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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美 테이퍼링 · 금리인상 시계, 연준에 쏠린 눈

역대급 ‘돈 잔치’ 끝 다가와 … “韓, 美 금리인상 동조 시 가구당 연이자 부담 250만 원↑”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빨라진 美 테이퍼링 · 금리인상 시계, 연준에 쏠린 눈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미국 국채 금리발(發) 불안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미국 국채 금리발(發) 불안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자 각국 정부가 펼친 통화완화정책이 종착지에 다가서는 모습이다. ‘긴축정책의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적극적인 통화완화정책으로 경기 회복을 주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및 금리인상 시그널을 속속 내비쳤다.

미국 CNBC는 6월 15~16일 개최 예정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이 공식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회의에서 테이퍼링 논의가 얼마나 구체화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5월 고용(55만9000명)이 예상 수치(67만1000명)보다 적어 연준이 테이퍼링을 앞당기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CNBC는 “통화완화정책을 너무 오래 끌면 인플레이션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동월 대비 4.2% 올라 2008년 9월 5% 상승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그래프1 참조). 시장 경기가 정상 수준을 회복하면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로 지난해 말 0.193%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대를 웃도는 등 상승하고 있다(그래프2 참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확률이 커졌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에서 “연준의 판단과 달리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일 것”이라며 “연준이 2023년에야 금리인상에 나서는 것은 너무 늦다”고 주장했다.

긴축정책 때는 기업 실적에 주목해야

인플레이션, 테이퍼링, 금리인상 시그널에 주식시장과 암호화폐시장은 움찔하는 모양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국채금리가 올라 돈이 자연스럽게 주식에서 채권시장으로 흘러들어간다.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으로 유동성이 줄어든 주식시장에서는 성장 기대감이 높은 기업보다 철강, 조선, 건설, 화학 등 실적을 내는 기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테이퍼링, 금리인상은 암호화폐시장에도 일반적으로 악재로 작용한다. 다만, 미국 헤지펀드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의 트로이 가예스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연준이 통화긴축을 하면 비트코인, 금 모두 수혜”라며 “금보다 상승 여력이 많은 비트코인이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난해 온스당 2075달러를 넘어 최고치를 찍은 금은 현재 바닥을 다진 상태라 테이퍼링 우려가 더 커져도 내년까지 추가로 조정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금리인상 동조 시 가계부채 이자 28조8000억 증가”

미국이 테이퍼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금리인상에 시동을 걸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서 달러가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6월 7일 ‘미국 금리 상승의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을 통해 미국 금리인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율과 실업률, 통화량 등 경제변수와 미국 연준의 올해 경제변수 전망치를 적용해 추정한 결과 미국의 단기 국채 금리(6개월 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는 올해 1분기 금리 수준인 0.07% 대비 1.37∼1.54%p 상승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그래프3 참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16억~18억 달러(약 2조66억 원)가 빠져나갈 것으로 한경연은 분석했다. 또 한국이 미국과 같은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면 연간 가계대출 이자가 25조6000억~28조8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가구당 이자 부담이 220만~250만 원 늘어나는 것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할 때 금리를 함께 인상하지 않으면 달러가 빠져나가고,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딜레마에 처한 셈이다.

미국을 필두로 각국 정부가 벌인 역대급 돈 잔치의 끝이 서서히 보이고 있다. 잔치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축복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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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293호 (p38~39)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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