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으로부터 개인 신용정보를 KB국민카드에 부당하게 이관했다는 의혹을 받는 KB금융지주.
최근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KB금융지주가 KB국민은행으로부터 KB국민카드를 분리하고 새롭게 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개인 신용정보 이관에 대한 심사와 승인 요청을 금융위원회(금융위)에 별도로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금융위는 KB금융지주에 개인 신용정보 이관에 대한 승인서 제출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금감원)은 KB금융지주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월 검찰은 “개인 신용정보가 KB국민카드 5300만 건, 롯데카드 2600만 건, NH농협카드 2500만 건 등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국회에선 개인 신용정보 유출에 대한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각 카드사는 유출 사태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최기의 당시 KB국민카드 사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직했다.
또 2월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금융소비자원 등 시민단체들이 “해당 카드사에 대한 금융위와 금감원의 관리 감독 부실 여부를 가려달라”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제재 여부를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사정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의 내부 규정상 금융기관이 분사할 때는 법인 분리와 설립에 대한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와 별도로 영업 양도와 분할, 합병 등의 이유로 개인 신용정보를 다른 법인 또는 개인에게 제공해야 하는 경우에도 금융위에 신용정보 관리와 보호 체계에 대한 심사 및 승인을 거치도록 돼 있다”며 “이는 금융위 심사와 승인 작업을 통해 합법적 근거가 없는 개인 신용정보의 유출을 사전에 차단하고 이관된 신용정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를 점검함으로써 대형 금융 사고를 막아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법인 설립 승인을 받기 위해 낸 사업계획서에 개인 신용정보 분리에 관한 보호 체계와 그 범위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어 우리는 그것으로 개인 신용정보 분리에 대한 포괄적 승인을 받은 것으로 이해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 최종 보고서에 주목
2월 국회 국정조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금융당국이 KB국민카드 분사 허가 시 국민카드가 은행 거래만 있는 고객 신용정보를 가져갈 때 따라야 할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며 “최근 진행하는 외환카드 분사 심사에서도 금융당국은 ‘고객 신용정보 분리’가 법적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김 의원의 “KB국민카드 분사 때 신용정보를 승인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포괄적으로 승인했다”고 답변했다.
개인 신용정보 분리 미승인과 관련해 금융위에 대한 감사를 마친 감사원은 금융위가 KB금융지주의 개인 신용정보 분리에 대한 심사와 승인을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보고서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KB국민카드의 개인 신용정보 이관 관리 부실 및 주전산기 교체 사업 잡음과 관련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문책 경고를, 일본 도쿄지점 부당 대출 관리 부실 및 주전산기 교체사업 잡음과 관련해 이건호 KB국민은행장에게 문책 경고를 내린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B금융지주와 금융위의 이견 등으로 제재심의위원회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