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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극적인 생존 체험하는 투자자, “뉴스 보고 팔아라”도 舊聞

  • 황보원경 메리츠증권 이사

극적인 생존 체험하는 투자자, “뉴스 보고 팔아라”도 舊聞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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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짜’에서 도박판에 낀 곽철용(김응수 분)은 고니(조승우 분)의 속임수에 말려 거액을 잃고 “묻고 더블로 가”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젊은이들이 수많은 패러디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쏟아내며 유행이 됐다. 그런데 정작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쉽사리 “묻고 더블로 가”를 외치지 못한다. 

얼마 전 A상장사가 B상장사에 기업을 매각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각광받던 5G 이동통신 관련 유망 기업으로, 필자도 수차례 방문해 투자를 검토한 바 있다. 5G 투자 붐으로 이 회사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있고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이슈까지 더해져 A사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오를 공산이 컸다. 하지만 투자자는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성과 등 미래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한다.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투자하면서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 귀재 워런 버핏도 울고 갈 시장”이라고 혹평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투자자들이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정보통신기술(ICT)을 자랑한다. 게다가 시장은 변동성이 매우 크다. 미국이 기업실적 발표 후 가격 상승에 동참하는 시장이라면, 우리나라는 많은 기업이 좋은 실적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 정보’를 공유하고 투자하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기업정보의 대칭성이 크기 때문이다. 

바이오 기업의 신약 임상결과 발표와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및 매각 결정은 일반 투자자가 쉽게 접할 수 없어 내용이 공표된 후 급격한 주가 변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어떤 회사는 극적인 반전을 여러 차례 겪기도 한다. 5년 전 한 대표이사가 기업설명회 직전 공장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고 더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1년도 안 돼 다시 공장이 전소되는 사고를 겪었다. 이 회사는 한동안 거래정지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특이 사례를 제외하고는 기업은 대부분 실적과 기업 내용에 대한 사전 정보를 토대로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명심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외생 변수 많은 한국 자본시장

우선, 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수급)에 유의해야 한다. 한국은 외생 변수가 많은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투자자들은 높은 변동성 안에서 살아남고자 단기수익을 노리는 성향이 강해 시장의 좋은 평가, 즉 ‘수급’이 좋은 회사를 선호한다. 

필자는 현장에서 많은 투자자가 실적이 나빠지는 것보다 수급이 깨지는 상황을 더 힘들어하는 모습을 봐왔다. 바이오 기업의 경우 임상결과 발표를 1~2개월 앞두고 주가가 오르다 정작 발표를 앞둔 시점에는 높은 변동성을 회피하려는 매도세로 주가가 하락하기도 한다. SNS, 유튜브 등 정보통신기술이 진보할수록 “소문에 사 뉴스에 팔아라”가 아닌, “주가가 오르면 미리 팔아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평가로 인한 주가 변동성이 큰 한국 주식시장의 고유한 특성 때문이다. 

둘째, 기업의 환경 변화와 핵심 경쟁력을 항상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 투자자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기업을 미리 찾아내고, 우량한 재무제표 및 경영진의 능력 등을 투자의 주요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 얼마 전 필자가 방문한 모 회사는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는데, CEO가 “유사시에 보유 현금을 통한 금융수익으로 직원들의 급여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말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매일 급변하는 주식시장에서 환경에 발맞춰 실적이 개선되거나 경쟁력과 좋은 경영철학을 가진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지막으로, 기업 실적과 현 주가의 가치가 매우 중요하다. 당연히 투자의 근거로 기업 실적을 꼽을 수 있겠지만, 다양한 정보로 기업 실적의 변동성에 대한 평가가 실시간 달라지는 상황에서 애석하게도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는 대부분 실적 저조를 우려한다.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한 회사의 주가가 하락했을 때 가장 어려운 것이 향후 호실적(earning surprise)과 나쁜 실적(earning shock)을 두고 고심하는 일이다. 오히려 하락기에 큰 기회를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유 목적을 분명히 하고 실적과 주가 가치를 잘 평가하는 것을 잣대로 올바른 투자를 선택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시장 참여자는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투자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최근에는 기업탐방이 활성화되고, 증권사의 리포트 발간도 개인에게 많이 공유되고 있다. 또 많은 투자자가 인터넷 게시판에 중요한 내용들을 알리고 있다. 이외에 기업공시 담당자와도 언제든 전화통화가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는 달라지는 기업 상황을 최소한 확인해보고 투자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국 주식시장은 군중심리가 매우 강하므로 전반적인 업황 검토가 꼭 필요하다. 업황 등에 대한 허위 루머로 주가가 하락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현금을 보유하고, 현금 비중을 높일 필요도 있다. 한국 주식시장은 폭넓은 기회의 장과도 같다. 시장 참여자들도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할 때 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주간동아 2020.02.21 1227호 (p32~33)

황보원경 메리츠증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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