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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경 들썩여도 경정은 침묵, 경찰국 출범에 동상이몽 경찰 내부

총경 30% 반발 움직임… “경찰국 신설 이후 준비해야”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총경 들썩여도 경정은 침묵, 경찰국 출범에 동상이몽 경찰 내부

류삼영 총경이 7월 26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류삼영 총경이 7월 26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경찰 내부도 생각이 조금씩 다를 겁니다. 어쨌든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가 확정되지 않았습니까. 부당한 지점을 고쳐달라고 하는 것이지,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7월 27일 서울역 광장. 기온이 31도를 웃도는 이곳에서 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 회장단들이 연일 ‘경찰국 설치 반대’ 홍보전을 펼치는 가운데 서울경찰청 소속 유 모 경감이 경찰국 설치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연가 중에 활동하는 건데 가끔 시민들이 ‘근무시간에 왜 집회를 하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며 “(경찰직협은) 법의 범위에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직협에 따르면 이날 일선 경찰서로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는 공문이 내려왔다.

“경찰 복지 문제 관심 가졌으면”

행정안전부(행안부) 경찰국 신설이 확정되면서 경찰 내부에서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일부 총경과 경찰직협을 중심으로 단체 행동이 시도되는 와중에 ‘경정 모임’은 건너뛰는 양상이 나타났다.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는 모임이 총경 회의에서 경감·경위급 회의로 이어지려 한 것이다. 총경 승진 대상자 인선 작업과 승진 체계 개편 등이 예고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경찰 관계자는 “각자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취재 결과 경찰 내부망에서도 총경 회의 찬반 여론이 뚜렷이 갈렸다.

일선 경찰 사이에서도 경찰국 설치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경찰국이 생긴다고 일상 업무에 큰 변동이 있으리라 보지는 않는다”며 “경찰공무원의 복지 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법무부가 교정직 공무원 처우 개선에 적극 나서는 만큼 경찰 역시 비슷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경찰의 공안직(교정직·검찰직 등)화’를 말하는 등 행안부를 통한 처우 개선을 약속하는 이유다.

경찰국 설치에 대한 이견이 첨예한 지점은 ‘행안부의 경찰 통제가 적절한지’ 여부였다. 대통령실은 “과거 정부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치안비서관 등이 경찰공무원들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경찰 업무를 지휘해왔다”며 “새 정부는 법률상 국무위원인 행안부 장관을 통해 과거의 비민주적 지휘 체계를 법과 원칙에 따라 투명한 행정으로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찰직협 측은 “이전에도 대통령이 경찰청장 임명권자이다 보니 경찰이 라인을 탈 수밖에 없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아래에서 알아서 줄을 타는 것과 위(행안부 장관)에서 세부적으로 명령이 내려오는 것은 다르다”며 반발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이뤄지면서 경찰의 권한이 강해진 만큼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점에서는 양자가 동의했지만, 방식을 두고 간극이 벌어졌던 것이다.



류삼영 전 울산중부경찰서장이 7월 23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 회의)를 강행하는 등 갈등을 더했다. 당일 총경 190여 명이 경찰국 반대 입장을 공유하며 온오프라인에서 모였는데, 이는 전체 총경(6월 기준 632명)의 30%에 해당한다. 윤 후보자의 해산 명령에도 회의를 강행해 류 총경은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7월 23일 출근길에 “군으로 치면 각자의 위수지역을 비워놓고 모임을 한 건데, 거의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총경 회의를 비판해 경찰 내 부정 여론을 키운 측면도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이 다음 날 전국현장팀장회의(경감·경위급 회의)를 제안했고, 이틀 후 이를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변경했다고 공지한 배경이다. 경찰직협 소속 안 모 경위는 “상황에 따라 검경이라 했다가, 군경이라 하는 등 프레임을 건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후 “쿠데타 관련 발언이 지나쳤다는 비판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사과했다.

경찰국 8월 2일 출범

신설안이 7월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경찰국 신설은 사실상 확정됐다.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를 제안한 김 경감도 “국무회의 통과로 경찰국 설치가 확정됐다”며 관련 제안을 철회했다. 류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이 7월 30일 경찰 내부망을 통해 전국 지구대장·파출소장 회의를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잠정 연기됐다.

법제처가 관련 조치에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면서 법적 해석 문제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7월 27일 “경찰청에 대해 행안부 장관이 아무런 지휘통제를 할 수 없다면 국가 권력에 대한 국민의 민주적 통제라는 헌법적 원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찰국은 8월 2일 16명 규모의 조직으로 출범한다. 행안부 장관의 총경 이상 임용 제청, 경찰 관련 중요 정책 및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경찰 내에서는 여전히 경찰국 신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 여진이 어이질 전망이다. 경찰국 반대파를 상징하는 류삼영 총경은 “일단은 국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을 살펴봐달라”는 입장을 내며 공을 입법부로 넘긴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경찰 내부도 경찰국 수립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행안부에 사실상 경찰국이 신설돼 경찰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검사들 역시 검수완박에 반대했지만 막상 관련 조치가 이뤄지자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주간동아 1350호 (p46~47)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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