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3

2014.04.14

OB 날리고 현명하게 대처하기

  •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nhy@golfdigest.co.kr

    입력2014-04-14 1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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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B 날리고 현명하게 대처하기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골프선수로 나온 배우 윤세아.

    티잉그라운드에서 “(골프공을) 다시 하나 치세요”와 “다시 하나 칠게요”라는 말의 정확한 차이를 아는가. 전자는 동반자가 방금 엄청난 바나나샷을 한 골퍼를 배려해 공짜로 다시 한 번 칠 기회를 주는 멀리건(mulligan)이고, 후자는 방금 본 바나나샷에 대해 동반자들이 아무 말 없을 때 골퍼가 스스로 선포하는 잠정구(provisional ball)다.

    전자는 접대 골프의 클라이언트거나 상사 또는 사랑스러운 애인일 때 나올 수 있는 반응이고, 후자는 내기 골프의 상대방이거나 스스럼없는 친구 또는 마누라일 때 나오기 쉬운 반응일 것이다. 똑같이 샷을 한 번 더하지만 타수 차이가 크다. 전자는 방금 친 건 타수에 계산되지 않으니 이제 1타를 친다는 의미고, 후자는 이제 3타째를 친다는 거다.

    뭐 그리 각박하게 이런 구분을 하는가 싶지만, 이는 글로벌 매너이자 기본 에티켓이니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내게는 멀리건인데 상대방은 3타째라고 여긴다면(혹은 반대이거나) 앞으로 그 상대와 골프를 칠 때면 불신의 늪에서 헤매야 할 수도 있다. 기본 골프 룰도 모른다고 오해받을 수 있다. 그러니 OB(out of bounds)성 공을 쳤다면 다음 사항을 염두에 두자.

    첫째, 방금 친 공이 OB라인으로 들어간다 싶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으면 잠시 기다려라. 상대방이 “멀리건”이라 하면 감사히 받는다. 보통 첫 홀 첫 타석이나 전반 홀에서 멀리건이 후하게 나온다.

    둘째, 방금 친 공이 OB라인으로 들어간다 싶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은데 잠시 기다려도 답이 없다면 상대방이 알아듣도록 “잠정구”라고 말하라. 만약 말없이 그냥 치면 당신은 방금 친 공이 OB임을 인정하고 지금 3타째를 친다는 의미다. 나중에 페어웨이를 걸어가다 처음 친 원구를 찾아도 소용없다.



    셋째, 방금 친 공이 OB라인 근처로 가는 것 같지만 애매하다면 50야드 정도 걸어갔다 다시 되돌아와 마지막으로 샷을 한 곳에서 잠정구를 칠 수 있다. 이는 잠정구와 관련해 올해 새로 추가된 골프 룰 규정이다.

    넷째, 만약 잠정구를 쳤다면 초구가 떨어졌을 위치에서 공을 찾는다. 이때 하염없이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다. 골프 룰에서는 5분 동안 찾아도 없으면 잠정구를 3타째로 인정하고 그 공으로 경기를 이어가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섯째, 방금 친 공이 워터해저드에 들어갔다고 거의 확신한다면 잠정구를 치지 말라. 만약 물에 들어갔다면 공이 물에 들어간 지점 뒤에서 공을 드롭하고 3타째를 치면 된다. 하지만 잠정구를 쳤다면 물에 빠진 공은 로스트가 되고 잠정구가 3타째가 되니, 잠정구가 떨어진 지점에서 4타째를 쳐야 한다.

    여섯째, 만약 상대방이 잠정구를 쳤다면 상대방의 공을 찾는 데 시간을 들여라. 이는 당신이 얼마나 친절한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상대방이 공 찾기를 포기하고 잠정구를 치거나 로스트볼을 선언할 때까지 찾아야 한다. 당신의 골프 매너를 최대한 보여줘라.

    마지막으로, 당신이 멀리건을 한 번 받았다면 그날 라운드 중 상대방에게도 멀리건을 주는 게 좋다. 그것도 상대방이 잠정구를 선언하기 전에 말이다. 그에게는 바나나샷으로 뒤집어진 심사를 풀어주는 좋은 처방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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