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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염려증 저만은 아니겠죠? [SynchroniCITY]

의학에 대한 맹신, 거짓 정보 모두 위험

  •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건강 염려증 저만은 아니겠죠? [SynchroniCITY]



백신을 맞은 뒤 근육통, 발열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GettyImages]

백신을 맞은 뒤 근육통, 발열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GettyImages]

현모 지난주는 이틀을 그냥 버린 거 같아요.

영대 왜요?

현모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았는데 몸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영대 그렇게 아파요?



현모 1차 접종 때는 주사 맞은 팔만 뻐근했는데, 2차는 열도 좀 나고 목이랑 어깨가 짓눌리듯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첫날밤은 진통제를 먹고 잤어요. 이튿날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저처럼 며칠간 근육통에 시달린 사람도 많지만, 온갖 무서운 부작용 사례들이 있더라고요! 어휴.

영대 지금은 괜찮아지셨어요?

현모 네네. 다행히 이틀만 그러고 말았어요. 의사 선생님은 제가 목, 어깨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주사를 맞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삿짐 정리하면서 무리했는지, 최근 회전근이 파열됐다는 사실을 알고 치료받고 있었거든요.

영대 헉. 현모 님은 올해 이사 데미지가 엄청 컸던 거 같아요.

현모 그러게요. 미련하게 자꾸 “아프다, 아프다” 하면서도 시간 지나면 낫겠지 하고 병원에 너무 늦게 갔어요.

영대 이제 독감 예방주사도 맞아야 하고…. 정말 맞아야 하는 백신이 너무 많은 거 같아요.

현모 그러니까요. 이제 한 해 계획을 세울 때 백신 일정도 잘 짜야 할 거 같아요. 미국에 있는 언니 부부는 코로나19 부스터 샷도 맞았는데, 둘 다 처음 접종했을 때랑 똑같이 이틀 정도 고생했다 하더라고요. 저는 두 번째 맞으면 좀 수월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말 듣고 넘 싫은 거 있죠. ㅜㅜ

영대 으악. 6개월마다 한 번씩 그걸 겪어야 하다니.

현모 우리나라도 슬슬 부스터 샷이 시작되는데, 나이 드신 부모님이 또 맞으셔야 한다니 적잖이 걱정돼요. 자꾸 충격적인 기사도 나오고 하니 마음이 놓이질 않네요.

영대 팬데믹을 겪으면서 대체적으로 건강 염려증도 생긴 거 같아요. 생각해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날처럼 몸의 변화를 그렇게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경우도 드물잖아요. 그러다 보면 괜히 얼굴이 좀 뜨거워진 거 같고, 숨이 좀 가빠진 거 같고, 평상시에는 그냥 넘어갔을 법한 사소한 증상도 세세하게 느끼고. ㅋㅋ

현모 그런 것도 있죠. 그리고 건강에 예민해진 만큼, 의학을 무조건 맹신하던 태도도 좀 바뀐 거 같아요. 그동안은 예방접종을 의심하지 않고 당연히 맞았다면, 코로나19를 계기로 의사나 과학자도 모든 걸 다 알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해야 하나. 다른 백신이나 약에 대해서도 꼼꼼히 알아보고 따져보려는 경향이 생긴 듯해요.

영대 맞아요. 사실 우리나라는 의료보험 시스템이 잘돼 있어서 조금만 몸에 이상이 생겨도 바로 병원에 가잖아요. 의사가 처방해준 대로 약 먹고. 그런데 미국은 병원비 부담이 커 웬만해선 병원에 안 가다 보니까 약에 대한 지식이 전반적으로 꽤 높은 편이에요. 드러그 스토어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엄청난 양의 OTC(일반의약품)를 하나하나 라벨을 읽어보면서 직접 고르기도 하고요.

현모 맞아요. 그러고 보면 미국에서는 약을 우울증약, 불면증약 이렇게 뭉뚱그려 말하지 않고 상품명으로 구체적으로 말할 때가 많잖아요. Prozac(프로작), Zoloft(졸로프트), Xanax(자낙스), 이런 식으로요.

