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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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국민은 빚잔치 공기업은 돈잔치

‘기승전…수익성’ 잣대 탈피 공공서비스 개선이 먼저

공공기관 경영평가 공정성 요구, 성과급연봉제 타당성 검토…한국형 성과 관리 제도 시급

  • 임효창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서비스경영학회 회장 hrm@swu.ac.kr

    입력2016-09-30 16: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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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자가 많은 공공기관에 큰 성과급을 주는 것이 옳은가.” “전기요금 폭탄으로 국민은 고통받는데 관련 공기업이 많은 성과급을 받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공공성이 중요한 공공기관에 성과급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성과급연봉제를 도입하면 정말 공공기관의 성과가 높아지는가.”

    최근 공공기관 성과급과 관련한 논란이 점점 커지면서 다양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 질문들을 이해하고 해답을 찾으려면 먼저 성과급 형태를 2가지로 분류해야 한다. 정부 경영평가에 따라 책정하는 기관 대상 성과급인지, 공공기관 내부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구분해 임금을 책정하는 개인 대상 내부평가 성과급인지다. 전자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집단성과급의 영역이고, 후자는 공공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과급연봉제의 영역이다.

    먼저 공공기관 대상 성과급 문제를 살펴보자. 특정 공공기관의 성과급 과다 지급 문제는 엄밀하게 따지면 공공기관의 책임은 아니다. 만약 성과급 지급이 잘못됐다면 정부 경영평가 시스템과 공공기관 성과를 규정하는 정부 정책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물론 특정 공공기관이 방만하고 비윤리적으로 경영했거나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지 못했다면 마땅히 비난받아야 한다. 그러한 공공기관은 정부 경영평가를 통해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하거나 낮은 성과급을 받아야 한다. 공공기관의 소임과 책임은 공공기관 설립 이념에 맞게 대국민 서비스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며, 정부는 그 성과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해 적정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



    경영평가에 목매는 기형적 조직 관리   

    1983년 처음 도입한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전년도 1년 동안 공공기관의 경영 개선 노력과 성과를 평가한다. 평가 결과 S·A·B·C·D·E 등 6개 등급으로 공공기관을 분류한 뒤 전년도 월 기본급과 기본연봉을 기준으로 성과급 지급 비율을 정한다. 모든 제도는 진화해야 하며 공공기관 경영평가 및 성과급제도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 지급 정책을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먼저 공공기관의 성과를 무엇으로 보는가의 문제다. 공공기관 업(業)의 본질은 대국민 공공서비스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기관의 공공성과 수익성(효율성)을 동시에 평가하고자 하나, 시대적으로 늘 쏠림 현상이 있기 마련이다. 경우에 따라 공공성을 강조할 수도, 수익성을 우선시할 수도 있다. 경영성과를 중시하는 경영평가를 강조하면 할수록 수익성과 효율성에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주요 목적은 수익성 창출이 아닌 공공성 확보다. 공공기관을 민영화하지 않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공서비스 확대를 공공기관의 경영성과로 인정하고, 정부는 성과급 지급에서 효율성과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강조하는 정책 변화를 이뤄야 한다.

    두 번째, 공공기관 성과급 차등 폭을 얼마나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의 문제다. 이 역시 성과주의 강화 여부와 연관된다. 성과주의를 강화할수록 차등 폭을 확대하는 흐름으로 갈 것이 분명하다. 차등 폭 확대는 공공기관이 경영평가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경영성과를 높이도록 유도하려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는 공공기관 간 경쟁을 부추길 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준비를 위한 불필요한 자원 투입과 비합리적인 조직 관리를 불러올 게 뻔하다. 최근 몇 년간 성과주의 강화가 정부 정책의 방향이었다면, 이제는 성과주의가 갖는 문제점을 점검하고 보완한 뒤 한국형 성과 관리 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연말연초만 되면 공공기관은 경영평가를 준비하는 데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 지급이 직원들 보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경영평가가 이뤄지는 상반기에는 새로운 경영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다. 경영평가가 종료되는 6월 말 이후부터 남은 반년 동안 경영평가 결과를 반영해 경영 개선이 이뤄지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 대한 피로감 누적은 차치하고, 이러한 기형적인 조직 관리 및 자원 활용은 대국민 공공서비스 확대라는 경영평가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은 경영평가를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경영 개선 동력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경영평가에서 받은 지적사항을 개선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평가를 잘 받기 위해 기관 간 경쟁에 열을 올려 협업을 방해한다면, 정책 취지와 효율성을 반드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기관장 3년 단임제에서는 단기적 시각에서 경영성과를 올리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매년 지적사항 개선에만 초점을 맞추는 조직은 중·장기 전략을 실행하기 어려우며 지속가능한 경영 또한 불가능하다.

    성과급의 또 다른 측면은 성과급연봉제와 연관된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1년 성과를 평가해 기관에 성과급을 지급하면 직원들에게 개인 성과급이 돌아간다. 최근 성과급연봉제에 대한 노사 간 갈등 현상을 보면서 성과급 근본에 궁금증이 생겼다. ‘개인 성과급을 왜 도입하는가’를 비롯해 ‘개인 성과급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개인 성과급 갈등의 본질은 무엇인가’ 등이다.



    직원들 대상 성과급연봉제, 양날의 칼  

    개인 성과급제도는 옳지도 그르지도 않다. 성과급제도는 개별 조직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일 뿐이다. 실제로 어느 기업은 성과급을 강화하고, 또 어느 기업은 개인 성과급의 문제점을 인식해 팀워크와 집단 성과를 강조한다. 그렇다면 한국 공공기관에 성과급연봉제 도입이 필요한가. 공공기관에 성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 대국민 서비스를 높인다는 견해와, 공공기관의 업무는 정부부처의 업무처럼 성과 측정이 쉽지 않고 성과주의가 오히려 대국민 서비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견해 차이는 어떤 논리도 무색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과 원칙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사평가 및 보상제도 도입에는 4가지 성공 요소가 있다. 제도 도입의 타당성, 신뢰성, 수용성, 실용성이 그것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2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제도 도입의 타당성이다. 타당성이란 측정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측정하는가의 문제다. 몸무게를 재는 데 줄자를 사용하고 길이를 재는 데 저울을 사용하는 것은 타당성 오류다. 성과급연봉제의 타당성은 공공기관 직원의 성과를 어떻게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가다. 무엇을 성과로 규정하고, 어떻게 성과를 측정할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인 제도 마련이 곧 타당성 있는 제도 도입을 의미한다. 둘째, 제도 도입의 수용성이다. 성과급이 고성과자의 높은 보수, 저성과자의 낮은 보수를 기본으로 하는 만큼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한 뒤 제도 수혜자의 동의와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임금 관련 이슈는 구성원 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 기관 상황에 적합한 형태로 도입해야 한다.

    즉 개인 성과급제도 도입의 타당성과 수용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단기적으로 노사 갈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커진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장기적으로 공공기관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합리적인 평가보상제도를 마련하지 않고, 구성원들도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개인 성과급제도는 직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못한다. 제도에 대한 신뢰 저하는 직원들의 조직 신뢰 및 헌신 수준을 낮추고 사기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공공기관의 개인 성과급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정부는 제대로 된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 기관별 특성과 상황에 맞는 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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