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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에도 세금 매긴다?

전자상거래에도 세금 매긴다?

전자상거래에도 세금 매긴다?
EU(유럽연합)가 전자상거래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미국과의 통상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U는 최근 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연간 10만유로(10만5000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해외 기업들에 15∼20%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과세방안을 마련했다. EU는 이번 과세안이 역내 기업들과 해외 기업 간의 불공정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누가 보아도 EU 역내에서 전자상거래를 하는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법안임을 알 수 있다.

물론 EU의 이러한 조치는 미국의 즉각적인 반발로 이어졌다. 특히 앤디 그로브 인텔 회장은 EU의 과세 방안이 ‘전자보호주의’(e-protectionism)라며 미국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간 미국과 EU는 전자상거래와 관련해 개인 정보 보호나 세금 문제로 줄곧 갈등을 빚어왔다. 이는 외형적으로는 소비자 보호, 국가 제도에 관한 문제였지만 정작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자상거래에서 앞선 미국 기업들이 유럽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장사할 수 있느냐는 문제나 다름없었다.

지금의 형국은 전자상거래 비과세를 주장하는 미국이 전세계를 상대로 대결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은 물론 중국과 같은 개도국들도 이미 전자상거래 과세 방침을 밝혔다. 미국 업체들이 세금 한푼 안내고 자국시장을 점령하게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개도국들은 국가 재정에서 차지하는 관세의 비중이 높아 전자상거래가 늘어나면서 세수가 줄어들면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세계를 상대로 전자상거래 비과세를 외치고 있는 미국에서도 정작 이를 둘러싼 이해 집단간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미 하원은 지난 5월 인터넷 기업에 대한 면세 기간을 2005년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전자상거래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관련 업계가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주정부들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전자상거래에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정부들은 전자상거래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을 경우 세수 부족으로 공공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주정부의 이러한 의중을 반영하듯 연방 하원이 전자상거래 법안을 통과시킨 얼마 뒤 이번에는 캘리포니아주 하원이 전자상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근소한 표차로 승인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소매업체들도 전자상거래 비과세에 반발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월마트의 경우 매장에서 물건을 파나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파나 동일한 세금이 부과되지만 인터넷 기업들에 단지 인터넷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면제해준다는 것은 불공정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과세를 둘러싼 또 하나의 문제는 과연 전자상거래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다. 사실 미국의 경우도 주마다 세금 체계가 달라 단일 세제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니 국경을 초월해 이뤄지는 전자상거래에 대해 과연 국제사회가 효율적이고 공정한 징세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쉬울 리 없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데다 관련 업계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전자상거래 비과세를 기회로 삼아 세계 진출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를 통한 해외 수출이 국내 수입보다 많을 것이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다. 더욱이 전자상거래 세금 부과의 핵심인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부문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가 전자상거래 비과세를 주장한다는 것은 무리일 듯싶다. 당분간은 우리도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전자상거래 비과세 정책을 견지하겠지만 한편으로는 효율적이고 공정한 전자상거래 과세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때라고 본다.



주간동아 2000.07.20 243호 (p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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