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4개국 순방에 나선 리커창 중국 총리(왼쪽)와 부인 청훙 여사가 5월 4일 전용기 편으로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에 도착해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청 여사의 동행 사실과 함께 그의 사진, 그리고 간단한 인적사항을 소개했다. 과거에도 리펑(李鵬)이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가 해외 순방을 할 때 부인이 동행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관영 언론이 총리 부인의 순방 동행 사실을 공식 발표하기는 처음이다. 청 여사는 5월 5일 아디스아바바대를 찾아 중국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만나 교류하는 등 리 총리와는 다른 일정을 소화했다.
청 여사가 공개 무대에 나선 것은 펑 여사의 ‘소프트 외교’가 중국 이미지를 바꾸는 데 큰 구실을 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과 리 총리의 체제 10년’간 두 부인의 ‘내조 외교’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펑 여사가 군 장교이자 가수로서 활달한 성격을 가진 반면, 자연문학을 전공한 청 여사는 전형적인 학자형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 여사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통역 없이도 마중 나온 에티오피아 인사들과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중국 언론은 청 여사의 개인 장점을 널리 보도하며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신징(新京)보는 청 여사가 집안의 한 어른이 암으로 5년 동안 투병할 때 그가 운명하는 순간까지 돌보는 등 진정한 현모양처라는 주위 사람의 말을 소개했다.
신징報 “진정한 현모양처”
청 여사는 미국 브라운대에서 방문교수를 지냈으며 중국에서 ‘미국 자연문학 연구의 1인자’라는 말도 듣고 있다. 청 여사는 1995년 방문교수로 갔을 때 미국 자연문학에 관심을 갖게 돼 중국에서 이 분야의 연구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 번역한 저작들은 총서 형태로 출판돼 지금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1957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출생한 청 여사는 리 총리보다 두 살 적다. 청 여사는 허난성 뤄양(洛陽)해방군외국어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베이징 서우두(首都)경제무역대 영어과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 중이다. 하지만 리 총리가 2008년 부총리에 취임한 뒤부터 강의는 맡지 않는 등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청 여사는 칭화(淸華)대 연수 시절 당시 베이징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리 총리를 만나 결혼했으며, 베이징대 출신의 딸이 한 명 있다. 청 여사의 부친 청진루이(程金瑞)는 허난성에서 공산주의청년단 간부에 이어 국무원 빈민구제판공실의 고문(차관급)까지 지낸 공직자다. 모친 류이칭(劉益淸)은 신화통신의 허난성 지사 기자로 활동했으며 퇴직 후에는 중국빈민구제개발협회 이사 등 사회활동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