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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가 관건

적극적 제도 개선으로 공매도 효율성 높여야

  •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공매도 재개?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가 관건

3월 15일 공매도 금지 조치 만료를 앞두고 공매도 재개와 연장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GettyImages]

3월 15일 공매도 금지 조치 만료를 앞두고 공매도 재개와 연장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GettyImages]

연초부터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돌파하며 급등함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재개에 관한 논란이 뜨겁다. 금융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지난해 3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고, 9월에 추가로 6개월 연장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는 올해 3월 15일 만료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공매도 재개와 금지 연장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공매도(short selling)’란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매도(무차입공매도)하거나 다른 투자자로부터 빌린 주식을 매도(차입공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특정 종목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 차익을 노리는 데 사용하는 기법이다. 다만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부터 하는 무차입공매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상 위법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자본력과 정보력에서 우위인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에게 유리한 제도라면서 비판해왔다. 그럼에도 공매도가 존재하는 이유는 시장의 거품을 완화하고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순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 재개로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는 개인투자자들의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위기 당시 공매도가 금지됐는데, 이후 공매도가 재개됐을 때 사례를 보면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였다. 2009년 공매도 재개 후에는 코스피가 상승하고 코스닥은 조정을 받았다. 2011년 공매도 재개 때는 코스피, 코스닥 모두 상승했다.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주가가 반드시 폭락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 증시, 단기적 과열 단계

지난해 진행된 공매도 금지 조치는 주식시장 급락을 막기 위해 필요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극심한 위기 상황에서 공매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시장의 하락폭을 적정 수준 이상으로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지나치게 오랜 기간 유지된다는 점이다. 공매도 재개를 찬성하는 쪽은 코스피의 단기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매도가 가진 순기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코스피는 2267.15포인트였다. 이후 빠르게 상승해 2020년 말 2873.47포인트까지 올랐다. 올해 1월에는 3000포인트를 돌파했으며 1월 19일 3092.66포인트를 기록했다. 석 달도 안 되는 기간에 지수가 825.51포인트(36.4%) 상승한 것이다.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인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관찰되는 몇 가지 사실을 종합해보면 ‘시장이 단기적 과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현재의 주가 상승 속도가 지속가능하지 않을 만큼 빠르다는 점, 주가 상승이 주로 개인투자자들에 의한 자금 유입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 그에 비해 기관과 외국인의 주가 상승 기여도는 매우 낮다는 점, 그리고 주가가 상승함에도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KOSPI)가 1월 들어 급등하고 있다는 점 등이 그 이유다. 따라서 많은 투자자가 현재의 주가 상승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매도를 재개하는 편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다.


개인투자자도 공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1월 19일 금융위원회 ‘온라인 사전브리핑’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1월 19일 금융위원회 ‘온라인 사전브리핑’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공매도 금지 연장 또는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는 쪽은 공매도와 관련된 불법행위가 시장에 만연하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 또한 솜방망이 수준인 게 사실이다. 특히 일부 개인투자자는 “공매도는 순기능이 전혀 없고 불법행위에 주로 악용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매도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해 개인투자자들이 가진 공매도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개선돼야 한다. 공매도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공매도 접근성 개선을 통한 형평성 제고가 그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국회는 공매도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가시적 성과 중 하나가 공매도 관련 불법행위 처벌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 개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2021년 4월부터 불법행위에 대한 과징금이 공매도 주문 금액에 연동되는 방식으로 대폭 강화된다. 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이 바뀌었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와 관련해서는 ‘K-대주시스템’ 도입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K-대주시스템이란 증권사별로 대여 주식 재원(대주재원)을 사전 배분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증권금융이 보유한 주식 전체 풀 안에서 투자자들이 공매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공매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매도는 단기적으로 과열이 우려되는 주식시장을 진정시키는 기제가 될 수 있다. 제도 개선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은 줄이면서 공매도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주간동아 1274호 (p32~33)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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