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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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의원직 사퇴쇼?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11-09-30 1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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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이하 보선) 민주당 후보는 박영선 의원으로 결정됐다. 경선 승자 못지않게 패자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역구(경기 안산)에서의 불출마 및 18대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보선 출마에 나선 ‘천사인볼트’ 천정배 의원의 얘기다.

    천 의원은 8월 25일 보선 출마를 선언한 뒤 9월 9일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의원직 사퇴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원직 사퇴’는 회기가 열리고 있는 경우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정기국회가 시작된 탓에 천 최고위원의 의원직 사퇴는 여야 합의를 거쳐 안건으로 상정돼 본회의에서 통과해야 가능하다.

    그런데 벌써부터 천 의원이 의원직으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민주당에선 김진표 원내대표의 전례를 들어 천 의원을 만류한다고 한다. 천 의원은 이미 의원직 사퇴를 했다가 철회한 전력이 있다. 그는 2009년 미디어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의원직 사퇴서를 냈었다. “사퇴 철회는 없을 것”이라며 큰소리 쳤지만 2010년 벽두에 슬그머니 원내로 복귀했다.

    의원직 사퇴가 ‘국회의원의 결단’이라곤 하지만, 그를 뽑아준 지역구민으로선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경기에서만 내리 4선을 한 의원이 경기도지사도 아닌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을 사퇴하는 모습을 두고 처음부터 의아해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럼에도 의원직 사퇴를 결심했다면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옳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달궈진 불신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까닭이다.

    또 의원직 사퇴쇼?
    만일 천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철회한다면 국민은 다시 한 번 그의 충정을 ‘정치쇼’로 폄하하고 실망할 것이다. 다행히 천 의원은 의원직 사퇴 고집을 쉬 꺾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는 9월 19일부터 진행 중인 국정감사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측근에 따르면 “스스로 ‘전직 의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뢰를 얻고 정치생명을 살릴 것인가, 아니면 정치권에 부담만 지우고 몇 개월 국회의원 생활을 더할 것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천 의원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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