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마음은 이미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파리의 좁은 골목골목을 굽어보지만, 현실 굴레에 갇혀 떠날 수 없는 당신을 위한 선물이 있다. 바로 뮤지컬 ‘유럽블로그’다.
여행이라면 치를 떨던 동욱이 낡은 사진 한 장을 들고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유학 중 외국인과 바람난 애인 단비를 찾으러 온 석호와 여행작가인 친형 종일을 만나면서 세 남자의 유럽여행이 시작된다. 석호의 ‘바람난 애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장소를 찾아 세 남자는 유럽을 떠돌지만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는다. 정차한 기차에 몰래 올라타 화장실을 쓰던 중 기차가 출발하는 바람에 뿔뿔이 흩어지질 않나, 이탈리아에서는 세 사람이 동시에 소매치기를 당한다. 드디어 단비가 있는 곳을 찾았지만 기록적인 폭풍우에 길이 끊겼다. 그들의 유럽여행은 낭만적이라기보다 극기 훈련을 방불케 하지만, 그들은 이 과정에서 여행 이유, 그리고 나름의 삶의 방식을 찾아간다.
이 뮤지컬은 주제와 줄거리, 무대 형식 등이 2011년 초연한 극단 연우무대의 뮤지컬 ‘인디아 블로그’와 많이 닮았다. ‘인디아 블로그’는 인도여행을 꿈꾸는 관객 입맛에 딱 맞는 주제를 앞세워 열풍을 일으켰고, 결국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해 강남까지 진출한 작품이다. 기획사 측에 따르면, 연극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배우 김수로 씨가 ‘인디아 블로그’를 본 후 감동을 받고 연우무대와 협력해 ‘유럽블로그’를 제작했다고 한다.
따라서 태생적으로 ‘유럽블로그’는 ‘인디아 블로그’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전작에 비해 발전한 점이 많다. 먼저 무대가 커지면서 무대 활용 방법이 다채로워졌다. 어떻게 하면 무대에 유럽을 옮겨올 수 있을지 고민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패러글라이딩하는 모습을 그려내려고 두 주인공이 무대 양쪽에 설치된 액자를 그네처럼 타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알프스 산맥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하다. 또한 파리 노트르담대성당에서 단비를 저주하다가도 이내 “단비야, 사랑해, 제발 내 돈 갚지 마”라며 울먹이는 석호는 두 형제의 갈등과 무거운 반전을 녹여주는, 정말 ‘단비 같은’ 존재다. 집과 가게밖에 몰랐던 석호가 점차 유럽여행을 즐기고 세상을 배워가는 모습을 통해 갑갑하던 마음이 뻥 뚫리는 듯한 위안을 받았다.
여행 끝에 다시 일상이 이어진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그래도 또다시 여행을 꿈꾼다. 극장을 나서면 꽃샘추위에 옷깃을 여며야 하지만, 그래도 이 작품을 통해 조금의 청량감은 얻을 수 있다. 5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
여행이라면 치를 떨던 동욱이 낡은 사진 한 장을 들고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유학 중 외국인과 바람난 애인 단비를 찾으러 온 석호와 여행작가인 친형 종일을 만나면서 세 남자의 유럽여행이 시작된다. 석호의 ‘바람난 애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장소를 찾아 세 남자는 유럽을 떠돌지만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는다. 정차한 기차에 몰래 올라타 화장실을 쓰던 중 기차가 출발하는 바람에 뿔뿔이 흩어지질 않나, 이탈리아에서는 세 사람이 동시에 소매치기를 당한다. 드디어 단비가 있는 곳을 찾았지만 기록적인 폭풍우에 길이 끊겼다. 그들의 유럽여행은 낭만적이라기보다 극기 훈련을 방불케 하지만, 그들은 이 과정에서 여행 이유, 그리고 나름의 삶의 방식을 찾아간다.
이 뮤지컬은 주제와 줄거리, 무대 형식 등이 2011년 초연한 극단 연우무대의 뮤지컬 ‘인디아 블로그’와 많이 닮았다. ‘인디아 블로그’는 인도여행을 꿈꾸는 관객 입맛에 딱 맞는 주제를 앞세워 열풍을 일으켰고, 결국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해 강남까지 진출한 작품이다. 기획사 측에 따르면, 연극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배우 김수로 씨가 ‘인디아 블로그’를 본 후 감동을 받고 연우무대와 협력해 ‘유럽블로그’를 제작했다고 한다.
따라서 태생적으로 ‘유럽블로그’는 ‘인디아 블로그’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전작에 비해 발전한 점이 많다. 먼저 무대가 커지면서 무대 활용 방법이 다채로워졌다. 어떻게 하면 무대에 유럽을 옮겨올 수 있을지 고민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패러글라이딩하는 모습을 그려내려고 두 주인공이 무대 양쪽에 설치된 액자를 그네처럼 타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알프스 산맥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하다. 또한 파리 노트르담대성당에서 단비를 저주하다가도 이내 “단비야, 사랑해, 제발 내 돈 갚지 마”라며 울먹이는 석호는 두 형제의 갈등과 무거운 반전을 녹여주는, 정말 ‘단비 같은’ 존재다. 집과 가게밖에 몰랐던 석호가 점차 유럽여행을 즐기고 세상을 배워가는 모습을 통해 갑갑하던 마음이 뻥 뚫리는 듯한 위안을 받았다.
여행 끝에 다시 일상이 이어진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그래도 또다시 여행을 꿈꾼다. 극장을 나서면 꽃샘추위에 옷깃을 여며야 하지만, 그래도 이 작품을 통해 조금의 청량감은 얻을 수 있다. 5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