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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00원의 행복 복권 건전한 여가문화로 정착”

인터뷰 | 이석준 복권위원장·기획재정부 2차관

  • 최호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1000원의 행복 복권 건전한 여가문화로 정착”

“1000원의 행복 복권 건전한 여가문화로 정착”
당첨 확률과 당첨금 등을 종합해 계산하면 복권은 사는 즉시 손해다. 그런데도 많은 직장인, 자영업자가 복권을 구매한다. 2012년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녀 10명 가운데 6명꼴로 1년에 한 번 이상 복권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팍팍한 서민의 삶에 그래도 위안을 주는 게 ‘복권’이기 때문이다. 비교적 소액인 1000원으로 ‘1등 당첨’을 기대하며 고단한 일주일을 즐겁게 보낼 수 있으니 가장 저렴한 여가문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복권은 사행산업이다. 실제 2003년 ‘로또’ 열풍이 불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기존 복권정책에 대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됐고, 이를 해결하려고 2004년 복권정책을 총괄하는 복권위원회가 출범했다. 4월 1일로 출범 10년을 맞은 복권위원회 이석준 위원장(55·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만났다.

수익금으로 사회적 나눔 실천

▼ 복권위원회가 출범 10년을 맞았다. 취지와 소임을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복권위원회가 생기기 전에는 10여 개 정부부처와 기관이 제각각 복권사업을 시행하면서 60개가 넘는 복권을 발행했다. 이에 따른 과당경쟁, 중복투자로 기금조성률이 하락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부작용을 개선하려고 복권위원회를 설치했고, 복권관련법을 하나로 통일해 제정했다. 현재 복권위원회는 복권정책과 복권 발행 및 판매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복권수익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복권기금 사업을 운용하고 있다.”



▼ 지난 10년간 성과를 꼽는다면.

“60여 개가 난립하던 복권을 10여 개로 정리했다. 무엇보다 2004년 복권 매출이 3조5000억 원이었는데 지난해에도 3조2000억 원 수준이었다. 전체 매출 규모는 유지하면서도 복권기금은 2004년 9000억 원에서 올해 약 1조5000억 원(예상)으로 늘어나는 등 복지 재원 마련에 기여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국산 온라인복권 시스템을 개발하고 구축해 기술자립을 이룬 점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 복권 판매 수익금은 어떻게 사용하나.

“총판매액에서 약 51%가 당첨금으로 지급되고, 판매수수료와 발행 및 유통비, 사업운영비를 제외한 41% 정도가 복권기금으로 조성된다. 복권기금은 다시 35%는 법으로 정한 사업(법정배분기금)에 사용하고, 65%는 복권위원회에서 선정한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사업에 사용한다. 복권위원회에서는 복권기금이 우리 사회 소외계층이나 취약계층, 여성, 한부모가정 등 사회적 약자에게 더 많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마다 사업을 조정하고 있다. 이처럼 복권은 당첨된 개인에게 행운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공익사업에 사용됨으로써 사회적 나눔을 실천한다.”

▼ 복권기금이 너무 다양한 곳에 사용되다 보니 ‘복권기금’ 하면 딱 떠오르는 랜드마크 사업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좋은 의견이다. 하지만 랜드마크 사업에 기금을 집중할 경우 기존 사업은 국민 세금으로 시행해야 해 국민의 세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생긴다. 아니면 소외계층이 복지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 복권에 대해 사행성 문제를 지적하곤 한다.

“사행성을 줄이려고 상품별로 홍보하던 것을 금지하고 통합 복권 홍보를 통해 복권이 가진 공익성과 건전성을 강화하는 활동을 전개해왔다. 2008년부터는 행복공감봉사단을 만들어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복권의 나눔 정신을 알리고 있다. 그 결과 국민 사이에서 ‘복권은 당첨 안 돼도 좋은 일’ ‘복권은 나눔 행위’란 긍정적 인식이 점점 높아졌다. 앞으로도 ‘복권 구매한도 10만 원’ ‘미성년자 복권 구매 금지’ 등을 널리 알려 복권이 소액으로 건전하게 즐기는 여가문화로 정착하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

“1000원의 행복 복권 건전한 여가문화로 정착”

3월 13일 이석준 복권위원장이 행복공감봉사단과 함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양지마을에서 생필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행복공감봉사단 활동에도 직접 참여하나.

“지난해 3월 취임한 후 서너 차례 함께했다. 봉사단원 중에는 청주, 포항에서 온 분도 있었다. 이기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어려운 이웃까지 배려하는 대견한 젊은이들을 보니 마음이 뿌듯했다. 행복공감봉사단은 해마다 4~5회, 지금까지 25회 이상 1500명 이상이 봉사활동을 벌이며 복권의 나눔 의미를 전파하는 구실을 해왔다.”

▼ 복권은 유행 주기가 있는 것 같다. 2011년 출시돼 화제를 모았던 ‘연금복권’도 지금은 시들해진 듯하다. 새로운 복권 상품을 개발할 때가 되지 않았나.

“복권도 상품인지라 새 상품이 나오면 관심을 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판매량이 줄어드는 게 정상적인 흐름이다. 복권은 사회를 반영하는 문화이자 상품이다. 과거 ‘주택복권’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열망이, ‘연금복권’은 100세 시대 은퇴 이후 삶을 고민하는 서민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다. 이처럼 복권은 수입 증대가 목적이 아니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사업이 목적이어야 한다. 건전성과 공익성을 반영한 복권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눔의 의미를 담은 복권을 만들면 어떨까 싶다. 예를 들면 복권을 살 때 구매자가 여러 기금 사용처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복권을 사면서 기부도 했다’는 마음이 훨씬 잘 느껴지지 않을까.”

온라인복권 시스템 수출 추진

▼ 내년쯤이면 새로운 복권을 만날 수 있나.

“새로운 복권을 출시하면 항상 논란이 생긴다. 물론 논란이 없어도 문제지만(웃음). 현재 연금복권 판매율이 30%대로 떨어졌다. 판매를 늘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매출 총량을 정해놓아 한 상품의 판매를 늘리면 다른 상품의 매출을 인위적으로 줄여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 올해 중점을 두는 방향이 있다면.

“복권 건전성과 공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양성을 추진하겠다. 현재 온라인복권(로또복권)이 전체 복권 판매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인쇄복권과 온라인복권이 균형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개발한 온라인복권 시스템을 더 발전시켜 국내뿐 아니라 외국 수출도 적극 추진하려 한다. 이때 기술을 전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나눔이라는 복권 철학을 함께 전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까지 고민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나도 전에는 복권이 기금을 조성해 이렇게 좋은 일에 사용하는지 몰랐다”며 국민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사행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실제로 보면 복권 구매자는 대부분 평균 8800원, 즉 1만 원 내외로 재미를 느끼면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다. 작은 재미를 주면서 어려운 이웃도 돕는다는 게 복권이 가진 철학이다. 앞으로도 국민이 적은 돈으로 복권을 건전하게 즐기면서 나눔과 봉사를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주간동아 2014.04.14 933호 (p28~29)

최호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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