영대 그만큼 일상에서 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고요.

현모 유례없는 역병을 겪으면서 현대의학이나 과학을 맹목적으로 따르던 습성을 되돌아보게 된 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죠. 문제는 인터넷에 거짓 정보, 음모론에 약팔이까지 넘쳐난다는 거예요. 이런 얘기에 휘둘리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는 게 더욱 중요해진 것도 같아요. 예컨대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진리를 훼손하지 않고, 모든 증상을 하나로 연결된 유기체로 이해하는 것 같은 거요.

영대 진짜요. 전문가들이 엄청 비관적으로 말하던 질병도 환경이 바뀌면 신기하게 자연적으로 낫는 경우가 있잖아요. 제가 박사 학위 논문 쓸 때 상체가 마비될 지경으로 허리가 안 좋았는데, 끝내고 한국에 들어오니까 아무렇지도 않더라니까요. 그런 거 보면 신체는 한 부위만 따로 떼어서 볼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이랑 연결 지어야 하고, 정신이나 마음이랑도 연결해서 봐야 해요. 그야말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니까요.

현모 저도 격하게 공감해요. 그런 의미에서 담당 의사가 환자에게 어떤 방향으로 의견을 제시하느냐가 질병 치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봐요. 제가 한때 무릎 신경에 종양이 생겨서 이리저리 진료를 받으러 다닌 적이 있어요. 그때 절실히 체험한 건데, 처음 찾아간 교수님은 제가 한쪽 다리를 영영 바닥에 끌고 다녀야 될 거라는 식으로 절망적으로 이야기해 다리는 둘째치고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었어요. 그러다 다행히도 나중에 만난 교수님이 세월이 흐르면 감각이 돌아올 수 있으니 기다려보자고 희망적으로 이야기해주셨어요. 한 달, 석 달, 6개월, 1년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시는 게 답답하긴 했지만, 항상 똑같은 미소를 지으며 힘을 주시더라고요. 놀랍게도 실제로 2년 반가량 지나니까 90% 이상 회복됐어요. 그런 분이 진정한 명의가 아닌가 싶어요. 환자에게 내재돼 있는 자생력, 마음의 용기를 북돋아주신 분이니까요.

영대 그거 정말 중요해요. 그렇기 때문에 수술도 함부로 해선 안 되고요.

현모 대표적인 게 디스크! 2019년 목 디스크로 죽을 거 같았는데, 당시 수술을 권하는 의사들도 있었지만 수술은 절대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주사요법으로 버텼는데, 다행히 한 대학병원에서 초음파 유도 주사를 맞고 한결 좋아졌거든요. 그 후로 요가를 하면서 꾸준히 관리하며 지냈는데, 요번에 오랜만에 다시 MRI를 찍었더니 튀어나와 신경을 꾹 누르고 있던 디스크가 기적처럼 줄어들었더라고요. 몸에 흡수됐나 봐요. Thank God.

영대 오오, 축하드려요! 그럼 이제 서핑도 맘껏~?

현모 ㅎㅎㅎ 글쎄요. ‘위드 코로나’처럼, 저 같은 사람은 하는 수 없이 ‘위드 디스크’로 평생 안고 가는 거거든요. 되도록 무리하지 않고, 자세도 조심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요. 그러니까 디스크는 완치나 역행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내가 노력한 만큼 호전될 수 있다는 작은 자신감을 얻은 거 같긴 해요~. ^^

영대 오히려 그런 계기들 덕분에 건강관리에 더 신경 써서 막상 큰 병은 안 걸리실 수도 있겠네요.

현모 저도 그럴 거라 믿어요. ^^ 연말이라 건강검진 시즌도 됐는데 사실 한꺼번에 체크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거 못지않게 어딘가 이상이 생겼을 때, 뭔가 미심쩍을 때 지체하지 않고 병원에 가는 게 정말로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영대 곧 나이도 한 살 더 먹으니, 다들 건강 잘 챙겨야겠어요.

현모 20년 전 유행한 “부자 되세요~”라는 인사가 무색해졌어요.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입니다!!

(계속)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주간동아 1313호 (p61~63)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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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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