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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이 ‘윤심 감별사’로 나선 까닭은?

[이종훈의 政說] 윤핵관, 당 지도부 때리며 미묘한 신경전… 전당대회 앞두고 권력 구도 촉각

  •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장제원이 ‘윤심 감별사’로 나선 까닭은?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오른쪽)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이 12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뉴스1]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오른쪽)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이 12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뉴스1]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중 윤핵관인 국민의힘 권성동 전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동시다발적으로 여당 지도부를 때렸다. 본인들이 세운 지도부를 공격하는 이례적 상황이다. 특히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차기 당대표 자격론’에 대한 공격이 거세다. 주 원내대표는 12월 3일, 정 위원장은 12월 5일 각각 “MZ세대에게 인기가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연장선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이 또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다시금 관심받는 ‘김장연대’

장 의원은 이틀 뒤인 12월 7일 주 원내대표의 발언과 한동훈 차출설에 대해 “어떤 의도,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대통령은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심은 다르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같은 날 권 전 원내대표 역시 “아주 극히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두 윤핵관의 발언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같은 날 한동훈 차출설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중이 보도를 탔다. 당 지도부에서 한 장관의 전당대회 차출설이 확산한 데 대해 “한 장관은 정치할 준비가 안 됐고, 지금 정치를 할 상황도 아니다”라며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한동훈 차출설은 결국 삼일천하(三一天下)로 끝나고 말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은 누구를 향하고 있을까.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김기현 전 원내대표가 11월 30일 관저에서 윤 대통령과 3시간 독대를 했다는 사실이 소환되며 ‘김장연대’에 또다시 관심이 집중됐다. ‘김장연대’는 김 전 원내대표와 장 의원 간 연대를 말한다. 이준석 전 대표 징계 후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들어섰는데, 이때 권 전 원내대표와 장 의원 간 갈등이 보도되면서 나왔던 설이다. 최근 권 전 원내대표와 장 의원 간 미묘한 균열이 포착되면서 다시금 힘을 받고 있다.

권 전 원내대표가 차기 당대표에 출마할 것이라는 시각은 여의도 정가에서는 거의 정설이다. 언론도 이미 그렇게 간주하고 다른 당권주자들과 같은 수준으로 보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그의 최근 행보는 당권주자들과 차이가 없다. 최근 당권주자들은 당심 잡기 차원에서 지역 당원 방문 일정을 크게 늘리고 있는데 권 전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다. 권 전 원내대표가 정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의 MZ세대론이나 한동훈 차출설에 반론을 제시한 것이 이해가 가는 까닭이다. 본인은 당 지도부가 제시한 자격 요건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장 의원이 당 지도부를 때리는 배경은 이보다는 복잡해 보인다. 첫째, 본인이 직접 당대표에 출마하는 경우다. 둘째, 권 전 원내대표가 아닌, 누군가를 당대표로 미는 경우다. 첫째 경우라면 권 전 원내대표와 마찬가지 맥락에서 당 지도부의 생각을 반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둘째 경우라면 인물군이 늘어난다. ‘김장연대’의 김 전 원내대표일 수도 있고, ‘간장연대’의 안철수 의원일 수도 있다.

장 의원 본인이 직접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장 의원의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때리기와 당 지도부 때리기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11월 11일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집단을 상대로 합리적 운운하는 달콤한 속삭임에 꾀여 ‘겉멋 패션 정치’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치라는 탈을 쓰고 가슴에는 칼을 품고 다니는 ‘정치 자객들’”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중진도 면박 주는 윤핵관

장 의원은 앞서 12월 7일 정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심판을 볼 분이 기준을 만드는 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그런 얘기를 자꾸 하니까 일을 잘하는 한 장관 차출론도 나오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이 정도면 면박을 준 수준이다. 당 중진급 의원들에게 이런 발언을 할 정도면 위세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장 의원의 최근 발언은 윤 대통령 대신 악역을 맡은 것으로도 보인다. ‘윤심 최종 감별사’라는 인상을 주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장 의원의 행보와 발언에 대해 윤 대통령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 자신의 대리인으로 손색없다고 여긴다면 장 의원은 명실상부 윤심 그 자체, 곧 최종 감별사가 된다. 이런 자격을 부여받는다면 당대표에 직접 출마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장 의원도 내심 이를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윤심 최종 감별사가 되면 본인이 직접 출마하지 않더라도 기회가 많아진다. 당대표 경선 막바지에 당선 가능성이 큰 누군가를 밀어 당대표로 만든 다음, 본인이 사무총장을 맡는 그림이다. 그 누군가가 비윤석열(비윤)계, 특히 유승민 전 의원만 아니라면 2024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림이다.

물론 이 방안에도 허점은 존재한다. 장 의원 스스로 또는 친윤석열(친윤)계 당권주자 누구도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경우다. 친윤계 당권주자 간 교통정리가 안 돼 표가 분산되면서 비윤계 당권주자가 반사이익을 보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장 의원 등의 당 지도부 때리기가 당내 분열 가속화라는 부작용을 불러오는 경우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것은 국민 여론의 전반적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주간동아 1369호 (p52~53)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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