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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국발 신종플루 경계경보 변형 조류독감이 유력 후보군”

김우주 신임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중국발 신종플루 경계경보 변형 조류독감이 유력 후보군”

“중국발 신종플루 경계경보 변형 조류독감이 유력 후보군”
‘감염(感染).’ 사전적으로 ‘병원성 미생물이 사람이나 동물, 식물의 조직, 체액, 표면에 증식하는 일’을 가리킨다. ‘그 일’의 결과는 질병이고 그 끝은 숙주(인간, 동물 등)의 죽음이다. 감염이 일으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전염병과 감염병이 전 지구적으로 유행해 수천만 명이 죽는 범유행(대유행·Pandemic)의 도래다. 그 대표적 사례가 1918~19년 2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에서 1억 명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이다. 80여 년 만에 밝혀진 병원성 미생물 존재는 H5N1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의 한 종류였다.

2013년 봄부터 중국에선 H7N9 유행

사람과 동물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전염병의 원인 물질인 병원성 미생물은 크게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세균)로 나눌 수 있고 전 지구적, 국가적 재앙을 몰고 오는 전염병은 바이러스 중에서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주를 이룬다.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줄여서 신종플루라고 부른다. 2003년 동남아시아에서 조류독감을 일으킨 H5N1도 조류가 주로 옮긴다고 해서 그렇게 부를 뿐, 발견 당시에는 신종플루였다. 문제는 아직도 전 세계 곳곳에 우리가 전혀 존재를 알지 못하는 신종플루와 신종 박테리아가 넘쳐난다는 사실이다.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전 지구적 대재앙을 경고하는 영화가 쏟아지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2014년부터 2년간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맡은 김우주(55·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러스와 감염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AI(조류독감·H5N1), 신종플루(H1N1), 슈퍼 박테리아(병원감염균) 등 전 세계에 새로운 바이러스나 감염병이 불거질 때마다 정부 자문위원이나 임상시험 진행자로 활동하며 국가적 감염병 위기에 대응해왔다. 공중보건 대책을 수립하면서 정부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2010년 11월 신종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려고 출범한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 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사업단의 수행 목표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진단제, 치료제, 백신의 연구 개발과 상용화다. 신종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맞서는 대한민국 감염병 최고 사령관인 셈이다. 실제 그는 2009년 4월 유행해 국내에서만 252명이 사망한 신종플루 당시 정부의 대유행 대응·대비 계획을 자문하고 신종플루 백신의 임상시험을 직접 진행해 단 6개월 만에 백신 상용화를 성공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 이사장을 만나 신종플루와 조류독감의 재유행 가능성 및 대처법, 새로운 신종플루의 대유행 가능성, 그리고 우리 정부와 대한감염학회가 그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폭한으로 고생하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선 2009년 국내에서 유행하던 H1N1형 신종플루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중국에선 지난해부터 유행한 H7N9형 AI가 급속도로 퍼지는 실정이다. 그는 “2003년 이래 동남아시아에서 계속 유행 중인 H5N1 AI, 그리고 2013년 봄부터 중국에서 유행하는 H7N9 AI 등이 대유행 후보 바이러스”라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는데 소감과 앞으로 계획은.

“대한감염학회는 감염질환 전문가 200여 명이 모인 50여 년 전통의 최고 권위 단체로, 이사장으로 뽑힌 것은 개인적 영광이지만 아울러 막중한 사명감도 느낀다. 무엇보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신종 감염병, 항생제 내성균, 병원감염 등 감염질환에 대한 국가적 대비와 대응에 대한감염학회가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대한감염학회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활용해 정부 보건당국과 함께 좋은 해법을 찾고자 한다.”

▼ 사스 유행 때 홍콩에서 환자 진료를 봤던 의료진이 대거 사망했다. 그때 국내 의심환자 진료를 담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03년 봄 홍콩에서 시작한 사스는 이후 전 세계 30개국에서 환자 8096명이 발생해 774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해외여행자 가운데 추정환자 3명, 의심환자 17명이 발생해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의심환자 진료를 맡았다. 긴급하게 진료팀을 구성하고 의료진 자원자를 모집했는데 용감하게도 여자 전공의가 주치의로 자원했다. 하지만 간호사 중에는 자원자가 없어 강제 차출을 했는데, 2명이 다음 날 사표를 제출했다. 만에 하나 주치의가 사스에 걸려 생명이 위독해질까 봐 진료팀 책임자로서 부담이 막중했다. 다행히 격리환자와 주치의 모두 검사 결과 사스 음성 판정이 나와 상황이 해제됐지만, 수일 동안 극도로 긴장한 상태였다.”

▼ 조류독감이 발생했을 당시에는 충분한 항바이러스제 비축과 백신 개발을 정부에 권고한 것으로 안다.

“2003년 발생 당시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인체감염자가 속출했고 60%라는 높은 치사율을 보였다. 이후 아시아에서 중동, 유럽, 아프리카까지 확산됐는데, 세계보건기구는 AI 대유행 가능성에 대비해 백신 개발과 항바이러스제 비축을 각국에 권장했다. 특히 항바이러스제는 적어도 인구 대비 20% 수준으로 비축할 것을 권했다. 나는 국내 전문가로서 그 주장을 대변했을 뿐이다. H5N1 AI 백신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은 녹십자가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완료한 상태다. 앞으로 임상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제출해 백신 허가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위험군 우선적으로 백신 접종을

“중국발 신종플루 경계경보 변형 조류독감이 유력 후보군”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인술을 통한 나눔활동에도 적극적이다. 2005년 스리랑카 쓰나미 발생 당시 15명의 봉사단을 이끌고 스리랑카 전역을 돌며 전염병 창궐을 막고 이재민 총 4만 명을 치료했다.

