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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피임약 40년

임신 예방주사 한 대면 1년간 걱정 끝!

남성용 백신 2005년 상용화, 여자 2015년까지 개발 … 여권신장 가속화

임신 예방주사 한 대면 1년간 걱정 끝!

임신 예방주사 한 대면 1년간 걱정 끝!
피임 기술의 목표는 인구억제와 낙태방지다. 덕분에 세계 여성의 출산율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1960년대 초반 여성의 평균 출산 횟수는 6회였으나 30년 뒤인 1990년대에는 3.4회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동북아시아는 같은 기간 65%나 감소해 2.1회에 머물렀다. 선진국 역시 출산 횟수가 2회 미만으로 떨어졌다.

주로 사용하는 피임법은 남자의 경우 콘돔과 정관수술, 여자의 경우 호르몬 피임제와 자궁 내 장치다. 이런 피임 기술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한국 및 중국에서 가임여성의 65%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남아메리카는 53%, 중동 회교국가는 30~40%, 아프리카 대부분의 지역은 10% 정도의 여성만이 산아 제한을 한다.

피임 기술의 발달과 관계 없이 약물이나 기구를 쓰지 않는 자연피임법도 여전히 많이 쓰인다. 예를 들어 터키에서는 남성의 질외사정법, 페루에서는 여성의 리듬조절법이 인기가 높다.

이처럼 불완전한 방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피임 실패율도 높다. 미국 같은 선진국도 전체 임신 건수의 절반 이상이 원치 않는 수태다. 1995년 미국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640만 명의 임산부 중 160만 명이 낙태를 한다.

따라서 △인체에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지속적이며, △임신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임신할 수 있는 3대 요건을 갖춘 차세대 피임술이 다각도로 연구되고 있다. 여성 피임술의 경우 경구용 피임약은 물론이고 주사제, 팔뚝에 심는 임플란트, 여성의 질에 삽입하는 링, 몸에 붙이는 패치제 등 호르몬 요법이 개발되고 있다.



남성은 정자 생산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호르몬을 투여하는 방법이 강구된다. 한 달에 한 개씩 만들어지는 난자와 달리 정자는 초당 1000개나 만들어지기 때문에 남성 피임약은 생식기보다 뇌를 겨냥한다. 3개월 가량 남자를 일시적으로 거세시키는 남성용 호르몬 피임주사는 가까운 장래에 대량 보급될 것으로 전망한다.

21세기의 가장 환상적인 피임술은 남녀 모두 사용할 피임백신이다. 면역체계를 이용하는 일종의 임신 예방주사라 하겠다. 피임백신은 항체가 정자 또는 난자 표면에 있는 수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과 결합하도록 자극해 이 단백질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원리로 피임을 한다. 주사를 맞으면 1년간 유효한 남성용 피임백신이 2005년경 먼저 상용화하고, 역시 1년 이상 유효한 여성용 피임백신은 늦어도 2015년까지 개발될 것이다.

피임술의 발달로 인류는 인구폭발 위기를 해소하고, 낙태방지를 통해 모체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피임의 주도권을 아무래도 여자 쪽이 쥐게 되므로 잠자리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생활에서 여권신장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터키 남성이 질외사정을 즐기고, 페루 여성이 리듬조절법에 의존하는 것처럼 첨단 피임 기술이 능사가 아니라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 좋은 예가 콘돔이다. 사용하기가 쉬움에도 콘돔 끼는 것을 꺼려 에이즈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여성의 경우 20%가 콘돔을 착용한 남자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털어놓았다. 거꾸로 미국 남자의 80%가 성교시 콘돔을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요컨대 피임술이 제아무리 발달하더라도 가장 원초적인 행위인 성교를 인위적으로 제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생식 기능과 성행위는 갈수록 분리되고 있다. 다양한 피임 기술의 개발로 임신의 공포에서 해방되어 성교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면 섹스는 인류 최고의 오락이 되지 않겠는가.



주간동아 2001.07.12 292호 (p36~36)

  • <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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