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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부자들의 주식투자법 01

얼굴 달라도 ‘투자 DNA’는 같다

주식 부자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들

  •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sg.lee@miraeasset.com

얼굴 달라도 ‘투자 DNA’는 같다

얼굴 달라도 ‘투자 DNA’는 같다
주식 부자들은 남들과 다른 ‘투자 DNA’를 가진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것일까. 그런 능력은 선천적인 것일까, 후천적인 것일까. 사실 이런 질문에 수학 방정식처럼 똑 부러지는 답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경험적 관찰을 통해 주식 부자들의 성공 DNA는 어느 정도 간추릴 수 있다. 의외로 그들 행동과 사고방식에 상당한 공통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가(大家) 반열에 오른 세계적 투자자나 우리 주변에서 주식투자로 상당한 재산을 일군 사람은 대부분 비슷한 사고방식과 태도를 지닌다.

투자 DNA1 | 학습기계

현재 주식 부자를 언급할 때 단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오마하의 현인’으로 추앙받는 워런 버핏이다. 버핏의 성공 비결에 대해서는 수많은 책이 나왔고, 그가 사는 종목을 그대로 따라 하는 버핏 따라잡기 투자자도 적지 않다. 그런데 금세기 최고 투자자라 부르는 버핏이 하루 일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버핏의 일과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읽기’다. 버핏은 하루 24시간 중 적어도 6시간을 읽는 데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하루 절반을 온전히 각종 자료를 읽는 데 보내기도 한다. 버핏의 파트너이자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며 버핏 못지않은 독서광인 찰리 멍거는 “버핏은 학습기계”라고 말했다.

버핏의 읽기 목록 맨 앞자리는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이 차지한다. 그는 해외에 나가서도 이 신문을 빠짐없이 읽는다. 버핏의 종목 선택 아이디어의 1차적 원천은 바로 신문이다. 그는 이 밖에도 각종 산업 전문지와 자신이 투자하거나 관심 있는 기업들의 연차보고서를 반드시 챙겨 읽는다.

버핏뿐 아니라 주식투자로 대가 반열에 오른 투자자는 예외 없이 ‘읽기광’이다.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역발상 투자의 구루 고(故) 존 템플턴 경은 아예 “자기 자신을 살아 있는 도서관으로 만들라”고 말했다.



거액 자산가를 상대로 금융컨설팅을 제공하는 프라이빗 뱅커들도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부자는 끊임없이 공부한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알 때까지 질문한다” “경제신문을 읽는 것은 기본이다” 등이다. 주식투자로 성공한 사람은 주식 매매 활동 자체보다 생각하고 사색하는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

투자 DNA2 | 나만의 원칙

한 증권사 임원으로 재직 중인 K(49) 씨는 주식투자로 자산 수십억 원을 일궜다. 그는 입사 초기 영업점에서 일할 때 기술적 분석(주가 그래프 패턴을 보고 매매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바탕으로 투자하다 1억 원가량을 날리고서야 투자 원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K씨가 종목을 고를 때 일차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배당수익률’이다. 그는 주식을 분석할 때 미래보다 현재를 본다.

“저에게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분석할 만한 역량이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 당장 수익을 잘 내고 배당을 잘 주는 기업에 초점을 맞췄죠.”

그는 배당 관련주 리스트를 만들어놓고, 배당수익률이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으면 매수를 시작한다. 배당금을 받아서는 다시 재투자한다. 그는 배당수익률과 배당 재투자라는 2가지 원칙을 갖고 투자한 이후에는 거의 손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마리오 가벨리(저명한 가치투자자), 해리 마코위츠(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존 보글(인덱스펀드 창시자) 등 투자 대가 9명을 취재하고 분석한 케네스 스턴은 개인투자자의 실패 원인으로 세 가지를 꼽았는데, 그 첫 번째가 투자 원칙에 관한 것이다.

첫째, 투자 원칙이 없거나 원칙이 있어도 지키지 않는다.

둘째, 투자보다 투기에 가까운 도박을 한다.

셋째, 연습을 하지 않는다.

주식투자의 원칙은 사람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투자자는 손절매(앞으로 주가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주식을 매입 가격 이하로 파는 일)가 필요 없다고 얘기하고, 반대로 어떤 이는 손절매는 손실 최소화의 강력한 수단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자기 몸에 맞는 방법을 찾아 지키는 일이다. 버핏의 스승이자 현대 증권분석의 아버지라 부르는 벤저민 그레이엄은 원칙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원칙에 시효가 있다면 그것은 원칙이 아니다.”

