결과 한중 FTA 타결 직후 온도차에 대해서도 궁금해한다. 2007년 한미 FTA 통과 직후에는 반대시위가 연이어 일어났다. 영하 날씨에 물대포를 발사하고 시민을 대거 연행해 논란이 빚어졌다. 이듬해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로 격렬한 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누리꾼들은 ‘어느 쪽이 우리에게 더 이득인가’를 계산하며 설왕설래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해도 별거 없지 않았느냐. 이미 다 포기했다. 꿈도 희망도 없다”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국가에서 FTA 타결 이후 전개되는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할 이유다. ‘블라인드’의 재미는 온라인 익명 게시판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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