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2

2001.07.12

학년별 눈높이 맞춰 상상의 세계로

  •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입력2005-01-06 1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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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년별 눈높이 맞춰 상상의 세계로
    아이가 글을 깨치는 순간부터 어른들은 동화에서 멀어진다. 더 이상 읽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흔히 “1학년이 되었으니까 너 혼자 읽는 거야”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린이도서연구회’의 조언은 다르다. 초등학교 1학년은 아직 듣고 즐기며 상상의 세계에 젖는 단계기 때문에 부모가 옆에서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게 좋다. 2학년이 되면 활자가 너무 많지 않고 그림이 풍부한 책이 좋고, 3학년에게는 가족을 비롯한 생활 주변의 이야기를 읽도록 해 세상 보는 눈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4학년이 되면 거의 글로만 된 책을 읽지만 그림동화, 단편동화, 장편동화 등 다양한 독서경험을 하도록 한다.

    노경실 지음, 이상권 그림의 ‘열 살이면 세상을 알 만한 나이’(푸른숲)는 막 그림책 수준을 벗어난 아이와 부모에게 적합한 책이다. 한 권을 다 읽기에는 부담스럽지만 7가지 에피소드를 날마다 하나씩 읽으면 일주일이 걸린다. 열 살이란 무엇인가. 어린애가 이런다고, 다 큰 애가 저런다고 항상 꾸지람 듣기 일쑤인 나이. 부모가 함께 읽어가다 보면 이미 열 살인 아이, 머지 않아 열 살이 될 아이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음 단계는 조민희 지음, 윤문영 그림의 ‘나는 지금 네가 보고 싶어’(계수나무)를 권한다. 부모와의 관계보다 친구와의 우정을 중시하는 4학년 눈높이에 맞춰진 아름다운 동화다. 여기에 캐릭터들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사실적인 윤문영의 일러스트가 감동을 증폭시킨다. 한 권 더 꼽으라면 매들렌 랭글의 ‘시간의 주름’(문학과지성사). 아이들이 ‘해리포터’ 시리즈만 붙들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하는 부모에게 권하는 팬터지 동화다. 문학과지성사의 어린이책 시리즈 ‘문지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주옥 같은 고학년용 동화를 많이 펴냈다. 개인적으로는 수지 모건스턴의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가 선사한 유쾌함을 잊을 수 없다. 물론 어른이 읽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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