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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부자들의 주식투자법 02

그래도 하반기 큰 장 서나?

2014 한국 증시 단기적으로 변동 장세 예상…치고 빠지는 ‘롱숏 펀드’ 유행할 듯

  • 이원주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takeoff@donga.com

그래도 하반기 큰 장 서나?

그래도 하반기 큰 장 서나?

2014년 첫 거래일인 1월 2일 오후 코스피가 지난해 종가 대비 44.15포인트(2.20%) 급락한 1967.19로 장을 마감했지만 증권사들은 올해 2300선 이상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새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오전 9시. 투자자들과 증시 관계자들은 “새해 첫 거래일 증시가 오르면 그해 증시가 크게 오를 개연성이 높다”며 첫날 상승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폭락.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증시는 2013.11로 지난해 말보다 약 2포인트 오른 채 시작했지만 결과는 전 거래일에 비해 44.15포인트(2.20%)나 떨어진 1967.19로 장을 마쳤다. 증시는 새해 두 번째 거래일인 3일에도 21.05포인트(1.07%) 하락하며 해가 바뀐 지 이틀 만에 1950선을 무너뜨린 채 8일까지 1950 안팎에서 맴돌았다.

정초부터 주가지수가 크게 떨어진 원인은 원·엔 환율 때문이다. 1월 2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997.44원을 기록해 5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화 가치가 크게 오르자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리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만 4.59% 떨어졌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초대형주의 주가도 줄줄이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20% 기업이 전체 시가총액의 80%를 쥐고 있는 한국 증시에서 대형주 폭락은 증시 전체 폭락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외국계 증권사인 BNP파리바에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전망치를 8조5000억 원으로 전망하면서 코스피는 말 그대로 ‘눈 위에 서리가 내린’ 길을 미끄러지듯 떨어졌다. 삼성전자 실적이 3분기(10조1635억 원)보다 못하리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그래도 영업실적이 9조 원대 중·후반은 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earning shock·기업이 시장 예상치보다 못한 실적을 발표하는 것)가 상상 이상이리라는 전망이 나오자 투자자들은 다른 기업의 실적도 더 낮아질 것을 우려해 다른 종목 주식까지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연초 예상보다 큰 폭락

전문가들이 이 같은 하락장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예상보다 셌다는 평가가 많다. 증시가 폭락한 1월 2~3일 이틀 동안 외국인들은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6000억 원 넘는 돈을 거둬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형주의 주가 움직임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좌우하는데, 환율과 기업 실적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한국에 돈을 남겨둘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요소들도 어느 정도 예상된 악재였던 만큼 외국인들이 실제 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돈을 빼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악재들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는 전망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올해 극 초반 증시는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우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 외에도 지난해 4분기 성적이 나쁠 것이라고 예상되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환율도 한동안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폴 티브난 블룸버그 외환 및 상품 전자 트레이딩 글로벌 책임자는 최근 “글로벌 외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올해 1분기(1~3월) 안에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로 떨어질 개연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긴 안목으로 보면 어떨까. 시간이 좀 걸릴 수는 있지만 점차 안정세를 찾으리라는 관측이 많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신흥국펀드의 자금 유출입을 조사한 결과 9주 연속 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을 포착했다”면서도 “다만 돈이 빠져나가는 규모가 꾸준히 줄고 있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순유입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서면 한국 증시도 반등할 기회가 올 것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기관과 투신권이 주식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한다는 점도 증시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그럼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가 어디까지 오르리라고 전망할까. 수치만 보면 화려하다. 증권사 대부분이 2300선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표 참조). 미래에셋증권이나 SK증권, 신영증권 등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한 증권사도 2250까지는 다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높은 숫자에 베팅한 KTB투자증권은 ‘코스피 2500’을 외쳤다.

‘속도 느려도 꾸준히 상승’

그래도 하반기 큰 장 서나?
이 같은 장밋빛 증시 전망은 ‘낙수 효과’에 기반을 둔다. 지난해 뚜렷하게 보였던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올해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까지 도달하리라는 관측이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의 경기 회복 과정을 살펴보면 소비가 늘어나는 단계를 넘어 민간기업의 설비투자가 늘어나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선진국의 산업경기가 활성화되면 국제 교역이 증가하면서 신흥국의 산업과 투자 경기까지 함께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가 상승하는 속도는 느리지만 오랜 시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한국은 2009~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증시가 상승 국면을 맞는 해가 될 것”이라며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투자자의 의심이 해소된다면 한국 증시의 주가 상승 추세는 2015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가가 이만큼 오른다고 올해 언제나 빨간불로 가득 찬 시황판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추세는 오름세를 타겠지만 단기적 움직임은 매우 큰 변동성을 가지리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먼저 최근 증시 폭락의 도화선이 된 환율이 걱정이다. 기업이 생각하는 원화 강세 마지노선은 달러당 1050원, 100엔당 1000원이다. 이 둘 가운데 이미 원·엔 환율에 대한 마지노선은 깨졌다. 여기에 힘겹게 1050원대를 지켜내는 원·달러 환율까지 1050원대가 깨지면 특히 전자·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성률 동부증권 기업분석2팀장은 “국내 전자·IT업체들은 이미 일본과의 경쟁에서 크게 이긴 상황이라 엔화 환율보다 달러 환율에 더 민감하다”면서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지면 이들 기업 실적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계속되는 내수 부진과 장기 침체가 무겁다. 실제 LG생활건강과 SK텔레콤, KT 등 국내 시장 비중이 큰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 소비재 기업이 국내 경기 회복을 이끈 선진국 상황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느리게 상승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심하게 출렁이는 증시.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앞다퉈 내놓은 투자상품은 롱숏 펀드다. 짧은 기간에 투자하고 빠지는 전략을 민첩하게 구사하는 것이 롱숏 펀드의 특징. 하락장이 예상되면 공매도(주가가 비쌀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서 갚아주는 투자 기법)를, 상승장이 예상되면 매수 전략을 활용해 주가지수 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동호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리서치부문 상무는 “시장 상승세를 타면서도 단기적인 롱숏 전략을 쓰는 만큼 느린 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4.01.13 921호 (p16~17)

이원주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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