▼ 2009년 신종플루는 국내에서도 사망자 252명이 발생했다. 백신 임상시험을 맡은 것으로 안다.

“2009년 4월 북미에서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이 시작되고, 5월 1일 첫 내국인 확진환자가 발생하자 질병관리본부와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 그리고 녹십자와 함께 국내 백신 개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계절형 독감 백신 임상시험을 주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적인 신종플루 백신 개발전략을 자문했다. 백신을 개발하려고 관계자들이 주말을 반납하면서까지 회의를 거듭했다. 9월 초에는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지원자 500여 명을 모아 단기간 내 임상시험을 마쳤다. 발생 6개월 만에 신종플루 백신을 국내에서 자체 개발에 성공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 총 1400여 만 명이 접종을 무사히 완료해 제2, 3의 유행파가 오는 것을 예방하는 데 일조했다. 신종플루 백신 자체 개발은 우리가 백신 주권을 찾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 현재도 계절성 독감이 유행하는데 백신이 모자란 건 아닌가.

“이번 겨울 국내에선 B형 계절성 독감이, 미국에선 2009년 신종플루를 일으켰던 A형 H1N1 바이러스가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선 10%만이 A형 H1N1 바이러스다. 모두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가 효과가 있으며, 이번 겨울에 시판되는 계절성 독감 백신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이번 겨울에 국내에 공급된 계절성 독감 백신은 1750만 도스로, 매년 1500만 도스가 사용되는 것과 비교하면 백신 공급이 부족하진 않다.”

▼ 독감 백신의 유용성과 안전성에 대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꼭 맞아야 하나.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독감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50년 이상 써온 매우 안전한 백신이다. 백신 예방 효과는 피접종자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른데, 건강한 성인은 70~90%로 높지만, 노인과 영·유아는 50~60%로 낮은 것이 단점이다. 그럼에도 노인, 영·유아, 만성질환 환자, 임신부 등 고위험군은 우선적으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

▼ 새로운 신종플루의 대유행 가능성은 있는가.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의한 대유행 위험은 늘 상존한다. 일례로 2003년부터 동남아시아에서 계속 유행 중인 H5N1 AI, 그리고 2013년 봄부터 중국에서 유행하는 H7N9 AI가 대유행 후보 바이러스다. 이미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 H7N9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임상시험 단계에 이르기도 했다. 우리는 2009년 H1N1 신종플루 대유행 당시 백신 개발 경험을 살려 H7N9 백신 개발에 착수해야 한다.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에서 백신 회사들을 상대로 H7N9 백신의 비임상 연구개발 과제를 공모했으며 조만간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이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정부가 1400억 원을 집중 투자했다는데 실제로 집행됐나.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에 대한 1400억 원 지원은 2010년 11월 출범 때 계획이었다. 현재는 정부 부처 중 보건복지부만 단독으로 추진해 6년간 진행될 연구사업의 정부 지원금 총 635억 원에 민간 부담금 280억 원을 합쳐 915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 보통 새로운 백신 개발에는 10년간 연구개발비 1조 원이 필요하다. 현재 사업단은 연간 정부 연구비 100억~115억 원을 세포배양 백신, 항바이러스제, 항체치료제, 진단키트 등 33개 연구 과제에 지원한다.

연구개발비는 충분하지 않지만 최대한 협력연구를 통해 효과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며, 1단계 3년이 지난 현 시점에 가시적인 연구결과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SK케미칼에서 개발 중인 MDCK 세포배양 독감 백신은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는데, 올해 종료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에 허가심의를 계획하고 있다. 셀트리온에서 개발하는 항체치료제는 지난해 영국에서 1상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2014년 2상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공기청정기? 손 열심히 씻는 것이 먼저

▼ 과학계에선 중국발(發)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에 신종플루나 AI 바이러스 등 각종 병원성 바이러스가 섞여올 개연성이 높다고 한다. 과연 초미세먼지 속에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세포 내에서 증식하고 생존하는 것이 원칙으로, 세포가 없는 먼지 안에선 생존이 어렵다. 더욱이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기류를 타고 날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꽤 될 테고, 자외선에 쪼이면 바이러스가 사멸하므로 중국발 스모그를 통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중국을 여행한 후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로 국내에 입국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더 높다.”

▼ 요즘 각 가전제품 회사가 공기 중에 섞인 병원성 바이러스를 99% 제거해준다며 공기청정기 판매에 열을 올린다. 일부 사람은 이 광고만 믿고 집에 있을 땐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 등을 등한시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HEPA 필터를 장착한 공기청정기는 0.3㎛ 이상 입자를 99% 이상 제거하는 성능을 가진다.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에선 급성백혈병 환자의 감염을 예방하려고 병실 전체를 폐쇄한 무균실 병실을 두고 있다. HEPA 필터로 걸러진 공기의 흐름을 일정하게 함으로써 실내 균을 모두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공기청정기는 청정기 주변 바이러스만 제한적으로 제거 가능하다. 무균실 공기청정기와 달리 가정용은 실내가 완전 폐쇄되거나 한 방향으로만 공기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균실 수준의 완벽한 바이러스 제거는 불가능하다.”



주간동아 2014.01.13 921호 (p26~28)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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