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0

2012.10.29

조국은 ‘정치 뻐꾸기’일까요?

  • 김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입력2012-10-29 09: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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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은 ‘정치 뻐꾸기’일까요?
    조국 서울대 교수(@patriamea·사진)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선거(이하 대선) 후보에 대해 ‘후보 단일화’를 압박하고 나섰다. “두 후보 모두 등록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광화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고 촛불시위를 주동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 조 교수의 이 같은 발언과 관련해 위키트리·미디컴은 펄스K의 텍스트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했다(분석 기간 10월 24~25일). 분석 대상은 ‘조국’ ‘촛불시위’를 포함한 트위트 전체다. 조사 결과 긍정·옹호 의견은 43.0%, 부정·비판 의견은 30.2%였다. 중립 의견은 26.8%. 그중 긍정·옹호 트위트를 보면 친(親)민주통합당 성향의 파워트위터리언이 리트위트(RT) 상위를 차지했다.

    @jk_space(김진애 전 민주당 의원) : “단일화 결렬 조짐이 보이면 촛불을 주도하겠다” 말씀이 쏘옥!

    @hun5454 : 아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발언이다. 어떤 명분으로도, 단일화를 피할 수 없다. 그것이 국민의 뜻이고, 하늘의 명이고, 이 시대인의 사명이다. 단일화에 실패하면 민주주의는 더는 없다.

    @du0280(서영석) : 역사의 죄인이 되면 안 되죠~.

    문재인 후보 진영에 참여한 시인 안도현 씨 트위트도 많이 리트위트됐다. ‘도가니’ 작가인 공지영 씨는 멘토단으로 참여했고, ‘연탄재 시인’으로 유명한 안도현 씨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참여해 폴리라이터(polywriter·정치 문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ahndh61(안도현) : 이런 촛불시위라면 엄청나게 많은 국민이 동참할 겁니다. [프레시안] 조국 “문재인-안철수 분열하면 촛불시위 벌일 것” http://t.co/qYKNriir

    그럼 부정·비판 의견은 어떤 내용일까.

    @wonders0499 : 서울대가 세계적 대학이 못 되는 이유가 연구를 팽개치고 권력을 향해 하루살이처럼 달려드는 이런 폴리페서들 때문. 조국 “文-安 단일화 안 되면 촛불시위 주도할 것”.

    @didsnssla : 정작 촛불시위가 필요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엔 귀 막고 입 다물다가.

    @skylark3021(정성근) : 단일화 안 되면 촛불시위 주동하겠다…. 존경하는 조국 교수의 말입니다. 이 정도면 막가자는 겁니다. 공갈 협박 수준입니다. 문, 안을 깨우치기 위해서? 진보의 심지에 불을 붙이려고? 단일화가 무슨 민주화운동입니까? 기껏해야 밀어주기 또는 물러나기인데.

    @hoongkildong : 조국 교수 발언에 괄호의 단어를 넣으면 맞을 듯. “(민주당으로) 단일화 안 되면 촛불시위 주도할 것“ 난 반댈세!ㅎㅎ #소셜포럼.

    흥미로운 것은 조 교수의 ‘촛불시위’ 반대 발언에 좌파 파워트위터리언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과 MB를 죽도록 싫어하고 정권교체를 희망하며 한미 FTA를 결사반대”하는 @didsnssla님과 ‘노루귀’라는 별명으로 유명하고 “민주주의를 추구하며 MB=독재자”로 칭하는 @hoongkildong님이 대표적 인물이다.

    다수의 진보 트위터리언이 조 교수에 비판적인 가장 큰 이유는 ‘단일화 촉구가 사실상 안철수 후보 사퇴라는 속임수’일 것이라는 의심 때문이다. 즉 상당수 진보 트위터리언이 ‘단일화=문재인’ 등식에 반대한다는 얘기다. 이들의 주장은 ‘흑묘백묘론’이다. 즉 “단일화해서 정권교체하는 것이 목적이다. 문 후보를 전제하고 안 후보를 압박하지 마라. 꿩을 잡는 게 매이듯 이길 수 있는 후보 쪽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수 쪽뿐 아니라 ‘반(反)조국 친(親)진보’ 쪽 트위터리언까지 그를 ‘정치 뻐꾸기’라고 부른다, “남의 둥지에 알 낳는”. 트위터에서 ‘조국’을 치면 ‘정치 뻐꾸기’가 함께 뜬다. 이들이 모두 새누리당 쪽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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