투자 DNA3 | 사람에게 투자한다

얼굴 달라도 ‘투자 DNA’는 같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 귀재 워런 버핏.

주식 부자는 자기 돈을 맡길 때 처음에는 작게 시작한다. 돈을 조금만 주고 투자하는 것을 본다. 성과가 괜찮으면 투자 금액을 조금 늘린다. 이런 과정을 몇 번 거친 후에야 큰 금액을 맡긴다. 이처럼 자기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점검하는 과정을 밟는다. 돈을 벌어주는 것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사람을 잘 고르는 안목으로 투자 대가 반열에 오른 독특한 인물이 있다. 2001년 93세 나이로 타계한 로버트 하일브론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피혁공장을 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회사와 아버지가 사놓은 주식, 채권을 물려받았다. 돈을 관리해본 경험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아버지가 그레이엄과 거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레이엄을 만나 수수료를 내고 투자 상담을 받다 아예 그레이엄의 투자회사에 취업했다.

좋은 투자성적표를 기록했지만 그는 자신보다 더 뛰어난 투자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직장동료인 버핏과 1955년부터 2001년까지 펀드를 운용하면서 투자자의 돈을 721.5배로 불려준 월터 슐로스가 그들이었다. 이에 하일브론은 직접투자를 그만두고 뛰어난 투자자를 찾아 투자하는 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나중에는 직접투자를 아예 그만두고 간접투자만 했다.

펀드투자가 대중화하고 금융상품 종류가 다양화하면서 투자자는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투자상품의 본질을 계속 파고 들어가면, 단 하나의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결국 투자는 사람이 한다는 사실이다. 주식투자로 성공하는 데 꼭 직접투자만 고집할 이유는 없다. 실제 부자 상당수는 펀드를 통해 주식투자를 한다. 그들이 반드시 점검하는 것은 그 펀드를 책임지고 운용하는 사람이다.

투자 DNA4 | 리스크 관리

얼굴 달라도 ‘투자 DNA’는 같다

리스크 관리는 주식투자에서 명심해야 할 원칙 중 하나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명심할 것이 있다면 바로 ‘리스크(risk)’입니다. 투자 성공의 요체는 첫째도 리스크 관리, 둘째도 리스크 관리, 셋째도 리스크 관리입니다. 리스크 관리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금융회사 월급쟁이로 시작해 종잣돈을 모아 투자, 지금은 투자자문사를 경영하는 M(50) 사장의 말이다.

흔히 투자 세계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최악’을 먼저 생각하고, 실패하는 사람은 ‘최선’을 떠올린다고 한다. 투자한 돈이 모두 사라지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 사람과 딴 돈으로 행복해질 자기 모습을 기준으로 삼는 사람의 의사결정은 천양지차일 수밖에 없다.

최악 상황을 피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주식 부자는 따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에 먼저 초점을 맞춘다. 이들이 ‘몰빵’하지 않고, 남의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다. 주식처럼 변동성이 큰 곳에 대출을 받아 투자하면,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견디기 어렵다. 그래서 투자 대가들이 한결같이 레버리지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다.

생전에 독일 증시의 우상이던 안드레 코스톨라니는 신용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그는 “노름할 생각이 아니라면 어떤 경우에라도 신용으로 주식을 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안 좋은 회사의 주식을 조금이라도 내 돈으로 사는 것이 유명한 회사의 주식을 남의 돈으로 많이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까지 했다.

1977년 5월부터 90년 5월까지 13년간 마젤란펀드를 운용하면서 연평균 29.2%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올린 피터 린치도 코스톨라니와 같은 의견이다. “투자자금은 그 돈이 없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여유자금이어야 한다.”

주식투자에서 리스크 관리의 시작은 빚을 내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 부자는 주식으로 인생 판을 바꾸고자 하지 않는다. 연 10% 안팎의 수익률이면 만족한다. 여유자금으로 꾸준히 기다릴 수 있는 인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잘 알기 때문이다.

