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 CEO는 “미국 정부는 애플이 고객 보안을 위협하는 전례 없는 명령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해왔지만 애플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며 FBI가 아이폰에 이른바 ‘뒷문(백도어)’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한에서 “백도어가 한번 만들어지면 다른 많은 기기에도 계속 사용될 우려가 있다. 실생활과 비교하자면 식당, 은행, 가게, 가정집을 불문하고 수억 개의 자물쇠를 딸 수 있는 마스터키에 상응하는 것이다.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FBI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댓글란에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한 누리꾼은 “FBI 할아비가 와도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백도어 제공은 단호히 거부하는 게 맞다”며 애플을 옹호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팀 쿡의 편지는 구구절절 옳다. 기업은 대부분 국가 권력 앞에서 스스로 알아서 고객 비밀정보를 갖다 바치거나 팔아먹지 않나”라며 기업의 윤리의식 실종을 꼬집기도 했다.
이번 일로 애플과 삼성을 비교하는 누리꾼들의 의견도 눈에 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우리나라 정부가 삼성에게 이런 제안을 하면 과연 삼성은 어떻게 반응할까”라고 트위트를 남겼고, 또 다른 누리꾼은 “삼성의 개인정보 안전장치는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반면 미국 내에서 애플의 고집을 비난하는 여론도 있다. 개인정보 보호보다 국가안보가 먼저라는 이유에서인데, 보안 전문가 중에는 이번 테러범의 아이폰이 구형 모델인 5C인 만큼 백도어를 만들어도 새 모델의 보안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주간동아 1026호 (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