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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기차로 다시 앞서가는 중국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과 소비자 유인책으로 글로벌 시장 석권 초읽기

  •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남효정·이은복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전기차로 다시 앞서가는 중국

전기차로 다시 앞서가는 중국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달리고 있는 택시용 전기자동차 E6. 전기차를 영업용 택시로 운용하고 있는 곳은 2010년 선전시가 세계 최초다. 동아일보

지난해 5월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상하이자동차를 방문해 전기자동차(전기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두어 달 만에 중국 주요 정부 부처는 기존보다 실효성이 높아진 전기차 활성화 정책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이때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자국 내 전기차 시장을 휩쓸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 육성에 대한 중국 정부의 굳건한 의지와 이에 대응하는 기업의 모습은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준비해온 결과다. 짜놓은 각본처럼 보이는 최근 중국 정부와 전기차 기업의 이 같은 행보는 오랜 준비 끝에 나온 팀워크라 할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워런 버핏도 투자

중국 정부는 직접적으로 중국 전기차 기업을 편애하는 정책과 환경 조성 계획을 다각도로 펼쳐왔다. 첫째, 전기차 유망 기업들의 연구개발비를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정확한 보조금 규모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생존과 직결된 규모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의 연구개발비 지원은 단순히 기술력 제고를 넘어 글로벌 수준의 중국 전기차 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둘째, 중국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인프라 확충을 적극 추진했다. 먼저 상대적으로 기술력 열세에 놓인 중국 전기차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해뒀다. 소비자가 미국 테슬라 같은 외자기업의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보조금 혜택을 주지 않거나, 충전 방식을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방식이 아닌 중국만의 표준을 제정해 글로벌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 쉽지 않은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전기차 운행 시 불편함이 적도록 신규 주택과 아파트 내 전기차 전용 주차장 확보, 충전 인프라 확대 의무화 같은 정책들을 실시했다. 전기차 기업이 직접 인프라를 확충하도록 유도해 상하이자동차 등 주요 전기차 기업이 가정용 충전기 무료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베이징자동차는 아예 충전소 사업에 진출했다.
셋째, 소비자에게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해 전기차 구매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펼쳤다. 중국은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에서도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가격의 최대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베이징, 상하이 같은 주요 도시에서는 가솔린 자동차의 경우 번호판을 추첨 혹은 경매로만 발급받을 수 있으나, 전기차는 번호판을 신청하면 바로 발급해준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뒷받침에 호응하듯, 중국 전기차 기업은 기술력 측면이나 시장 대응력 측면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갖추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표 참조). 미국 유명 투자자 워런 버핏이 투자한 기업으로도 유명한 BYD는 차곡차곡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의 완성도를 높였다. BYD의 대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Qin은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은 약 17만 대가 팔려 순수전기차(EV)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던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PHE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BYD는 기술부터 소재, 부품까지 내재화해 배터리와 엔진 등 주요 부품을 거의 대부분 자체 제작하기 때문에 그 기반이 견고하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개연성이 높다.
베이징자동차는 전기차 개발에서 부족한 점들을 외부에서 적극 소싱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부품업체들과 전기차 부품 생산 조인트벤처(JV)를 세웠을 뿐 아니라, 셀과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을 만드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기업 아티에바(Atieva)의 최대주주가 돼 전기차 핵심 부품 개발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체리(Chery)는 정부 정책 지원 기준에 부합하는 경차급 전기차를 신속하게 생산했다. 보조금 혜택을 최대한 빠르고 합리적으로 누릴 수 있는 저기능, 낮은 가격의 경차급 전기차를  시장에 공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전기차 시장에서 단기간 내 중국 기업의 침투율을 높였다.
정부가 끌어주고 기업이 이에 착실히 부응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산업의 현재 모습은 수년 전 중국의 정보기술(IT)산업 성장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중국 정부는 기술력 있는 IT기업에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지원했고, 글로벌 기업의 진입을 늦추고 중국 로컬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3G(3세대) 시대에 자국 표준 통신 방식을 도입했다. 게다가 아이디어 하나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IT산업의 특징을 고려해 에인절투자 등을 활성화하는 정책도 선보였다. 그리고 이 같은 중국 정부의 노력에 화답하듯 화웨이, 레노버 같은 기업은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을 위협할 정도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며 성장했다.

전기차로 다시 앞서가는 중국

제2의 화웨이 탄생 기대감

그렇다면 전기차 시장에서도 IT기업처럼 대형 글로벌 수준의 기업이 재현될 수 있을까. 중국 내수시장의 빠른 성장에 편승하고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혜택에 적당한 긴장감까지 유지한다면 전기차 시장에서 제2 화웨이, 레노버가 출현할 가능성도 적잖다. 이미 기술력을 갖추고 수직 계열화 수준이 높은 BYD는 화웨이와, 적극적으로 글로벌 역량을 활용하는 베이징자동차는 레노버와 그 모습이 닮았다.
최근 중국 정부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확인하고 전기차 산업에 대한 지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 요건을 한층 더 강화하고 그 금액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바꿔, 중국 전기차 기업은 기술 역량뿐 아니라 원가 경쟁력도 확보해야 생존할 수 있게 됐다. 아직까지 성장 중인 산업임에도 이 같이 정책 기조를 바꾼 데는 정부가 생산성이 약한 기업을 도태시키고 기업 간 경쟁을 통해 경쟁력 있는 로컬기업을 육성하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의 제조업 육성 청사진인 ‘중국 제조 2025’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까지 중국 전기차 기업의 글로벌 톱10 진입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BYD가 잠시나마 전기차 판매량 기준 세계 2위에 진입하는 등 쾌거를 이뤘다. 물론 아직까지 거대한 내수시장을 선점한 결과에 불과하지만, 향후에는 중국 IT기업들처럼 내수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격 및 제품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할 개연성이 높다. 중국 IT기업의 성공 신화를 전기차 기업이 이어서 쓰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수 있다는 의미다.






주간동아 2016.03.02 1027호 (p54~55)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남효정·이은복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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