투자 DNA5 | 남들과 반대로 갈 수 있는 힘

팔순을 넘으면서 주식투자에서 손을 뗐지만 그전까지 김(81) 여사는 지인 사이에서 꽤 유명한 투자자였다. 그의 원칙은 매우 간단하다. ‘주식은 1년에 한 번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종목에 대한 고민도 없었다. 무조건 대한민국 1등 기업을 샀다. 그와 거래했던 전직 증권사 직원 A씨는 “김 여사가 객장에 나타나면 모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제 바닥이구나’라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1년 중 경제가 어렵다는 언론기사가 자주 등장하고 비관론이 팽배해질 때쯤이면 적게는 1억 원, 많게는 3억 원가량 들고 와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 주가가 올라 30~40% 수익이 나면, 모두 매도하고 현금화했다. 아무리 오래 들고 있어도 50% 이상까지는 기다리지 않았다. A씨 말에 따르면, 김 여사는 50%가 넘어가는 수익은 욕심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김 여사처럼 주식투자로 성공한 사람은 투자 게임을 ‘소수 게임’으로 여긴다. 다수 사람이 모두 시장에 참여할 때는 먹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 독립적일 뿐 아니라 남과는 거꾸로 갈 수 있는 역발상의 배짱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남과 같이 간다면 그것은 더는 소수 게임이 아닌 다수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그레이엄, 버핏, 린치 등 이미 전설이 된 투자 대가가 입을 모아 하는 얘기가 있다. 투자에서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기질’ 혹은 ‘감정 통제력’이라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흥분을 잘 하고 팔랑 귀에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뀌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주식투자가 유망하더라도 하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세상 일이 대부분 그렇듯, 결국 주식투자도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일반인 펀드투자 방법은

추천받아도 쪽박 십상…결국 투자자 책임

얼굴 달라도 ‘투자 DNA’는 같다

‘동아일보’ 송충현 기자(왼쪽)가 펀드 가입 시 유의사항과 좋은 펀드 고르는 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최선재 동아일보 인턴기자·건국대 법학과 4학년

“익었어, 안 익었어? 이거 먹어도 돼?” 아이는 엄마가 삼겹살을 구울 때 항상 묻는다. 아이는 어떤 게 익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엄마는 풍부한 경험과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굳이 먹어보지 않고도 어떤 고기가 익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아이는 경험상 엄마가 골라준 삼겹살이 제대로 익었다는 것을 안다.

펀드투자도 마찬가지다. 엄마처럼 정확한 안목을 가진 펀드 판매사 직원이 권유한 펀드라면 누구라도 믿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펀드 판매사 직원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펀드 투자자의 이익보다 판매사 직원의 이해를 앞세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펀드 판매사를 잘 골라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펀드 투자자의 63%가 판매사를 방문해 직원 추천에 따라 투자할 펀드를 선택한다. 한마디로 펀드 판매사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펀드 판매사들이 자식에게 익은 삼겹살을 제대로 골라주는 엄마의 신중함에 버금갈 정도로 펀드를 제대로 골라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것 역시 판매사에 따라 다르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은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 11개사, 증권사 18개사, 보험사 2개사에 모니터링 요원을 파견해 펀드상담 실태를 조사했다. 그리고 판매한 펀드의 수익률과 계열사 판매 비중 등을 종합해 점수를 매겨 ‘2013 펀드 판매회사 평가’를 발표했다. 그 결과, 신영증권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뒤를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증권이 차지했다.

부문별로 보면 표준 판매 프로세스 규정을 충실하게 준수하는 판매사는 유진투자증권이었다. 이어 한화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 뒤를 이었다. 또 증시 전망이나 펀드 관련 전문지식, 상품 설명 능력이 우수하고 판매한 펀드의 수익률이 좋은 판매사 1위는 신영증권이었다. 이어 2위와 3위는 각각 한화증권, 삼성증권이었다. 또 고객을 배려해 상담을 진행하고 사후관리에 충실할 뿐 아니라 계열회사 펀드 판매 집중도가 낮은 판매사 1위는 신영증권이었다.

물론 이들 펀드 판매사가 추천한 펀드에 가입했다고 모두 뛰어난 수익률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동양그룹 사태에서처럼 펀드 판매사 말만 듣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편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은 수익률과 안전성 면에서 꾸준히 우수한 성적을 거둔 펀드도 조사했다. 2013년 12월 기준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A와 하나UBS글로벌인프라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동양중소형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lassA와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A를, 중립적인 투자자라면 동양중소형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lassA,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A를 주목할 만하다. 안전추구형 투자자에게는 알리안츠PIMCO토탈리턴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H)Class A를 추천한다.




주간동아 921호 (p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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