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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는 ‘공유경제’야

무엇이든 나눠 쓰고 빌려 쓰고…전 분야로 확산

  • 문보경 전자신문 부품산업부 기자 okmun@etnews.co.kr

요즘 대세는 ‘공유경제’야

요즘 대세는 ‘공유경제’야
# 명절 때마다 도로 위에서 전쟁을 치르는 김씨는 이번 추석엔 막힐 걱정 없는 기차를 선택했다. 고향에 가서도 이곳저곳 이동해야 하는 터라 자동차가 필요했지만, ‘카셰어링 서비스’가 있어 걱정이 없었다. 스마트폰으로 인근에 있는 자동차를 검색해 바로 사용할 수 있으니, 오히려 렌터카보다 편리했다.

# 두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박씨. 쑥쑥 자라는 아이 옷값이 무척 부담스러웠는데, 최근 ‘어린이 옷 공유사이트’를 알고는 큰 걱정을 덜었다.

# 서울에 사는 최씨는 7월 여수세계박람회장을 둘러보는 1박2일 여행을 계획했다.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주변 사람들 얘기에 여행을 취소해야 하나 걱정했지만, 직장동료가 추천해준 ‘빈방 공유사이트’ 덕에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이 사이트에서 일반 가정집 빈방을 소개받아 저렴한 비용으로 숙박 문제를 해결했다.

바야흐로 공유경제(Sharing Economy) 시대다. 미국과 유럽에서 활성화한 공유경제가 드디어 한국에도 안착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9월 20일 ‘공유도시 만들기’를 선언했다. 시민들이 재화, 재능, 공간을 나눠 씀으로써 주차난과 숙박난 같은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예산도 줄이겠다는 시도다. 서울시는 그 시작으로 11월부터 카셰어링 시범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주말에만 사용하는 차량이 33만 대 정도일 것으로 추산한다. 이 차량을 시민들이 함께 사용한다면 낭비를 줄이고 주차난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한다. 서울시는 사업자에게 공영 주차공간 754개 면을 반값에 제공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공유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사이트 ‘공유도시 허브’도 구축한다.

카셰어링과 함께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성공모델로 꼽히는 것이 빈방 셰어링이다. 미국 홈스테이식 숙박 서비스업체 에어비앤비(AirBnB)는 창업 5년 만에 회사 가치가 1조 원을 넘어섰다. 6월 기준 하루 동안 빈방을 빌려 쓴 여행객은 평균 3만8000여 명. 이 회사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 192개국 2만7000여 개 도시에서 빈방을 빌릴 수 있다. 힐튼을 비롯한 세계적인 호텔 체인의 객실 규모를 능가하는 규모다. 국내에서도 코자자, 비앤비히어로 등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특급호텔 체인 능가하는 빈방 정보

나누지 못할 게 없을 정도로 공유 범위가 확장하고 있다. 나눠 쓰거나 빌려 쓰는 것이 가능한 재화라면 뭐든 가능하다. 사무실도 나눠 쓸 수 있다. 스타트업(신생) 기업을 위한 공간 ‘코업’이 대표적이다. 하루, 열흘, 월 단위로 이용료를 내면 테이블과 사무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자본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사무공간이 필요하거나 외부 활동이 더 많아 큰 사무실이 필요 없는 기업에 그만이다. 이른바 오피스 셰어링이다.

이 정도면 집을 공유하는 모델도 나올 만하다. 실제로 일본 도쿄에서는 거실과 테라스를 공유하는 셰어하우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비용을 절감하고 이웃도 만들 수 있는 셰어하우스 모델이 싱글족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다. 한국에도 셰어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이 밖에 평소에는 입지 않고 입사나 면접 같은 특별한 날에만 필요한 정장, 성장 속도가 빨라 짧은 기간 입고 마는 어린이 옷, 임부복 등을 공유하는 사이트도 크게 늘었다.

외국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기반으로 공유 서비스 영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에어비앤비나 집카(카셰어링 서비스업체)처럼 공유경제 주도권을 쥔 기업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공유경제 개념이 자리 잡은 것은 2008년경부터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자 틈새시장을 노리고 탄생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과 스마트폰, SNS 등을 통해 더 많이, 직접적으로 교류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도 많다.

요즘 대세는 ‘공유경제’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비앤비히어로 사무실. 1층에 있는 방 2개 가운데 하나를 사무실로 쓰고, 나머지 하나와 2층에 있는 방 2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숙소로 빌려준다(왼쪽). KT는 지난해 11월 24일 경기 수원시청에서 수원시와 카 셰어링 업무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왼쪽부터 남규택 KT 시너지경영실장, 염태영 수원시장, 이희수 KT렌탈 사장.

공유경제는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재화의 팽창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다. 성장과 고용은 한계에 다다랐고 세계 경제도 기울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쓰지도 않은 물건을 소유하는 데 들이는 비용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 자녀가 분가하면서 남는 방, 주말에만 사용하는 자동차 등을 공유하는 모델이 나타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서서히 대안 경제로 자리 잡고 있다.

IT 인프라와 자발적 참여가 공유경제를 만든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공유도시 서울 만들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유경제가 얼마나 빨리 안착하느냐의 관건은 공유자원의 정보를 집적하는 시스템과 시민의 동참”이라고 말했다.

공유경제 성공 열쇠는 자발적 참여

그렇다면 공유경제는 기존의 렌털서비스와 무엇이 다를까. 박 시장이 강조한 것처럼 공유경제는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 ‘IT 기반의 실시간 서비스’라는 점도 큰 차이다. 한 예로, 렌터카 서비스는 업체가 모든 차량을 소유하고 고객이 대리점을 방문해 업체가 제시한 조건에 따라 하루 단위 계약을 해야 한다. 카셰어링도 지금은 렌터카 서비스와 비슷하게 업체가 서비스를 주도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카셰어링은 서울시가 계획하는 것처럼 일반인끼리 차량을 공유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같은 IT 인프라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주변의 빈 차를 검색하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것이 공유경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공유경제는 미래 예측에서 빠지지 않은 단어가 됐다. 미래학자들은 무조건 양적 팽창을 부르짖던 세계가 이제는 양적 성장을 조금 늦추고 공유경제 시대로 나아간다고 분석한다. 공유경제를 통해 더 적게 소유하지만 오히려 사용할 기회는 더 많아진다고도 얘기한다.

업계에서는 공유경제 모델이 더욱 확산하면, 산업이 플랫폼 위주로 재편되리라고 내다본다. 제조업 대부분이 소비자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생태계가 구축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개인 고객은 점차 줄고 전국망을 보유한 카셰어링 서비스업체들이 자동차를 대량 주문한다면, 자동차 제조업체는 가격 흥정을 하더라도 서비스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려 들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산업 생태계는 확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제조 주도권이 제조업체가 아닌 플랫폼업체에 돌아가는 것이다. 방송사업자가 셋톱박스 기능을 선택해 대량구매 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처럼 상품 기능의 결정권도 대부분 플랫폼업체가 가질 수 있다. 제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간동아 857호 (p26~27)

문보경 전자신문 부품산업부 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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