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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음식 조미료 선택권 소비자가 가져야 ”

‘먹거리 X파일’ 이영돈 PD

  • 이윤진 객원기자 nestra@naver.com

“음식 조미료 선택권 소비자가 가져야 ”

“음식 조미료 선택권 소비자가 가져야 ”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하 ‘먹거리 X파일’)을 방송하는 금요일 오후,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위치한 서울 동아일보 사옥에서 프로그램 기획과 제작, 진행 등 1인3역을 맡은 이영돈 PD를 만나 방송에서 하지 못한 ‘착한식당’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연일 계속되는 회의와 출장, 녹화 등 바쁜 일정 탓인지 처음에는 다소 피곤한 기색을 보이던 이 PD는 본격적으로 착한식당에 대한 얘기에 들어가자 순식간에 눈을 빛내며 착한식당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피력했다.

KBS ‘추적 60분’ ‘소비자고발’ ‘생로병사의 비밀’ 등 고발프로그램에서부터 1990년대 중반 ‘주병진 쇼’ 같은 예능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시청자로부터 호평 받았던 프로그램을 기획, 연출한 그는 최근 채널A의 인기 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로 또다시 시청자 사이에서 화제 인물로 떠올랐다. 특히 ‘먹거리 X파일’의 한 코너인 착한식당은 먹을거리나 맛집에 대한 ‘고발’과 ‘비판’을 주제로 삼는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바른 외식문화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공감을 사고 있다.

▼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영돈 PD 결혼 여부’를 묻는 질문도 올라와 있다. 인기를 실감하나.

“길을 다니면 알아보는 사람도 많고, 특히 식당 주인들이 알아봐서 식당에 들어가기가 겁날 정도다. 그런 반응을 접하면 나 자신에 대한 인기보다 ‘우리 프로그램이 떴구나’를 실감하게 된다.”



▼ 식당 반응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주인이 알아보고 곧바로 긴장한다. 혹시 취재라도 나왔나 싶어 긴장하는 분도 있고, 걸릴 점이 있는지 걱정하기도 한다. 반면 적극적으로 식당 홍보를 하는 분도 있다.”

‘양화’가 악화를 구축하기도

▼ 착한식당 심사에도 직접 참여하나.

“주인이 나를 알아볼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현장에 얼굴을 내밀진 않는다.”

▼ 선정된 착한식당을 찾아간 적은 있나.

“주인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 안 간다.”

▼ 착한식당을 기획한 의도를 알고 싶다.

“예전에 칡냉면과 관련한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다. 공장 대부분이 칡 함유량이 3%인 국수를 내놓고 ‘칡냉면’이라고 이름 붙여 판매하는 것과 달리, 칡을 21% 사용하는 공장이 딱 한 곳 있었다. 그런데 취재해보니 다른 곳보다 200원 더 비싼 가격 때문에 공장 문을 닫을 상황이었다. 그 공장이야말로 진짜 칡냉면을 만드는 곳인데도 말이다. 정직하게 만드는 공장은 망하고 그렇지 않은 공장은 흥하는 실태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방송을 통해 소개했고, 곧바로 주문이 쇄도하면서 공장이 다시 일어섰다. 그전까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양화가 악화를 구축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재료로 제대로 만든 먹을거리를 소개하면 좋을 듯해 착한식당 코너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 착한식당 선정과 검증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인터넷, 블로그 검색과 게시판 제보, 추천 등을 통해 식당 후보를 정한 다음 취재팀과 주부평가단이 여러 번 찾아가 맛을 본 후 확신이 들면 검증단이 찾아가 확인한다. 이 과정을 거쳐 착한식당이라는 확신이 들면 비로소 취재 허가를 받아 주방과 거래처 등을 밀착 취재한다.”

▼ 착한식당에서 말하는 ‘착한’이라는 기준이 좀 애매하기도 하다.

“사실 내부에서 정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화학조미료와 식품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원산지 표기를 지키면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식당’ 정도고, 그 밖에 주인의 정성, 음식에 대한 열정, 신선한 재료 사용 등은 현장에서 취재진과 검증단의 확인에 따라 결정한다.”

▼ 항의도 많을 것 같다.

“냉면육수와 관련한 내용이 방송으로 나간 후 전화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항의가 50여 건 들어왔다. ‘우리도 조미료 안 쓰고 제대로 육수를 내는데 방송 때문에 망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취재진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해당 냉면집을 찾아가 맛을 봤더니 모두 조미료를 쓰고 있었다. 우리가 직접 확인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

▼ 착한식당으로 선정했다가 취소한 집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해당 식당에서 식중독 환자가 나왔다는 제보가 들어와 추가 취재를 통해 사실 확인을 하고 곧바로 착한식당 선정을 취소했다. 물론 그 식당에도 사정은 있었다. 마침 그때가 상중이라 주인이 식당 관리에 여력을 쏟지 못하던 때였다. 하지만 어떤 이유나 사정이 있어도 식중독이 발생한 곳을 착한식당으로 둘 수는 없어 식당에 사정을 설명하고 인증패를 돌려받은 뒤 방송 홈페이지에서도 이름을 내렸다.”

▼ 손님 요구에 따라 하는 수 없이 조미료를 넣는다는 말도 있다.

“조미료를 안 넣으면 손님들이 ‘맛이 없다’고 불평해서 하는 수 없이 조미료를 쓴다는 식당도 있다. 그러나 착한식당들을 보면 조미료를 대체할 맛을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런 노력 없이 간편하게 맛을 내려고 조미료를 습관적으로 사용한다면 착한식당이 될 자격이 없다.”

가족과 같은 음식 내는 곳이 ‘착한식당’

“음식 조미료 선택권 소비자가 가져야 ”

‘먹거리 X파일’의 기획과 제작, 진행을 맡고 있는 이영돈 PD.

▼ 주중에 두 끼 이상은 외식을 해야 하는 직장인은 의지와 상관없이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주인이 일방적으로 음식에 조미료를 넣고 그것을 마치 자기 실력인 양 포장하는 것은 확실히 문제다.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식탁 한켠에 소금, 후추, 다진 양념 등 양념통을 두고 입맛에 따라 간을 맞추도록 하는 것처럼 조미료통도 비치하면 소비자가 조미료에 대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 식당의 무분별한 조미료 사용이 문제라는 뜻인가.

“사실 조미료 사용이 소비자 잘못인지 식당 잘못인지는 애매하다. 확실한 것은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이 조미료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달라진 인식에 맞게 조미료 사용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 이 PD가 생각하는 착한식당이란.

“조미료 사용 여부나 재료 선정, 메뉴와 상관없이 자기 가족에게 먹이는 것과 같은 정성으로 음식을 낸다면 그곳이 바로 착한식당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방송에는 나오지 못하겠지만(웃음).”

▼ 미식가인가.

“아니다. 매운 걸 하도 먹어서 미각이 다 마비됐다. 비염 때문에 냄새도 잘 못 맡고 맛에도 까다롭지 않아 닥치는 대로 먹는 편이다. 제일 맛있는 음식은 맨밥에 물 말아 마른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착한식당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 땅에 착한 식당, 착한 먹을거리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또 하나는 방송에 소개한 착한 식당 주인들이 모두 돈을 많이 벌어 성공하는 것이다. 재료비나 음식 개발에 힘을 쏟느라 대부분 방송에 소개되기 전까지 큰돈을 벌지 못한 분들이다.”



주간동아 2012.10.29 860호 (p46~47)

이윤진 객원기자 nest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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