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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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心 읽는 초능력이 생긴다면…

  • 입력2005-03-08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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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女心 읽는 초능력이 생긴다면…
    남자에게 있어 여자는 평생 속 좁은 사람이고, 여자에게 있어 남자는 평생 철없는 사람이다’는 말이 있다. 이는 결국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몇 년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주제도 결국은 ‘남자와 여자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다. 비행접시를 타고 금성에 착륙한 화성 남자가 매력적인 금성 여자를 만나 “ppaddba!”하고 말을 건네지만 금성여자는 알아듣지 못하고 그에게 질문을 던진다. “szrhbb?”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평생을 해로한다 해도 두 성(性)간의 인식차이는 쉽게 허물어지지 못한다. 그래서 여자들은 “남자들은 30초에 한번씩 섹스를 생각한다지?”라고 말하고 남자들은 “여자들은 왜 그렇게 쇼핑을 좋아하고 허구한날 수다를 떠는 거지?”라며 투덜댄다.

    이런 이유로 여자들은(이건 남자도 마찬가지겠지만) 언제나 자신의 말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바다처럼 넓은 가슴을 가진 남자를 만나는 꿈을 꾼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남자가 있다면…’ 영화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는 여자들의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女心 읽는 초능력이 생긴다면…
    닉 마셜(멜 기브슨)은 한때 끝발 날리던 광고기획자. 주로 ‘벗은 여자’들이 등장하는 남성용품 광고를 제작해 명성을 올리던 그에게 시련이 닥쳐온다. 눈앞에 다가온 승진의 기회를 뺏겨버린 것. 그것도 남자가 아닌 여자 달시 맥과이어(헬렌 헌트)에게 말이다. 회사는 막강한 여성 소비자들의 구미를 맞추려고 경쟁사에서 달시를 스카우트해 마샬의 상사 자리에 앉힌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서로를 경계한다. 닉에게 달시는 남자를 달달 볶는 마녀일 뿐이고, 달시는 닉이 구닥다리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성우월주의자라고 생각한다.



    곤경에 처한 닉은 여성제품 광고를 기획하기 위해 스스로 여자가 되어보기로 결심한다. 여자들처럼 코팩을 붙이고, 수분 함유 립스틱을 바르고, 원더브라에 팬티스타킹까지 신고 욕실에서 마스카라를 바르던 그는 순간 욕실 바닥에 넘어지면서 감전사고를 당해 정신을 잃고 만다.

    다음날 눈을 뜬 닉은 이상한 사실을 발견한다. 여자들의 속마음이 다 들리는 것. 어리둥절한 닉은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는데, 여의사가 말한다. “당신은 정말 행운아에요! 여자의 마음을 안다면 세상을 다 가진 거나 마찬가지죠.” 회사에 출근한 닉은 평소 자신을 숭배하고 있다고 생각한 여자들이 사실은 자신을 ‘속물’이라고 씹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쨌든 이 신비로운 능력은 그에게 일생일대의 행운을 가져온다. 닉은 달시의 아이디어를 훔쳐내 상사로부터 다시 인정을 받게 되고, 최대 광고주인 나이키와의 계약을 멋지게 성사시킨다. 이런 능력은 여자와의 잠자리에서 최고의 효용가치를 발휘해 ‘섹스의 신’이라는 호칭까지 얻는다.

    달시의 생각을 훔치던 닉은 어느새 그녀의 마음까지 훔쳐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그러나 너무나 유능해진 자신 때문에 그녀가 해고를 당하자, 그는 이 초능력이 더 이상 달갑지 않다.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고자 감전사고를 시도하는 닉. 결과는? 모든 이의 예상대로 두 사람의 포옹과 입맞춤으로 끝나는 해피엔딩.

    이 영화의 스타는 두말할 것 없이 ‘마초’의 상징에서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으로 변신한 멜 기브슨이다. 스크린에서 분노와 근육으로 무장한 채 남성성을 강력하게 발산해온 멜 기브슨은 이 영화에서 풍부한 표정과 탁월한 유머 감각을 선보이며, 열다섯 살 된 딸과 섹스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했다. 그의 영화를 보면서 “멋있어!”라고 하던 여자들은 이 영화를 보며 “너무 귀여워!”라는 찬사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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